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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P 선진화, 중소제약 구조조정 '신호탄'

  • 가인호·최은택
  • 2008-06-02 06:29:53
  • 정부 종전대로 정책강행···"안일한 상황인식 문제" 지적도

중소제약사들은 정부와 국회에 잇따라 cGMP 도입와 포지티브제 시행연기를 건의해 왔다.
제약업계는 cGMP와 밸리데이션 의무화, 포지티브 리스트제도 영향으로 사상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특히 거대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다국적 제약사와 함께 또 다른 상대인 200여개의 국내 제약사와 경쟁해야 하는 중소제약사의 부담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전문가들은 의약품 선별등재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수익감소에 따른 연구개발(R&D)의 연쇄적 감퇴, cGMP의무화에 따른 시설투자 악순환으로 중소제약사들이 줄줄이 도산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제약환경으로 인해 중소제약사 상당수가 공장을 매물로 내놓거나, 인수합병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제약업계 재편이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약환경은 연 매출 100억이 넘는 제품을 최소 1개 이상 갖고 있고 R&D 기술력까지 겸비한 상위제약사들에게는 더욱 유리한 상황으로 갈수 있으나, 연구개발 능력이 없는 제네릭 위주의 중소제약사들은 경영악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국내 제약산업 기반의 붕괴에서 더 나아가 ‘제약주권’마저 잃을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제약산업이 신약개발 능력을 갖추고 우수 의약품 생산시설을 보유한 대형제약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이면서, 중소 제약사들은 사업부문 조정, 생산시설 확충, 첨단연구소 설립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온힘을 집중하고 있다.

"약가정책보다 GMP 선진화가 더 목죈다"

“cGMP 제조공정 밸리데이션시스템을 정부의 로드맵 스케쥴에 따라 오는 2010년까지 완료한다면 중소제약사는 몰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소제약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약품공업협동조합(이하 약공조합)이 지난해 11월6일 발표한 호소문의 일부내용이다.

약공조합은 현행 KGMP가 정착되기까지 15년 가량이 걸린 만큼, 새 GMP도 시장경제의 순리에 맞춰 연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 GMP제도가 중소제약사에게 가하는 압박수위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정부가 국내 제약사 6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상위제약사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최대 애로사항으로 꼽은 데 반해, 중소제약사는 ‘GMP기준 선진화 추진’을 1순위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GMP 선진화를 위해서는 건물투자비, 설비투자비, 토지구입, 유지보수, 컨설팅, 인력확충 등으로 수십억에서 많게는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결국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제약사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푸념했다.

같은 설문에서 매출규모 500억대 이하 중소제약사들은 GMP 선진화를 위해 평균 1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소제약, 보유품목 최소 15% 이상 감축

최근 한서제약 등 중소제약사들이 cGMP 공동투자를 위한 컨소시엄 계획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와 연동해 현재 보유 중인 평균 100여개 품목을 최소 15% 가량 감축할 계획이라는 응답도 내놨다.

GMP 선진화 비용 100억원은 향후 2010년을 목표로 연간 매출액의 6~7% 가량을 투입하라는 말과 같다.

이는 중소제약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7%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3년간 해당 업체들에게 적자를 감수하라는 얘기로 귀결된다.

가뜩이나 새 약가제도와 소포장 의무화 뿐 아니라 강화되고 있는 윤리경영, 유통투명화 요구에 영업기반 전반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제약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악화일로로 접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식약청은 최근 규제개선 방안에서 밸리데이션 보고의무화와 세파계항생제 시설이전 시 비교용출로 생동시험 대체 등 일부 완화대책을 내놨지만, GMP 선진화 정책 시행은 로드맵대로 시행한다는 종전방침을 재확인했다.

중소제약사들이 정부의 ‘선물’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존전략을 찾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GMP 선진화 전략은 국내 제약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선진국과의 시설상호인증(RNA)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경쟁력 없는 중소제약사를 구조조정하려는 의도가 저변에 깔려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중소제약 70%이상, "시설투자 포기" 가닥

결국 이러한 이유 등으로 제약업계는 현재 200여곳의 제약사 중 150여 곳 내외는 시설투자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중소제약사 대부분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강행하는 것이 사실상 무리이기 때문.

또한 150~200억정도의 시설투자를 통해 cGMP수준의 공장을 준공한다 하더라도 적자경영이 계속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품목별 GMP에 대한 부담을 주기보다는 중소제약사들에게 연구개발 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방향을 검토하는 것이 제약업계의 궁극적인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현실인식 부재 중소제약 오너, 마인드 변해야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중소제약 CEO들의 상황인식은 절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 측 한 관계자는 “회사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핸들링하는 전략기획 담당부서조차 없는 게 상당수 중소제약사들의 현실”이라면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과 손실에만 치중할 뿐 미래전략이 없다”고 꼬집었다.

변화되는 환경에 대응하기보다는 시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안일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CEO들이 여전히 많다는 주장이다.

제약계 한 인사도 “비전과 미션이 없는 기업은 덩치가 아무리 크더라도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다”면서 “중소제약사 CEO들이 이 점을 빨리 깨우치지 못한다면 자멸은 불기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제약, R&D-틈새시장 공략만이 살길

위탁생산전문기업을 표방해 주목받고 있는 한국콜마.
이런 가운데 시설공동 투자전략을 모색중인 한서제약이나 제조수탁 전문 기업으로 특화경영을 하고 있는 한국콜마 등 일부 제약사들의 발빠른 움직임은 중소제약사들의 생존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또 특정 약효군 영역에서 특화된 영업으로 기반을 다져온 중견 제약사들도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해 줄 수 있다.

매출 250억원대 규모인 한서제약은 자체 기술로 품목개발에 성공한 간질환치료제인 '고덱스'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매출 100억원대를 넘어서며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중소제약 연합 컨소시엄을 추진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이미 의약품 종합 수탁기업으로 기반을 마련한 한국콜마도 특별한 경쟁상대가 없다는 점에서 탄탄대로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개량신약 개발과 수출확대를 통해 입지를 다지고 있는 한림제약이나, 비만 등 특정분야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휴온스 등도 앞으로 주목해야할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꾸준한 연구개발로 푸로스판-레보텐션 등 거대품목을 만들어낸 안국약품, 안과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삼일제약, 정신 신경계 분야에서 우위를 다지고 있는 환인제약과 명인제약 등이 중소제약사 생존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중소제약사들은 앞으로 연구개발 확대와 약효군별 타깃 영업, 적절한 틈새시장 공략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확실한 무기가 없는 중소제약사들은 과감한 M&A등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노려야 할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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