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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가 나는 인터넷언론 되길

  • 데일리팜
  • 2009-06-04 06:25:05
  • 심창구 전 식약청장(서울약대 교수)

데일리팜 창간 10주년을 축하하며...

데일리팜의 10년을 축하한다. 특히 이미 전문지의 숫자가 너무 많다고 생각되는 약계에서 오늘날과 같은 큰 성공을 이룩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아마도 시대의 흐름을 읽어 인터넷 신문을 만든 것이 적중한 것 같다.

아울러 성실한 기사 작성이 성공의 밑받침이 되었을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지금까지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해 나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몇 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려 보기로 한다.

우선, 데일리팜은 겸손해야 한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 모든 언론은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힘도 세다. 그만큼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지만, 까닥 잘못하면 잘못된 영향력을 미칠 우려도 크다. 참여 정부 시절에 막강한 일간지의 높은 분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는 참여 정부, 좀 더 구체적으로는 노무현 정부가 자기 신문을 비롯한 언론에 잘못 보이면 제대로 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호언 하였다.

그 오만함에 오히려 우리나라 언론을 걱정하게 되었다. 데일리팜은 이미 힘이 세진 언론이다. 그러므로 더욱 겸손해 져야 한다. 행여 “약계의 누구든 나한테 잘못 보이면 좋을 것 없다”라는 오만함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내가 섬기는 교회의 목사님은 늘 말씀하시기를 “잘 나갈 때가 위험한 때” 이란다. 또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 이라고도 하신다.

데일리팜은 지금 잘 나가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이 조심할 때이다. 속도는 좋은데 과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되 돌아 보아야 할 시기이다. 겸손함으로 되돌아 보시기를 부탁드린다.

두번째로는 정론 (正論)을 펴는 신문이 되시길 기원한다. 정론은 언론의 당연한 사명이다. 정론이란 우선은 사실 또는 진실 (팩트)을 전달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신문에 난 어떤 기사에 대해서 그 기사와 직접 관련 있는 사람에게 물어 보면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엄격히 말해 오보인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만약에 그 오보로 인해 사회적 물의가 일어 났다면, 나중에 정정 기사를 써 봤자 그 물의의 파장은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우선 사실 관계를 정확히 취재하여 기사화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을 정확하게 쓴다고 해서 모두 정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자 또는 신문사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어느 일면의 팩트만을 집중해서 조명할 때, 이것이 오히려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 되는 경우가 있다. 기자의 시각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오만이다.

그래서 신문사와 함께 기자는 늘 겸손해야 하는 것이다. 나와 다른 견해의 존재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면서 되도록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보려는 노력, 그것이 정론의 첫걸음이요, 겸손한 신문이 지향해야 할 길이 아닌가 한다. 덧붙여 바랄 것은 정연한 논리에 바탕한 기사를 써 달라는 것이다. 합리성이 결여된 엉터리 주장을 펴는 신문은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삼류 언론에 불과하다. 합리적인 정론을 펼 때 비로서 신문은 올바른 설득력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세번째로는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고 인생의 향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그런 신문이 되기를 기원한다. 우리는 스스로 세상을 냉정하고 살벌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정치가 그렇고 언론이 또한 그런 것 같다. 그런 언론에 바라기는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부탁해 본다.

세상을 따듯한 시각으로 바라 보는 언론이 되어 주기를. 나는 나이가 들수록 냉철한 지성이니 샤프한 두뇌이니 하는 말에 감동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가슴이 따듯한 사람에 감동한다. 심각하게 아픈 사람에게 생활습관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냉철한 사람보다는 대안은 없지만 같이 껴안고 함께 울어 주는 사람이 더 위로가 된다. 신문이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잘 모른다.

그러나 파 헤집어 사람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기사를 쓰는 일이 언론의 사명인지에 대해서는 늘 회의하게 된다. 다시 말하거니와 언론의 힘은 막강하다. 사람을 죽이고 기업을 죽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겸손, 겸손해야 한다. 죽이는 것을 즐기지 마라. 어느 기자도 어느 신문도 사람이나 기업을 죽일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경솔하지 않도록, 또 교만하지 않도록 늘 조심할 일이다.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고 삶의 향기가 피어나는 신문을 지향해 주길 기원해 본다.

끝으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기존의 약업계 언론들과도 사이 좋게 지내기를 바란다. 그들이 개척한 전문지의 길을 가고 있음에 감사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다른 신문사들과 경쟁을 하되 선의로 하기 바란다. 이미 데일리팜은 약계 전문지 사회를 이끌어 가야 할 위치에 올라 서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위치와 사명을 잘 감당하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데일리팜의 발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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