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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3종 완주 순간 잊을 수 없죠"

  • 허현아
  • 2009-06-18 06:25:21
  • 심평원 수원지원 한미순 과장

2006년 미사리핀수영대회에서 상패를 들고
"50세 되기 전에 한반도 완주할래요!"

수원지역에서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해 '수원 철의 여인 1호'로 통하는 심평원 수원지원 한미순 과장(43)의 포부다.

158cm, 50kg에 미칠까 말까 한 아담사이즈 체격이나 평소 내향적인 성격을 보더라도 한 과장과의 첫 만남에서 ‘철인’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자신과의 약속을 올곧게 지켜나가는 뚝심으로 보자면 ‘철인’이라는 호칭이 무색하지 않지만, 동료들 중에서도 ‘철인’에 몸담은 그의 이력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학창시절부터 운동신경이 뛰어나 실내외 스포츠에 두루 다재다능했었지만, 1990년께 운동 삼아 시작한 수영에 2005년 마라톤, 2007년 사이클을 더해 ‘철인3종 경기’로 완성될 줄 그 자신은 알았을까.

무시무시하게 들리는 ‘철인’ 수식어를 달고도 자분자분 여성스런 목소리로 말문을 연 그는 뜻밖에 “40세를 맞아 새로운 전기를 맞고 싶은 마음에 도전을 결심했었다”고 단순한 답을 내놓았다.

범상치 않은 한 과장의 도전은 어떤 운동이든 빨리 배우고 적응하는 체력과 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심평원 대구지원 출장 당시 사내 마라톤 동호회와의 인연도 단초를 제공했다.

한 과장은 "(철인3종경기를)모두들 격한 운동이라고 하는데 차근차근 준비하면 누구나 완주할 수 있다"면서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잘 맞는 편"이라고 수줍게 말했다.

소박한 소감과는 달리 이제는 대회 참가 이력도 화려하다.

한 과장은 2006년 미사리 핀수영대회(오리발 착용 3km)에 두 번 참가해 5,6위로 입상한 이력부터 시작해 미사리, 만리포, 시화호, 한강에서 열린 핀수영대회에도 참가했다.

(사진 왼쪽부터)2006년 7월 속초대회 수영 출발 전 몸을 풀며, 2008년 6월 춘천대회 사이클 질주 장면, 2008년 7월 통영대회에서 아들 손을 잡고 결승점으로
마라톤을 시작하고부터는 풀코스 10번, 하프코스 13번, 울트라 100km 1번의 완주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3시간 45분 만에 풀코스를, 13시간 45분 만에 울트라 코스를 완주한 체력을 자랑한다.

본격적으로 철인3종경기에 입문한 2007년 이후에는 올림픽 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에 3번, 하프코스(수영 2km, 사이클 90km, 마라톤 2km))에 2번, 철인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에 1번 참가했다.

2006년 참가한 속초 국제 아쿠아슬론 대회에서 여자 장년부 1위를 꿰찬 경력이, 2008년 제1회 태안국제그레이트맨대회에서는 14시간 53분에 코스를 완주한 기록이 눈에 띈다.

대회 참가차 전국 각지를 돌며 민간인 통제구역 물살을 갈랐던 추억, 운동으로 맺어진 사람들과의 인연, 둘도 없는 응원군이 되어준 남편과 아들의 외조는 운동의 역사와 함께 얻은 보람과 자산으로 기록됐다.

한 과장은 "대회 참가 이력이 쌓여가도 매번 힘들기는 마찬기지"라며 "멈추고 싶은 순간이 많지만 결국 극복해내고, 많은 사람과 함께 하면서도 자신과 대화하는 인고의 순간순간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운동의 매력을 풀어 놓았다.

"세 가지 운동을 모두 잘해야 하는 만큼 시간관리가 중요하다"는 한 과장은 주5일 근무가 정착되고부터 토요일 새벽과 저녁시간을 수영, 사이클, 마라톤 훈련에 철저히 안배하고 있다.

일하는 여성에 철인3종 선수 역할을 더하려니 가족들의 원성이 자자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토요일은 온 가족이 운동하는 날로 못 박아 아침식사는 늘 남편이 준비한다"니 과연 '철인가족'답다.

40세 새로운 자아를 쟁취하려 '철인3종'을 택한 그는 내친김에 50세가 되기 전 한반도 종주에 도전할 작정이다.

강화부터 강릉까지 308Km 횡단에 해남 땅끝에서 통일전망대까지 622km 종단을 아우르는 대장정이다.

"철인 3종 경기는 제 인생 가장 큰 선물이자 행복이에요. 나를 알아가고 이겨내는 각성, 더불어 돕고 화목하는 가족애와 동료애를 일깨워줬죠."

불황의 파도에서 모두가 어렵고 힘들다는 요즘, 멈추지 않는 그의 도전이 절절하고도 맹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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