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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신뢰받으면 일할 맛 나죠"

  • 박철민
  • 2009-11-12 06:35:52
  • 전숙경 과장(심평원 진료비민원부)

심평원에 십여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손으로 눌러 쓴 이 편지들은 수신처가 한 부서로 쓰여 있다. 진료비 확인업무를 맡고 있는 고객지원실 진료비민원부가 그곳이다.

그 중 50대 주부가 남편을 잃은 뒤 부당 진료비를 환급받았다며 서민 편에서 항상 도와달라는 당부의 편지가 눈길을 끌고 있었다.

이 진료비 확인을 담당한 직원은 심평원 전숙경 과장(42). 전 과장은 지난 10월 고객지원실에서 매달 친절한 직원으로 선정하는 '칭찬합시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복잡하고 어려운 의료 용어 대신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확인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가끔 악성 민원에 시달려 고단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민원상담에 적응했다고 전 과장은 말했다.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때때로 욕을 하시거나 언성을 높이시는 분들이 있어요. 지난해 3월에 처음 배치됐을 때는 상처받기도 했어요. 지금은 마음을 비운다고 해야 하나, 접수부터 종결까지 밝은 목소리를 유지하려 노력하죠"

오히려 욕설 민원보다 저소득층의 어려운 사정을 들을 때가 민원 업무의 어려운 점이라고 한다.

전 과장은 "힘들게 했던 사람들도 기억에 남지만, 가끔씩 전화기 너머에서 우는 분들도 계세요. 처음 겪는 일들은 아니지만 그 때마다 마음이 아프죠. 완전히 동화돼 어떻게 해드릴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그저 들어드리는 방법밖에는 없죠"라고 했다.

심평원에 도착한 진료비 확인에 대한 감사편지
하지만 편지나 전화를 통해 감사를 전하는 민원인도 많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확인 결과 '정당' 판정이 나온 경우, 병원과 심평원에 대해 환자가 신뢰하는 모습을 보일 때는 일하는 맛이 난다고.

진료비민원부 강정숙 부장은 "아직 아이들도 어린데 늦게까지 일하는 모습을 보면 많이 미안하죠. 부서에서 언니 역할도 도맡아 하는 등 책임감도 강해요"라며 자랑하자 전 과장이 웃으며 손사래를 저었다.

"사실 요즘에는 확인업무가 늦어질 경우,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아 신종플루 예방에 쓰시도록 손세정제와 물티슈를 부서에서 보내드리고 있어서 감사 편지들이 오는 것 같아요"라고 전 과장은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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