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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제약협회 이대론 안된다"…중소업체들 반발

  • 가인호
  • 2008-11-03 06:40:48
  • 협회 역할론 대두…실효성 있는 정책마련 시급

제약협회 역할론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상위제약사 위한 제약협회인가?

지난주 제약협회 창립 63주년 심포지엄을 앞두고 협회는 오전부터 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심의안건으로 올라온 내용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리베이트 차단을 위한 익명고발제와 유통부조리 신고센터 설립, 그리고 언론에 불공정행위로 거론된 제약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 등이 주요 골자였다.

올라온 안건을 두고 이사회 내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과연 회원사를 자유롭게 고발할 수 있겠냐는 우려의 시각과 함께, 제약업계가 경각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자정운동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했다. 결국 이날 이사회에서는 익명고발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즉각 그 내용을 발표했다.

이사회가 끝나고 중견제약사를 중심으로 또 다시 협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또 다시 중소제약사들이 상위제약사 들러리를 섰다는 주장이다.

이는 제약협회 이사 40여 명 중 약 60% 이상이 중소제약사 회원사로 구성돼 있지만 40여명의 이사를 대표하는 곳이 바로 부 이사장 단인데 안국약품과 명인제약을 제외하고 모두 매출 랭킹순위로 부이사장단이 구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불공정행위 등으로 문제가 노출된 곳이 거의 대다수 상위제약사 라는 점에서 중소제약사들은 또 다시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진 것.

모 중견제약사 관계자는 “제약 매출 13조 중에서 50여 곳의 제약사가 약 80%인 10조를 가져가고, 나머지 200여 곳의 제약사가 3조를 나눠먹은 기형적인 구조로 돼 있다”며 “이런 마당에서 논의되는 유통질서 확립은 당연히 상위제약사 중심으로 가다보니 중견제약사들의 불만이 높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베이트 등 유통질서 확립과 관련한 모든 문제들을 10여 곳의 부이사장단들이 처리하다보니 중견제약사를 위한 정책이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중견제약사 관계자도 “작금의 불공정행위 파문은 상위제약사에게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며 “솔직히 중소제약사들이 무슨 책임이 있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상위사들은 1000여명의 영업사원을 동원해 저인망식 영업으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100여명의 영업사원을 가지고 있는 중소제약사들은 솔직히 발 붙일 데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제약협회의 핵심역할이 무엇이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모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제약협회가 CP를 도입한다고 해서 중소제약사들이 기금조성 금액으로 기 백만원씩 제공했지만, CP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냐”며 “중소제약사들은 항상 이런식의 들러리만 서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정작 중소제약사들의 목소리를 들어야할 부문에서는 제약협회가 매우 소극적으로 변한다는 설명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협회 내에 중소기업 특별위원회라고 구성돼 운영되고 있지만, 사실상 힘이 없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밸리데이션 문제만 해도 중소제약사들이 수없이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제약협회는 이를 간과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제약협회의 역할론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견제약사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인력을 살펴보면 대다수 이사들이 2세 경영인이나 CEO로 구성됐다”며 “제약사 오너가 참여하지 않으니 체감지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실효성 없는 정책보다 현실고려한 대안 필요

올 초 제약협회는 제3자를 통한 지정기탁제를 의욕적으로 도입했다. 학회에 대한 직접지원이 횡행하다 보니 이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지정기탁제였던 것이다.

제약협회는 의학원 등과의 협약을 통해 지정기탁제를 의무화 시켰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는 공정경쟁자율규약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 가장 큰 문제이겠지만, 실은 지정기탁제를 어긴 제약사에 대해 협회가 강력하게 제제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 학회시즌에도 국내사들의 학회 직접지원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CP도입도 마찬가지. 지난해 불공정행위 차단을 위해 제약협회가 주도적으로 각 제약사들에게 CP를 가동하도록 권고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협은 ‘의약품 유통부조리 신고센터’와 ‘익명고발제’라는 또 다른 카드를 내밀었다.

리베이트와 신고센터를 설립하고, 인터넷 익명 고발제를 도입해 상호감시와 사후고발을 철저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지정기탁제 등의 실패를 경험한 제약협회의 '익명고발제 시스템'이 제약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지는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익명고발제라는 것은 업체간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게 될 경우 큰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익명으로 고발된 불공정행위에 대해 협회가 과연 공정위 고발 등 강력한 제제를 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그동안 문제가 됐던 제약사를 공정위에 고발하겠다고 공언했던 제약협회가 한번이라도 고발을 진행 한 적이 있느냐”며 “이제는 협회가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제약업계는 이제부터라도 제약협회가 중소제약사와 상위제약사를 모두 배려할 수 있는 정책 마련과 함께, 임시방편의 시스템보다는 의약품 유통 투명화를 위한 근본적인 접근과 진지한 고민을 통해 난국을 뚫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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