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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손잡고 함께 42.195km!

  • 가인호
  • 2008-05-19 06:44:58
  • 조원제 대리(녹십자 물류사업팀)

2005년 다대포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뛰고 있는 조원제(사진 우측) 씨의 모습. (좌측은 시각장애우 안○○씨.)
울트라 마라톤 대회라고 있다. 통상적인 42.195km가 아니라 무려 100km를 달리며 자신과 싸움을 펼친다.

혼자 하기도 힘든 마라톤 경기를 시각장애인과 함께 뛴다고 생각해 본다면?

녹십자에서 부산지점 물류팀 소속의 조원제대리(40)는 마라톤으로 동호회 활동 겸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원제대리가 마라톤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5년 사내 마라톤회에 가입하면서 부터.

담배를 끊고 무의미하게 일상을 지내다보니 자신과의 싸움을 펼칠수 있는 마라톤에 흥미를 느꼈다는 것이 조대리의 설명이다.

이후 조대리는 마라톤 하프코스와 정규 코스는 물론, 100km 울트라 마라톤대회에 참석할 만큼 매니아가 됐다.

"2년전 포항에서 열렸던 울트라마라톤 대회가 가장 기억이 남아요. 15시간 이내에 완주해야 통과할수 있는 대회였는데, 14시간 10분의 기록으로 완주의 기쁨을 누렸지요."

조대리는 마라톤을 하면서 달리기를 통한 봉사활동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인연으로 2004년부터 시각장애인 연합회에서 주관하는 ‘시각장애인 달리기 교실’ 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서 이러한 소박한 꿈을 실현하게 됐다.

조대리는 이 곳에서 사단법인 시각장애인협회 소속의 시각장애인 60~70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걷기와 달리기 등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가벼운 달리기 뿐만 아니라 마라톤을 즐겨 하는 몇몇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로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기도 하는데, ‘호위 주자’로서 함께 마라톤을 뛴 것만도 수차례에 달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은 방향감각이 없어 달릴 때 경로를 이탈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이들이 코스를 이탈하지 않고 달릴 수 있도록 눈과 귀가 되어 주는 것, 호흡과 안색을 살피면서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 그리고 완주를 독려하는 코치의 역할이 모두 호위 주자의 몫입니다."

조대리는 하지만 호위주자의 중요한 역할은 무엇보다 시각장애인과 연결된 ‘생명끈’을 통해 ‘라이프 가드(life guard)’의 역할을 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뛴 장애우가 끝까지 다치는 일 없이, 정상인보다 오히려 좋은 성적으로 완주해 낼 때 가슴이 뿌듯합니다".

조대리는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오히려 배우는 것이 많다고 겸손해했다.

"한 번은 앞이 보이지 않는 데다 손까지 불구인 분과 마라톤을 함께 뛴 적이 있었습니다. 균형 감각이 없으니 뛰는 것이 매우 힘들 텐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 분을 보면서 ‘내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가’를 느꼈습니다." 5년째 접어든 봉사활동의 보람에 빠져 이제는 자식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나가곤 한다는 조원제대리는 장애인들의 ‘달릴 수 있는 자유’를 위해 오늘도 운동화 끈을 고쳐 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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