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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클래스

실거래가제·계단식 약가결정 개선 공식화

  • 박철민
  • 2009-09-01 07:10:49
  • 복지부 "리베이트 좌시못해"…제약 "반시장적 조치"

복지부 약가유통 TFT의 약가정책 개선 방향이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됐다. 실거래가 상환제와 계단식 약가결정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리베이트 문제의 해결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각각 경쟁법과 의료윤리를 맡아 보건의료산업에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의료기관에 제공되는 리베이트는 양성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연대의대 의료법윤리학연구소와 서울법대 경쟁법센터는 31일 세브란스병원 6층 은명대강당에서 '리베이트 관행 개선방안'을 주제로 제1차 보건산업 발전 토론회를 개최했다.

제1차 보건산업 발전 토론회가 8월31일 세브란스에서 열려 리베이트 개선방안이 논의됐다.
복지부, 실거래가제·계단식 약가결정 개선 '공식화'

이 자리에서 복지부는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의약품 가격 및 유통 선진화 TFT'(이하 약가유통 TFT)의 방향을 제시했다.

약가유통 TFT 팀장을 맡고 있는 임종규 국장은 실거래가 상환제와 제네릭 약가 산정기준 하향조정 및 계단식 약가결정구조 등의 문제점을 강조함으로써 개선을 다짐했다.

임 국장은 "실거래가 상환제는 제약사와 도매상에 정직하게 신고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문제가 있는 제도"라며 "둘이 보이지 않는데서 담합만 하면 끝난다"고 말했다. 제도가 불법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 임종규 국장
계단식 제네릭 가격과 특허만료 오리지널의 약가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임 국장은 "계단형 구조는 약가를 상대적으로 많이 보장받는 제약사에 리베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여윳돈을 만든다"며 "식약청 허가로 성분 차이가 없다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리지널과 제네릭에) 왜 약가 차이를 둬야 하느냐는 의문을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느 수준까지 제네릭 가격을 낮춰야 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현재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평균 실거래가 상환제 도입과 저가구매 인센티브제 등도 밝히지 않았다.

법조계, "자유경쟁 전제해야 공정경쟁"…"경쟁 수단·방법 문제"

의료계 등은 현행 개별 실거래가 상환제를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일치됐다.

발제를 맡은 연대의대 박형욱 교수는 "우리나라의 개별 실거래가 상환제는 의약품 할인을 범죄화해 불법적인 리베이트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하고 있다"며 "이를 폐지하고 의료기관의 저가구매를 인정해 보험약의 가격 경쟁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법대 이봉의 교수도 발제를 통해 "공정경쟁은 자유경쟁을 전제로 한다는 명제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대법대 조성국 교수는 "제약업체 간 경쟁이 많은 상황에서, 경쟁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수단과 방법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닌가"하고 받아쳤다.

병협 "고시가 상환제, 가격경쟁→약가인하"…KRPIA "과잉 투약 우려"

병원협회는 적극적으로 고시가 상환제로의 회귀를 주장했다. 가격경쟁으로 약가가 인하되고 음성적 리베이트가 의료기관의 수익증대로 양성화되며, 제네릭 사용 증가로 국내 제약산업이 육성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과거 고시가 상환제에서의 40~50%의 과도한 약가마진은 상한액 책정 상의 문제이지 고시가 상환제 때문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KRPIA는 약가유통 TFT에서 논의되고 있는 저가구매 인센티브제에 대해 다양한 이유를 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우선 약가마진을 인정하지 않는 의약분업의 근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과거 고시가 상환제 당시 제약사를 상대로 요양기관의 과도한 가격 인하 요구 및 요양기관에 대한 특혜 부여라는 입장이다.

또한 요양기관이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약가인하 요구와 함께 이면계약을 통한 뒷거래가 초래되고, 특히 저가구매에 따른 인센티브는 의약품 사용량에 비례하므로 필요 이상의 과잉 투약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의협 "고양이 앞 생선"…경실련 "불법 리베이트 불편해 양성화 주장"

의협 조남현 이사<좌> 병협 이송 정책위원장<중> 의학회 최종상 부회장<우>
이러한 가운데 의협은 신약 등에 대한 정보를 의사가 접촉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리베이트 양성화를 언급했다.

의협 조남현 정책이사는 "배가 고픈 고양이 앞에 생선을 늘어놓고 이것을 먹으면 처벌하겠다하는 것이 지금 구조"라고 비유하며 "의사는 아무 이득이 없으면 제약사의 (신약 관련)설명을 들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이 비유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지 말라는 부정적 의미로 쓰이는 데다가, 모든 의사가 학구열이 없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어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실련은 소비자인 국민·환자 입장에서 약가제도 문제를 지대 추구로 규정했다.

경실련 양혁승 정책위원장은 "결국 양성화해서 떳떳하게 이윤으로 가져가고 싶은데 음성적인 불법 리베이트로 가져가려고 하다보니 불편하다는 것. 이것이 핵심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박형욱 교수의 "이윤이 의료기관으로 귀속되면 범죄이고 제약사로 귀속되면 범죄가 아니라는 이중적 가치관은 옳지 않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양 정책위원장은 "결국 제도적, 양성적으로 인센티브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으로 지적했다.

제약협회 "특정 분야에만 반시장적, 형평성 맞지 않아"

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좌> KRPIA 이규황 부회장<우>
약가유통 TFT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는 제약협회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다른 현실을 예로 들었다. 단일 보험 하에서 경쟁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은 "우리나라도 보험이 경쟁 체제로 들어서면 다양한 약가제도를 취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특정 분야는 반시장적이고 다른 특정 분야는 시장적인 것은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는 발제자 2명과 토론자 10명, 좌장 1명 등 총 13명이 단상에 올라 예사 토론회에 비해 2배 정도의 인원을 자랑했다.

인원이 많은 만큼 패널 구성도 ▲의협 ▲병협 ▲의학회(이상 의료계) ▲제약협회 ▲KRPIA(이상 제약업계) ▲복지부 ▲공정위(이상 정부기관) ▲중앙대 법대 ▲김앤장(이상 법조계) ▲경실련(시민단체) 등 폭넓게 구성됐다.

이번에 1회를 맞은 보건산업 발전 토론회는 같은 구성원이 앞으로 몇 차례 계속 참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대의대 의료법윤리학연구소 김소윤 교수는 "당초 매달 1회씩 열 계획이었으나 다음 토론회는 9월 내에 조속히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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