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3 05:22:14 기준
  • 규제
  • #데일리팜
  • AI
  • 인수
  • 약국 약사
  • #수가
  • 의약품
  • GC
  • 급여
  • #제품

"암 이겨내고 해외봉사로 제2의 인생살죠"

  • 김정주
  • 2009-07-30 06:20:10
  • 김이항 약사(삼보약국)

가정 내 불용재고약 수거, 어린이 약물교육, 기부 등 약사들이 직능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그 가치를 환원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약국을 비울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해마다 사비를 털어 해외 오지를 다니며 투약봉사를 하는 약사는 그리 많지 않다.

이점에서 경기도 시흥시 삼보약국 김이항(성균관약대·46) 약사의 봉사정신은 두드러진다.

김 약사는 달란트를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 만큼 직능을 활용해 어려운 이들을 돌보는 것이 약사의 사명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약대 졸업 후 타 분야로 진출하지 않고 줄곧 약국만 경영해 왔다는 김 약사는 평탄한 삶을 살아왔다.

낮에는 약국을 경영하고 밤에는 이웃 친구 약사들을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평범하고 행복한 생활을 해왔던 것.

그러나 나이 마흔이 되어 갑자기 찾아온 암은 김 약사의 인생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한 달에 무려 10kg이 감량됐어요. 다이어트 공짜로 했다고 여기고 말았지만 주변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받았더니 암이라고 하더군요. 이대로 인생을 마무리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눈에 밟히더군요."

큰 병원을 돌아다니며 검진을 받았지만 수술 확진은 변함 없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갔던 병원에서 '수술과정이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에 3개월만 지켜보자'는 말에 김 약사는 희망을 얻고 기도에 매진했다고.

좋아하는 술을 끊고 건강관리에 매진한 1년여, 의사도 놀랄 사건이 벌어졌다. 암이 완치됐던 것. 이후 김 약사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고 주변의 기도에 감사하며 봉사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2004년 교회 목사님의 해외 봉사에 동참하게 됐어요. 그곳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죠. 약사라는 달란트를 갖고 있는 내가 저들을 위해 할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니 투약봉사가 좋겠다는 결심이 섰어요."

이후 김 약사는 자비를 들여 약을 구해 해마다 두세차례 태국 치앙마이 부근 오지를 돌며 투약봉사를 했다. 한 번 방문하면 체류가 길어 약국은 약사인 부인이 돌본다.

"투약봉사를 하는 곳은 태국에서도 오지 중 오지로, 산에 사는 극빈층들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해 약이 없어 고생하고 있어요."

때문에 김 약사가 한 번 방문하게 되면 짧게는 3일, 길게는 일주일 이상 체류를 하며 하루 100~200명의 환자들을 돌보고 투약한다.

이렇게 보낸 봉사의 세월이 벌써 만 5년이 됐다는 김 약사가 현재 갖고 있는 가장 큰 고민거리는 의약품 조달이다. 자주 방문해 많은 환자들을 돌보는 만큼 소요되는 의약품이 상당한 것.

"혼자 하다보니 친구들을 통해서도 유통기한 초과 임박한 약들을 기부도 받고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많이 부족해요."

해외 투약봉사로 제 2의 인생을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 약사는 국내에 있을 때는 마약퇴치본부 경기지부 부회장직을 역임하며 경기도 지역 곳곳의 약물교육과 홍보를 자처하고 있다.

김 약사는 약사들의 봉사활동은 결과적으로 약사직능을 향상시키는 밑바탕이라고 굳게 믿는다.

"약사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감당하면서 이렇게 봉사하는 것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매우 좋아요. 이것이 하나하나 모여 결국 전체 약사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직능을 유지시켜주는 힘이 된다고 생각해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