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패닉에 빠진 제약·도매
- 데일리팜
- 2008-12-04 06:46:12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PR
- 전국 지역별 의원·약국 매출&상권&입지를 무료로 검색하세요!!
- 데일리팜맵 바로가기
예상치 못했던 대형 도매상의 #부도가 제약과 도매는 물론 약업계 전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부도가 난 인영약품과 자회사 경수약품 및 인영팜 등의 총 매출 규모는 약 1500억원대에 달한다. 아울러 4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갖고 안정적인 경영을 해 온 업체로 평판을 받아왔기에 부도가 주는 충격은 크다. 아울러 경기지역 도매업계에서는 오랫동안 맹주 자리를 내놓지 않은 업체라는 점에서 보면 또한 부도가 얼른 믿기지 않는다.
최소 500억원대에 이르는 부도액수는 그 자체로만 봐도 작은 규모가 아니다. 하지만 경동사의 인수건이 맞물리면서 사태가 복잡해졌다. 제약사들이 채권회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연대 움직임을 구체화 한 것은 전례가 없던 광경이다. 외자사 10여 곳에 이어 국내사들까지 가세해 경동사측에 의약품 공급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띄운 것은 채권회수만을 위한 행동치고는 선뜻 와 닿지 않는 의외의 발 빠른 연대행동이다. 결국 줄다리기 끝에 인영측이 재고약 불출을 결정하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사태가 잠잠해질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는데 예상 외의 상황으로 확전되고 있다.
제약사들의 입장이 강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전체 도매업계로 불똥이 튀는 것이 우려스럽다. 제약사들이 대도매 거래에 대한 신용경색 움직임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제약계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담보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신용거래를 제한하고 회전단축 등 여신강화 정책에 전방위적으로 나선다면 의약품 유통시장은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하지만 도매업계의 위축은 제약사들에게 부메랑으로 회귀될 여지를 만드는 일임을 곱씹어 봐야 한다. 자칫 의약품 유통시장의 악순환이 시작될 시점에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신용위기에서 보는 것과 같은 신용경색 사태가 벌어진다면 궁극적으로는 약업계 전체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된다. 따라서 지금은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볼 지혜가 필요하다.
물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제약사들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발 빠른 제약사들은 인영측과 융통어음을 교환한 도매상을 찾아 나서기까지 한 마당이다. 한 푼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뛰어 다녀야 할 제약사들의 입장이 절박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도매거래에 대해 지나치게 불신을 키워 가는 것이 우려된다. 특별한 정황이나 증거가 없음에도 도매업계에 무리한 경계심리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제약계에 주문하고 싶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보여주듯 거품이 꺼지는 현상에 더해 심리적 위축이 전 세계 경제를 순식간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를 반추해야 한다.
또 하나 경계해야 할 것은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헤게모니 싸움이다. 이번 부도는 경동사의 인수건과 맞물려 제약사들이 초거대 도매상의 출현을 크게 경계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경동사의 지주회사격인 RMS코리아는 외국계 투자회사로 야심찬 행보를 계속해 오기는 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최소 5000억원에서 1조원에 이르는 매출목표를 끌고 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온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도매영역을 과감하게 확보하려는 측과 이를 내주지 않겠다는 측의 1라운드 공방전이 벌어진 느낌까지 든다. 이 상황이 더 진전되면 전쟁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정작 제약사들은 저마다의 다른 생존방식 때문에 끝내 업체별로 사분오열될 상황을 배제하기 힘들다. 과거의 전례를 보면 그랬다. 따라서 감정적인 대응 보다는 일단 대화를 통해 협상하는 단계를 밟는 것이 필요하다. 초거대 도매의 출현이 불가한 배수진을 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을 갖고 대화와 타협을 해가는 것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거대도매가 규모의 경제를 꾸려갈 경우 그 이후의 제약사 영업상황은 사실 보지 않아도 뻔하다. 제약계가 거대 도매에 끌려 다니는 상황이 닥치면 그 유탄은 또 대다수 중소 도매상에 미친다. 도매마진의 쏠림현상이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어려움에 처할 도매업체들이 많아진다. 결국 제약사들과 같이 초거대 도매의 출현을 경계하는 도매상들의 입장을 역시 이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매상들도 깃발을 들어 올리고는 뒤에서 업체의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여론이 찢길 여지가 많다. 이 역시 전례를 보면 그랬다. 도매업계는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초거대 도매의 독주와 횡포를 막을 사전 정지작업이 긴요하다. 인수·합병은 예전의 쥴릭문제와는 다르게 근본적으로 제어하지 못할 자유로운 시장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이번 부도사태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터진 예상치 못한 일종의 ‘내부 쓰나미’ 같은 성격을 띠었다. 부도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든 정서가 팽배한 것이 그것을 반증한다. 업계는 작은 패닉 상태에까지 들어갔을 만큼 현재 지나친 경계와 불안심리 상태에 빠져들었다. 거듭 강조하지만 외부 위기가 닥쳐오는 마당에 내부 위기를 자초하는 상황을 만들면 안 된다. 의약품 전체 시장 사이즈가 내부 요인으로 줄어들거나 위축되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도록 제약과 도매업체들은 이번 부도사태에 냉정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