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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돌파 진용 갖춘 제약계

  • 데일리팜
  • 2009-03-26 06:45:33

국내 주요 상장제약사들이 일제히 #주주총회를 열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진용을 새로 짜면서 이른바 '정면돌파형' 그리고 '돌진형' 지휘부를 갖췄다. 공격대형이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경영 사령탑이 예년과 눈에 띠게 달라진 구조가 보인다. 올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이 간다. 하나는 창업 오너 2~3세가 전면에 등장하거나 지배구조를 강화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실무형 대표이사를 투톱체제로 가동시킨 업체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오너체제 강화를 통해 일사불란한 지휘라인을 가동하면서 전문경영인이 이를 보좌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시스템은 업무혁신이나 그에 상응하는 구조조정을 강력하고 일관되게 추진할 여력을 갖춘 바탕 위에 전문경영인이 가다듬고 보다듬는 보완 구조다. 일단 위기 하에서 긍정적 기대를 해볼 만한 시스템이다.

세간의 이슈가 된 업체는 단연 #유한양행이다. 주총 몇 개월 전부터 거론돼 온 김윤섭·최상후 후보 중 낙점이 누가될지 모르는 예측불허 속에서 두 명 모두 등기대표에 오른 것은 파격적이다. 창사 이래 83년 만에 최초로 투톱 경영진을 두는 방안을 선택했기에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공동대표이기에 두 사람은 맡은 사업 분야에서 각자 진두지휘를 하겠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은 같이 도장을 찍어야 한다. 좋든 싫든 한배를 탔으니 손을 굳건히 맏잡아야 한다. 유한은 지난해 리베이트 파문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업계 2위의 자리를 확고히 꿰찼던 업체였기에 공동대표 형태의 투톱체제가 외형을 공격적으로 꾸려 가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여진다. 정통 영업·마케팅 출신과 공장·R&D 전문가의 '교감'이 잘만 이뤄진다면 '제품력+영업력'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만 하다.

전체적으로 보면 2~3세 지배체제가 강화되고 전문경영인이 이를 보좌하는 것이 흐름이다. 상위 제약사중에 #동아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중외제약, #보령제약 등의 변화가 특히 이목을 받았다. 3세 경영체제인 동아제약은 4남 강정석 대표이사 부사장이 경영권 분쟁 이후 안정적인 지휘라인을 가동하면서 최근 자신의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다졌다. 나아가 이번에 김원배 사장이 재선임되면서 강 대표가 영업·마케팅을, 김 사장이 R&D 부문을 지휘하는 구조를 유지한 것이 주목된다. 실무적 시스템으로는 유한과 유사하지만 지휘라인으로는 각자대표라는 점이 다르다. 이 진용이 동아제약을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발전시키는데 톡톡히 기여케 해야 한다.

한미약품은 파죽지세의 성장가도를 달려 온 제약계의 기린아였음에도 유독 2세는 경영 전면에 등장하지 않아 의아해 하던 차였다. 이번에 장남 임종윤(38)씨가 사장에 오른 것은 그래서 의외이지만 예상된 상황이기도 했다. 한미는 부회장과 전문경영인 대표가 각각 두 명씩 총 4명이 임성기 회장을 보좌하는 시스템이기에 임 사장은 일등공신의 '어르신'들을 잘 받들면서도 업무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분산된 경영권이 잘 조화되는 모범사례로 기대해 보겠다. 대웅제약은 3남 윤재승 부회장의 (주)대웅 지분이 윤영환 회장과 다른 두 형제 보다 많아지면서 확고한 지배체제를 갖춰 역시 세간의 이목을 받았다. 강하면서도 꼼꼼하게 일을 주문하기로 이름난 윤 부회장이 경영권 고삐를 제대로 잡은 셈이니 그렇다. 따라서 대웅은 정난영-이종욱 사장의 전문경영인 투톱체제를 윤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조화롭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와 유한과는 또 다른 3각편대 방식의 진용이기에 기대를 해볼만한 시스템이라고 본다.

중외제약은 3세 이경하 사장이 중외홀딩스 부회장으로 올라가면서 전문경영인을 자체인사로 발탁하는 진용을 짰다. 박종전 중외신약 부사장과 이준상 중외메디컬 부사장이 공동대표로 포진하면서 이 부회장을 지근거리에서 지원하는 구조이기에 홀딩컴퍼니 특성에 맞는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오너십도 강화하고 경영 전문성도 제고하는 양수겸장이니 에치컬 전문회사 다운 성장과 발전을 기대한다. 보령제약은 장녀 김은선씨가 대표이사 회장이 되면서 2세 체계 구도를 확실히 세웠다. 중외와 같이 무게중심이 거의 넘어간 모습이다. 보령그룹을 김승호 회장이 진두지휘 하지만 제약 만큼은 딸에게 맡긴 것이다. 상위권 제약계에서는 첫 여성 CEO의 탄생이기에 그 역할을 잘 해냈으면 한다. 보령은 동아와 마찬가지로 김은선-김광호 각자대표 시스템으로 전문경영인의 역할에 무게를 실었다. 외자제약에서 잔뼈가 굵은 김광호 대표에게 지속적인 구조개혁과 성과를 주문했다고 봐진다. 양 각자대표의 호흡조절과 숨고르기 소통이 그만큼 중요하다.

중견제약사로는 동국제약이 눈에 띠를 행보를 했다. 이 회사는 전문경영인을 동시에 2명이나 내부 기용을 통해 전면에 포진시켜 단연 눈길을 끌었다. 동국제약은 2세인 권기범 대표 이외에 이해돈-오흥주 부사장을 동시에 대표이사로 내부 발탁하는 과감한 행보를 한 것이다. 그것도 3인 각자대표다. 따라서 이 회사 역시 젊은 오너체제를 중심으로 국내 영업과 해외수출에서 전문경영인의 역할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그 포석이 상위권 제약사들을 벤치마킹한 느낌이 들기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다시 말해 3인 각자대표 진용이 상위권 제약사로의 발돋움으로 이어지는 시험대이기에 다른 중견회사에 타산지석이 되도록 했으면 싶다.

우리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사령탑 라인 변화를 예의 주시할 것이다. 그것은 그 성공여부에 따라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를 판단하고 나아가 경영라인의 좌표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세 오너들이 지배체제만 강화하고 경영은 뒷전에 앉아 잘 모르는 군소리만 하는 것을 우리는 절대 원치 않는다. 설사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고 해도 오너는 그 속사정을 정확히 간파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를 해야 한다. 위기의 시대를 정면돌파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리더십이 배경에 깔려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창업 오너의 그늘 속에 있는 CEO 자리를 혹시 왕좌라고 착각하는 무사안일주의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아무리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전진 배치해도 실패한다. 또한 그런 상황에서는 혁신의 리더십조차 후광이라는 비아냥거림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한다. 2~3세 경영인들은 이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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