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속에서 고요한 자연을 찾죠"
- 한승우
- 2008-08-07 06: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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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인화가 김정효 약사(뿌리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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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미술작가 백초 우재경 선생이 약사 문인화가 김정효 약사의 작품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40년째 뿌리약국을 경영하는 김정효 약사(70)는 ‘문인화가’라는 직함으로 더욱 빛이 난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30여년 동안 100여점의 문인화를 남겼고, 최근에는 이를 토대로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고희(古稀)를 맞은 김 약사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문인화를 배경삼아 데일리팜이 그를 만나봤다.
김 약사는 30년동안 한국의 대표적 문인화가 백초 우재경 선생과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문인화를 배웠다. 대구카톨릭약대를 졸업한 이후 홍익대학교 미술디자인 교육원을 수료한 것 외에 정식적인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
문인화는 그림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 선비나 사대부들이 여흥으로 자신들의 심중을 표현해 그린 그림을 일컫는 말이다. 글씨를 쓴 여백에 그림을 그려넣는 문인화를 두고 김 약사는 “일종의 정신수양”이라고 말한다.
“묵향과 묵색에 흠뻑 취해 작품에 몰입하다보면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고, 그 속에서 깊은 삶의 행복을 느낍니다. 묵향에 담겨 있는 수만가지의 향내와 백여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묵색을 깊이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죠”
일흔이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총기 가득한 눈빛과 앳된 얼굴이 묵향에 취해있다는 김 약사를 투영하는 가장 좋은 단서이다.
40년가까이 운영해 온 뿌리약국은 김 약사가 문인화를 지속적으로 그릴 수 있게한 자양분이 됐다. 미술쪽으로 진학을 하려했다가, 오히려 그 좋아함이 넘쳐 꿈을 이루지 못할까싶어 약대진학을 결심했다.
“열정만으로 예술을 지속하기란 쉽지 않아요. 특히, 미술은 더욱 그렇지요. 40년가까운 약국 경영이 100여 작품을 남길 수 있었던 자양분이 됐어요. 감사한 일이지요.”
100여 작품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을 꼽아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김 약사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모두 자식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란다. 대한민국 미술 전시회에서 입상한 ‘매화’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고 했다.
미술사학 이주은 박사는 ‘완추 김정효의 삶과 예술’에서 작품세계를 이렇게 분석했다.
“완추 선생의 그림에는 세월 속에 발견해낸 것들이 담겨져 있다. 묵의 농도가 옅은 물기 많은 붓으로 섬세한 선들을 약간씩 뭉그러뜨려 번지게 하는 그림은 어찌보면 슬프기도 하고, 또 어찌보면 시원해 보이기도 하다. 평소에는 감정의동요가 거의 없으신 듯 말씀도 없으시고 건조하신 완추 선생이신데, 그림을 보고서는 촉촉하신 분이구나 하는 생각했다.”
김 약사는 지난 5월 고희 기념으로 연 전시회가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폭제가 됐다고 했다.
30여년의 작품세계를 한 곳에 모아 정리하는 시간, 그리고 많은 지인으로부터 작품을 인정받았던 그 순간은 더없이 잊을 수 없는 축복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김 약사는 40여년의 약국을 곧 접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남은 삶을 작품에만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해외 전시회’를 꼭 한번 열고 싶다고 했다.
“문인화는 우리의 고유 문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인 작품으로 발돋움할 수도 있구요. 남은 삶을 작품에만 매진하고 싶어요. 해외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이 화가로서 갖는 마지막 희망입니다.”
지나칠만큼 단아하고 섬세한 성품, 그리고 총기 어린 눈빛 속에 고희의 노 여약사는 온데간데 없었다. 오로지 작품에 대한 열정과 꿈을 가득 품은 패기충전한 예술가가 흰 가운을 입고, 기자를 마주하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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