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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클래스

'넥사바', 수백억대 간암 급여 내주 판가름

  • 최은택
  • 2009-07-16 06:32:11
  • 암질환심의위 22일 논의…임상의-환자 "간암 차별대우"

바이엘쉐링제약의 표적항암제 ‘ 넥사바’가 내주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다.

잠재환자 기준 수백억에 달하는 간암 급여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넥사바’의 간암 급여확대는 그동안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의료계와 환자들은 간암에 대해서만 경구용 항암제가 급여적용이 안되고 있다며 차별을 거론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막대한 재정영향을 염려해 쉽게 급여권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상적 가치=‘넥사바’는 잘 알려진 대로 최초의 경구용 간세포암치료제다. 2008년 1월 신장암 표적항암제로 국내서 허가받은 뒤 곧바로 간암 적응증도 확보했다.

대규모 다국가 3임상인 ‘ 샤프’에서 ‘넥사바’는 말기간암환자의 생존율을 35% 이상 연장시켰다. 질병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속도는 위약군과 거의 두배 차이가 난다.

한국과 중국, 대만 등 아시아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별도 임상에서도 ‘넥사바’는 위약대비 생존율 47%, 질병진행속도 74%를 각각 개선시켰다.

바이엘쉐링 측은 이런 연구결과들을 근거로 “그동안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서 치료기회가 박탈된 말기환자들의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넥사바’는 급여기준에 환자가 약값을 전액부담(100/100)토록 결정돼 접근이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한달에 300만원에 달하는 비싼 약값 때문인데, 이는 정부의 재정에도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쟁점=간세포암 환자 중 ‘넥사바’의 타깃이 될 수 있는 말기환자는 대략 5000~6000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stageⅢ~Ⅳ 단계의 환자들인데, 정부가 분석한 재정영향은 무려 1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는 지난해 논의 당시 ‘넥사바’의 다국가 임상인 ‘샤프’가 공식적으로 퍼블리쉬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일단은 ‘100/100’선에서 급여권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속내는 다른 데 있었다.

‘샤프’ 임상결과를 비춰보면 ‘넥사바’는 분명 생존율을 개선시킨 유용한 약물이다.

그러나 중앙값 기준 ‘넥사바’ 투여군의 평균 생존율은 10.7개월, 위약군은 7.9개월로 2.8개월 가량 차이가 난다. 바로 이 2.8개월의 가치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던 것이다.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단 하루라도 연장시키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문제는 한정된 재원내에서 과학성과 합리성, 효율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운용자 입장에서는 이견이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정부 측 관계자는 “근거중심주의와 경제성 개념이 화두로 급부상한 것도 의사결정에 있어서 이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한국 뿐 아니라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유사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와 진료의 또한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간사랑동우회 관계자는 “고형암 중 유일하게 간암에 있어서만 경구용 표적항암제가 급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간 질환자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국립암센터 박중원 간암센터장은 한 언론기고글에서 “경구용 표적치료제는 환자의 생존기간을 증가시키는 약으로 입증됐고 입원기간도 줄일 수 있어 환자와 보험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보험수혜의 사각지대에 놓여 환자들이 신약을 마음놓고 쓸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급여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달라진 점도 있다.

암질환심의위원회가 유예근거로 삼았던 ‘샤프’ 임상이 이미 퍼블리쉬 된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욱이 정부와 ‘넥사바’ 제조사인 바이엘쉐링간 재정영향 분석에 간극도 크다.

정부는 재정영향을 1000억원대로 높게 보고 있지만, 바이엘쉐링 측은 ‘피크세일즈’ 기준으로 300억원대 후반을 예상한다는 것이다.

이는 타깃 환자와 실수요 등에 대한 분석방법 상의 차이에서 발생된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된 바 없다.

따라서 ‘넥사바’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서는 이미 이견이 없기 때문에 실제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정도일지를 판단하는 과정이 이번 암질환심의위원회의 중요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다른 문제점=급여결정은 결코 녹록한 과정이 아니다.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만큼 복지부와 반드시 사전조율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이런 경우 ‘자진인하’ 형식을 빌어 제약사에 약가인하를 요구해왔다. 이번 사례 또한 다루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넥사바’의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매우 싼축에 속한다는 점.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논란 중인 노보세븐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외관은 자진인하지만 정부가 사실상 급여확대를 조건으로 약가인하를 강제해 왔다”면서 “급여확대 후 사용량-약가연동제로 가격을 인하하면 되는 데 진입단계에서 먼저 약값을 쳐내는 것은 이중규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 측 관계자는 의견이 달랐다.

예를 들어 A라는 항암제가 필요한 환자가 100명이고, 환자당 연간 투약비용이 100만원이라면 1억원(건보부담금 90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보험재정이 8000만원 선에서 수용이 가능하다면 불가피하게 1000만원은 비용에서 빼야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사용량-약가연동제는 추정량보다 사용량이 증가한 경우 약값을 추가 연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급여적용시와는 다른 논의틀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심평원 관계자는 "지난해 급여논의 과정에서 임상적 측면은 이미 논의가 끝났다"면서 "남아 있는 문제는 비용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사용이 가능한가 인데 전체적으로 보장성 강화와 연동시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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