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3 00:44:35 기준
  • 규제
  • AI
  • 약국 약사
  • 인수
  • 허가
  • #수가
  • GC
  • #제품
  • #의약품
  • 의약품

"대체조제 의무·쌍벌제 적용, 리베이트 차단"

  • 허현아
  • 2010-01-20 06:59:54
  • 프랑스, 제네릭 활성화-참조가격제로 투명화 기전 확보

프랑스는 연간 약제비 지출 35조원 규모로 유럽 국가 중에서 약제비 부담이 가장 높은 나라로, 강력한 약제비 절감 동인을 다각적인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연간 약제비 규모가 200억 유로(35조원)에 달해, 이중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절감 목표로 설정할 만큼 국민들의 의약품 소비 인식도 높은 편이다.

이 가운데 참조가격제를 특허만료 의약품과 제네릭의 약가조정에 적극 활용하고, 대체조제르 의무화해 저가약 사용을 자극한 대목은 기약없는 성분명 처방 논란으로 소모전을 장기화하고 있는 국내 실정에 시사점을 주는 대목.

아울러 의약품 공급자와 환자 대상 유인을 적절히 구사, 타율적 감시보다 제도적 매커니즘으로 리베이트 정화를 모색한 지점에도 시선이 쏠린다.

경제성평가-약가협상 분리…신약 180일-제네릭 90내 약가결정

프랑스 보건성의 CEPS(왼쪽)과 CNAMTS 전경
제도 이해를 위해 살펴본 프랑스 약가결정 절차는 우리나라와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

식약청 격인 AFSSAPS가 안전성, 유효성 및 품질 검사를 시행하면, 평가위원회(CT)가 비용효과 승인 여부를, 의약품경제위원회(CEPS)가 약가협상을 맡는 구조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약품 경제성평가와 약가협상 이원화가 약제비 관리 정책을 추진하는 데 일정부분 걸림돌로 작용함에 따라 기관갈등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의약품 경제성평가와 약가협상으로 이원화된 기존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평가위원회(CT)에 보험자 기관(CNAMTS) 자문위원이 정식 참여함으로써 발언권을 행사하는 점은 우리와 다른 점.

임상적 유용성과 재정영향 분석의 유기적 통합을 통해 의사결정의 효율화를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통상적인 약가결정 소요 기간은 경제성평가 90일, 약가협상 90일을 거쳐 총 180일이 소요되지만, 제네릭의 경우 단축시스템에 따라 평가위원회 절차를 생략함해 등재 기간을 90일로 줄였다.

이렇게 가격이 결정되면 정부가 의약품 도매업자와 약국 마진을 각각 합산해 최종 소비자 가격을 설정하며, 가격협상이 실패할 경우 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흐름이다.

프랑스의 제네릭 사용 추세
"처방 90% 제네릭"…참조약가로 보험재정 3500억 절감

제네릭 대체조제와 참조가격제를 십분 활용해 약가격차를 조정하고, 부당거래 여지를 최대한 줄인 점은 주목할만하다.

프랑스는 2004년부터 대체조제 의무를 법제화해 제네릭 사용을 극대화했다.

기존 50% 수준이던 제네릭 처방을 90%까지 끌어올린 것은 2억 유로(한화 3500억원, 2008년 기준) 상당의 보험재정 절감을 가져왔으며, 2004년 20.9%에 달하던 약제비 비중을 2007년 0.3%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특허 만료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가격차이와 사용량 통제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또 하나의 도구는 참조가격제(TFR:Turif fortairaire de Responsibilite).

특허만료 오리지널의 가격을 정할 때 동일효능 제네릭 A(100원), B(100원), C(130원)의 평균가인 B약품 가격을 참조, 상환 기준으로 활용된다.

최초제네릭은 오리지널의 85%, 후순위 제네릭은 오리지널의 45%로 설정되며, 최초 제네릭 등재로부터 18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오리지널 사용량이 일정 범위를 넘어설 경우 TFR이 적용된다.

약국의 제네릭 대체조제 비율이 프랑스 건보공단에서 정한 수준에 미달한 때도 TFR에 따라 오리지널과 제네릭을 동일한 비율로 맞추는데, 이는 제약사의 가격경쟁을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오리지널보다 제네릭을 사용하는 환자에게 보험상환을 빨리 해주는 인센티브도 환자의 비용 인식을 유발하는 동기로 작용한다.

법정 리베이트 초과 땐 의·약사도 고발·벌금형

약국에서 처방을 기다리는 환자들
지금은 의약사가 음성 리베이트를 제약사에 요구할 수 없는 장치를 마련했지만, 프랑스에도 리베이트 악몽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0년 신약 오메프라졸(OMEPRAZOL)의 특허만료 영향으로 제네릭 제약사가 약사에게 50% 수준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건은 결국 일정 수준의 리베이트를 합법화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에따라 프랑스 정부는 제약사가 약국에 제공하는 상업적 재정적 리베이트, 향응, 인센티브를 오리지널은 연간 공장도가격(PFCT)의 2.5%, 제네릭은 공장도가격의 17%까지 인정하고 있다.

참조가격(TFR)은 특히 의약품 선택 범위를 좁혀 리베이트 여지를 없애는 데 일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프랑스 정부는 여기에 선물금지법(ANTI-GIFT)을 추가로 마련, 의사 처방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제약사의 시도를 차단했다.

세부적으로 선물, 세미나 골프접대 사례를 제약사가 의사협회에 신고하도록 하고 약국을 대상으로 한 제네릭 회사의 리베이트 행위도 금지하도록 규정한 것.

한편 프랑스는 약가관리를 위해 건강보험공단 자체 상담 요원 2000명을 가동하고 있으며, 프랑스 재경부 산하 DGCCRF(공정경쟁·소비·부패방지 감독원)이 의약품을 포함한 거래 감독원 3600명을 전국에 배치해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감독원은 제약사를 대상으로 연간 2~3회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질환별 특정 의약품 처방에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즉각적인 추가 감사도 진행한다.

2008년 기준으로 12개 제약사와 전국 2만3000여개 약국 중 250여개 약국이 감시망에 포착됐으며, 리베이트 제공자와 수수자가 고발 및 벌금형에 처해졌다.

제약협회(LEEM)와 의약품경제위원회는 정부의 이같은 감독 아래 '공정거래 협약(CHART)'을 체결하며, 제약사끼리도 '공정거래 자율규약'을 맺어 경쟁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왼쪽부터 의약품경제위원회(CEPS) Sylvette Laplanche 사무국장, 건강보험공단(CNAMTS) Gabriel Bacq 국제담당이사, 공정경쟁·소비·부패방지 감독원(DGCCRF) Nolwenn Delaruell-Laprie 보건담당국장
DGCCRF 담당자는 이같은 정황에 대해 "제약사가 현금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할 경우 회계감사에서 적발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상상하기 힘들다"고 전해, 한 차원 다른 사회인식을 반영했다.

건보공단은 이같은 프랑스식 약가제도를 참조해 국내 정책에 활용할 수 있는 응용 기전을 적극 탐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참조가격제는 국내에서도 고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한 차례 추진 시도가 있었으나, 제약업계 및 의료계 저항과 약제비 본인부담증가를 우려한 일부 소비자측의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공단 관계자는 "프랑스 건강보험공단은 정부와 함께 약제비 절감의 양대 축으로 핵심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리베이트 척결과 약제비 절감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프랑스의 효과적인 통제 수단은 국내에서도 장·단기적으로 고민할 부분이 많다"고 시사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