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투하는 심장들, 소설에 담아요"
- 허현아
- 2009-08-20 06: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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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사 출신 소설가 정유정 씨(세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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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료 '1억원' 짜리 문학상의 주인공이면서 표면적으로는 문학과 동떨어진 개인사로 첫 시선을 끌더니, 이내 ‘작가 정유정’의 치열한 내면으로 타자를 빨아들이는 그 자신의 캐릭터가 도입부보다 강렬한 자작 소설의 결말을 닮았다.
간호사 출신 심평원 심사직으로 근무하다 전업 작가로 전향, 문학적 활주로에 승부수를 던진 '소설가' #정유정 씨(43).
소위 문학의 본류에서 비껴나 스스로 쓰고 읽는 자기훈련만으로 작가의 삶을 개척해 온 그는 무명 7년만에 장편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제1회 세계 청소년 문학상(2007)을, 최근 신작 ‘내 심장을 쏴라’로 제5회 세계문학상(2009)을 수상한 저력의 소유자다.
'황야의 부름' 그리고 '그 새벽의 울음' 사회적으로는 '간호사'라는 수식을 먼저 달았지만, 그 자신의 문학적 태동은 이미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내 '글쓰기 대표선수'로 각종 대회에 나섰던 유년시절부터 '싹'을 틔웠던 것이지만, 폭발적인 각성은 1980년 5월, '광주 항쟁'의 상흔이 선연했던 어느 새벽에 일어났다.
"도청을 점령한 시민군을 진압하러 공수부대가 포위망을 좁혀오던 밤이었어요. 하숙집 식구들이 '삼겹살'로 마지막 만찬을 나누곤 도청으로 가는 트럭에 올랐어요. 내일이 되면 누가 살아 돌아올 지, 무엇이 남을지…그땐 그런 시절이었죠."
당시 고등학생이던 정 씨는 중학생 남동생과 빈 하숙집을 지켰다. 귓전에 박히는 총성을 애써 지우며 이불을 둘러덮고 옹크렸던 밤, 빨리 잠들자며 집어든 '어려운 책' 한 권(켄 키지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은 그의 세계관을 바꿔 놓았다.
유년시절 '황야의 부름'(잭 런던)을 읽으며 막연하게 키워왔던 작가의 꿈이 확연해지는 각성, 극한의 공포를 견디고 난 그 새벽의 울음, 대포알같은 충격…. 그것은 작가라는 정체성을 정유정의 운명에 각인해야 할 피할 수 없는 이유가 됐다.
'열 한살 정은이'에서 '내 심장을 쏴라'까지 데뷔한 배경은 어쩌면 한 편의 드라마 같다. 문학적인 통로를 몰랐기 때문에 한 줄의 '변'도 없이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기 시작했고, 드라마틱하게 편집자의 눈에 띈 것이 출판으로 이어졌다.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 채 '창고'로 실려가던 무수한 원고 더미 속에서 운반 중 우연히 일어난 '행운', 자전적 성장소설 '열한 살의 정은이'는 그렇게 빛을 봤다.
소설적 틀을 완전히 갖추지 못한 처녀작이지만, 특유의 유머감각과 재치, 흡입력 자체로 가능성을 내포했던 그의 첫 발자국인 셈이다.
이후 정 씨를 문단에 정식으로 소개한 작품은 2007년에 나온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다.
2000.8 열한 살 정은이(밝은세상) 2002.5 이별보다 슬픈 약속(밝은 세상) 2004.2 마법의 시간(밝은 세상) 2007.7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비룡소) :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 2009.5 내 심장을 쏴라(도서출판 은행나무) : 제5회 세계문학상
정유정 작가의 작품활동
작가 스스로는 사변적 문체를 깨고 허구의 세계를 구축할만한 본격적 역량을 기른 작품으로 의미를 둔다고 했다.
그리고 2년만에 나온 작품이 바로 최근 원고료 1억원 상당의 '세계문학상' 수상으로 화제를 모은 '내 심장을 쏴라'다.
정신병원을 탈출한 두 젊은이의 치열한 '자아 탈환기'를 그린 이 작품은 간호사 이력을 십분 발휘한 사실적 묘사로도 돋보이지만, 작가의 진중한 주제의식과 탐구정신을 특유의 유머러스한 기지로 재입증해내 문단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한 번의 수상에 안주하지 않고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내고야 마는 태도로 성인문학 데뷔식을 치렀다는 점에서 또 한번의 수상력 이상의 '기록'이 될만하다.
'내 심장을…' 탈고까지 정 씨는 1500매 짜리 원고를 세 번이나 다시 썼다.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독자를 모욕하지 않겠다는 자기검열, 정신분열적인 화자를 내세워 인간의 자성과 아픔을 말하려는 힘겨운 싸움의 산물이었다.
장르 아우르는 '진짜 입담'으로 제2, 제3의 자아탈환 꿈꿔
그런 면에서 정 씨는 '처녀작'을 세 편 가진 작가다.
무명의 처녀작 '열한 살 정은이', 등단작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성인문학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른 '내 심장을 쏴라'로 이어지는 성장사가 작가 정유정의 자기 탈환기를 대변하고 있다.
정 씨는 다 풀어내지 못할 마음의 비밀을 간직한 듯 "긴 세월을 돌아 문학으로 돌아왔다"면서 "힘들게 보낸 청춘을 투영한 작품으로 분투하는 이 시대 청춘들의 등을 두드려 주고 싶다"고 말했다.
신작을 내고 얼마간 칩거하면서 구상한 작품에서 정 씨는 경쾌하고 밝은 색체에 가까웠던 작품색을 지우고 '연쇄살인'을 다룬 스릴러에 도전한다.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를 허무는 그만의 독특한 입담으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열렬한 '자아 찾기'를 독려했던 그의 또 다른 '처녀작'이 독자들의 심장을 겨눌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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