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18명, 천상의 선물이죠"
- 허현아
- 2009-04-09 06: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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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영 부장(건강보험공단 인천남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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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영 부장 부부(건강보험공단 인천남부지사·51)는 요즘 ‘늦둥이’ 재롱에 푹 빠져 지낸다.
보통의 ‘라이프사이클’을 따르자면 자의 반 타의 반 숨가쁘게만 달려온 일상에서 비껴나 나지막이 한숨을 돌려볼 때도 됐지만, 육아문제로 새삼 티격태격하는 그들 부부는 신혼을 거꾸로 돌린 듯 하다.

"위탁부모 봉사 6년째…두 자녀도 든든한 지원군"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밥 먹을 때도, 신문 볼 때도 이 녀석이 떨어지려 하질 않아요. 집에 오자마자 안아주지 않고 씻으러 들어가면 아이에겐 그만한 배신이 따로 없는 거죠.” 수개월 아기부터 어엿한 대학생까지, 이 부장의 ‘주니어’는 무려 스무 명이다.
홀트아동복지재단과 인연을 맺고 6년째 위탁부모로 봉사하면서 영혼의 혈연을 맺은 아이들이 열 여덟 명.
더불어 어느새 대학을 졸업한 딸(26)과 의대에 진학중인 아들(24)도 봉사활동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그들 부부의 둘도 없는 재산이다.
이만한 아이들을 낳고 기르는 데 아내 김난임 씨(51)가 쏟아부은 헌신과 사랑을 천만금에 비교할 수 있을까.
어린 편모 슬하에서 ‘원초적 설움’을 안고 태어난 아이들은 때때로 태어나자마자 엄마 품에 제대로 안겨보지도 못한 채 김난임 씨 손에 맡겨진다고 했다.
"…세상은 아름답고 살만한 곳이라는 것, 사랑받을 만한 존재라는 것 알려주고파…"

“처음 집에 데려오면 아이들이 몸부림을 쳐요. 태중에서 쌓였던 원망과 설움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거죠. 몇날 며칠 잠도 안 자고 우는 아기들을 끌어안고 저도 처음엔 얼마나 울었는지….”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은 친모의 마음고생, 자책, 그 모든 불안감을 고스란히 전해 받았을 아이들은 자기 운명의 짐을 본능적으로 아는 듯,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울분으로 토해내기 일쑤였다.
적잖은 마음고생을 거쳐 육아 전문가가 다 된 김 씨는 이제 “아이들이 자기 속의 울분을 다 토해내도록 실컷 울린다"며 "울고 나면 분이 가득하던 얼굴이 가시고 양파껍질 한 꺼풀을 벗겨낸 듯 얼마나 예뻐지는지 천사가 따로 없다"고 말할 정도로 대범해 졌다.
"사랑을 먹으면 아이들이 밝아지죠. 처음엔 주는 사랑을 밀쳐내고 뿌리치지만,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면 몸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해요. 응석도 재롱도 부리는 아기의 본성으로 돌아오는 거예요."
워낙 잉꼬부부인 이 부장과 아내 김 씨는 위탁부모 봉사를 하면서부터 마치 동갑내기 신혼부부처럼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는 일이 잦아졌다.
강심장인 아내는 양육에 있어서도 '상벌'이 확실한 절도를 따르는 반면 이 부장은 마냥 안고 얼러주고픈 '부정'의 전형인 탓이다.
정서적 결핍이 있는 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식탐'을 사랑으로 채우려는 아내와 더 먹고 싶어하는 아이가 안쓰러워 몰래 입에 물려주는 남편, 유아기의 인격 형성에 사명을 걸고 버릇을 따끔하게 가르쳐주는 엄마와 우는 아이에게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아빠의 다른 사랑법….
"아이들이 주는 행복을 도리어 갚지 못해 …내 아이에게 못 다준 사랑과 기도로 길러"
"처음에는 불쌍하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키웠지만, 이제 아이들이 주는 행복을 도리어 다 갚지 못한다"는 이들 부부는 "젊은 시절 미숙함으로 내 아이에게 다해주지 못한 사랑과 기도를 더해 보듬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흠뻑 마음을 주면서도 불현듯 찾아올 '이별' 때문에 가슴이 아리지는 않을까.
"아이가 웃으면서 떠나가야 오히려 마음이 좋다"는 아내와 달리 너무 쉽게 정을 떼는 아들 때문에 가슴을 앓았다는 이 부장은 연락을 원하는 몇몇 양부모들과 교류하며 위안을 삼는다.
양부모들은 아이들의 해맑은 성장사를 손수 만든 앨범에 담아 보내오는가하면 단군신화, 돌잔치, 설, 추석 등 한국의 문화를 열렬히 문의하며 모국의 정체성을 찾아주려 애쓰고 있다고.
영원한 만남일 수 없지만, 시공을 초월한 결연을 잇듯 이 부장과 아내 김 씨는 아이들에게 꼭 새겨주고 싶은 것이 있다.
"산, 바다, 하늘…. 더 넓은 세상, 많이 보여주려고 해요. 돌볼 아이들이 생긴 뒤로 부부가 함께 하던 등산은 꿈도 못 꾸지만, 아이들이 언제 어디로 가든 긍정과 사랑으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눈과 귀를 열어주고 싶어요. 천하보다 귀한 아이들에게 세상은 아름답고 살만한 곳이라는 것, 바르게 자라 아낌없는 사랑을 받을 만한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꽃이 만개한 봄날, 천상의 아이들과 여행하기에 꼭 맞는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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