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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회 임원들께 드리는 충언

  • 데일리팜
  • 2009-11-25 10:12:32
  • 김대업 대한약사회 기획이사

요즘 하나 의문이 있다. 약사사회에서 동문회라는 것의 정체는 무엇인가? 무엇하려고 모인 모임이고 누가 모여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 모임인가?

이런 초보적인 질문의 이유는 요즘 약사회 선거에서 동문회의 행태가 너무 과하기 때문이다. 일부 동문회의 출마 후보 단일화 추진 과정과 동문회 지지 후보의 결정 등에서 쏟아져 나오는 불협화음들은 많은 사람들의 상실감을 초래하고 있다.

같은 동문회의 결정이라 하더라도 이런 결정에 소외되고 있는 대다수 동문들과 다른 동문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싸늘한 냉소이다. 동문회 임원들 간의 파벌 싸움, 전 현직 동문회장들 사이의 갈등, 출마 후보를 사이에 둔 합종연횡, 원수 사이처럼 오가는 악플.

나는 동문회의 정치성향이나 정치적 행보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또한 동문회 조직을 이끌어온 동문회 임원들의 공로와 동문회 결정에 나름의 대표성을 가지는 부분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후보 시절부터 동문회 손에서 놀아나고 당선 후의 임원 인선이 좌우되고 회직자의 정책 결정에 비공식적으로 관여하는 방식으로 권력화되어가는 동문회 조직의 변질에는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동문회의 어떤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돈이 뿌려지고 이로 인한 갈등이 표출되는 현실, 동문회 결정에 따르지 않는 동문들을 배신자 취급하며 배척하는 현실, 동문회라는 것은 나이 많은 선배 몇 분들의 놀이터 정도로 인식하고 말아버리는 일반 동문들, 이를 만들어가고 있는 동문회의 비민주성과 폐쇄성, 배타성은 아무리 곱게 보려 해도 지나치다.

숫자가 많은 동문회나, 단결력이 강한 동문회나, 내말을 잘 듣는 동문회나 간에 自不量力(자기 분수를 헤아리지 못함)하면 동문회 본연의 존재 이유를 잃게 될 것이고 현명한 일반 약사 유권자들의 표로서 그 역작용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후배들이 동문회 일을 잘 하려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선배들은 동문회가 기초적인 민주성을 갖추지 않는다면 동문들로부터 소외되는 선배 몇 분들의 놀이터라는 조소가 사실로 고착될 것이라는 경고들을 되새겨 볼 일이다.

우연찮게 수험생 아들의 영어 격언집을 들여다보니 몇 글이 눈에 띈다.

"everything that is really great and inspiring is created by the individual who can labor in freedom. Liberty is a different kind of pain from prison."

훌륭하고 의미 있는 것들은 자유로운 상태에서 창조되고 이런 자유는 고통스러운 책임이 요구된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묶여 끌려가실 때 칼로서 그를 구하려 하는 제자들을 꾸짖으며 “내가 내 아버지께 구하여 지금 열 두 영 더되는 천사를 보내시게 할 수 없는 줄로 아느냐(마태복음 26장53절)” 하셨다. 힘이 있다고 힘을 다 쓰는 것이 아니다. 힘이 있다고 그 힘을 아무데서나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가르침이다.

이번 선거를 지켜보면 어느 때보다 先藥師 後同門 소리가 공허하다. 일부 동문회 임원들께 충언한다. “할 수 있다고 다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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