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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6년제 실무실습 시금석 마련

  • 데일리팜
  • 2010-01-21 06:42:33
  • 정규혁 성균관대 약대 교수

지난 13일 6년제 약대 실무실습교육의 1차 시범실시를 위한 실무교육강사 오리엔테이션이 개최됐다. 실무교육강사는 실습현장에서 약대 실습생의 1:1 교육을 담당하는 실습 지도자로서 미국의 프리셉터(preceptor), 일본의 지도약제사에 해당한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당초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하여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으며, 실무교육에 대한 참석자들의 열정적인 모습은 강추위를 무색하게 하였다.

이날 행사에서 약대협 회장은 약학교육의 전환과 도약의 시작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인사말을 하였고, 경희대 약대(오리엔테이션 개최장소)의 학장은 시련 속에서 가시화되는 6년제를 두고 혹한을 겪어야 꽃을 피우는 진달래에 비유하는 환영사를 하였다.

오리엔테이션 일정동안 참석자 대다수는 이구동성으로 이제야말로 6년제가 시작됨을 실감하게 된다고 할 만큼 뜻 깊은 날이었다.

이번 1차 시범실시는 지역약국 20개, 병원 10개, 제약회사 5개, 의약품행정기관 5개 등 총 40개 기관과 이들 기관에 소속된 약사 100명이 실무교육강사로 참여하여 전국 약대에서 선정한 3학년 학생 120여명을 대상으로 1월 18일부터 4주간 필수실무실습교육 6개 단위에 대해 시범적으로 교육하게 된다.

시범실시는 6년제 교육과정 연구의 일환으로서 연구진으로는 표준교육과정개발 연구와 마찬가지로 대학교수진은 물론이고 실무분야 전문가들이 연구자로서 대거 참여하고 있다.

지난 1차년도 연구는 대학교수진을 세부책임자로 하여 지역약국, 병원, 제약회사, 의약품행정기관 등의 약사를 포함하여 총 32명이 연구에 참여하였으며 2차년도 연구에는 이에 더하여 각 약대에서 1명씩의 대표교수진이 공동연구원으로 추가됐다.

참여 연구자가 많은 연구과제는 서로 일을 미루어 목적한 바대로 잘 진행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더욱이 본 과제는 교육과정에 관한 연구이므로 연구자별로 또는 대학별로 견해가 다양하고 연구자에게 자원봉사 성격의 역할이 많이 요구되므로 그러한 우려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이제까지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을 볼 때면 연구과제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보람을 느끼게 된다. 자신에게 어떠한 혜택이 있느냐에 연연하기보다 약학교육의 변화기에 보탬이 된다는데 의미를 두고 묵묵히 참여하는 많은 연구자들이 있기에 어려운 일이 가능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시작하게 된 시범실시는 불과 1개월여 전에 결정하여 급박한 일정으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이 서로 역할을 자임하며 솔선수범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차질없이 예정대로 진행하게 된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시범실시는 1차년도에 완성된 실습영역별 교안을 근간으로 실시되며, 이를 통해 교안의 수정 또는 보완할 부분이 없는지, 교안을 현장에서 적용하는데 문제점은 없는지, 교육을 하기 위해 교육현장에서 구비해야할 여건이 무엇인지, 실무실습을 대학에서 운영하기 위해 준비해야할 제반 사항이 무엇인지 등 세부적인 항목들을 점검하게 된다.

이를 위해 1차년도의 세부연구책임자와 각 대학대표교수진 그리고 대한약사회, 병원약사회, 제약협회에서 추천한 직능대표 등 총 30명으로 실무실습교육평가단을 구성하였고, 3인 1조가 되어 시범실시 기간 동안 현장을 방문하여 세부항목을 평가 분석하게 된다.

한편 이번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실무교육강사(프리셉터) 대다수는 일선 현장에서 약사 부족과 업무과다로 인해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에 더하여 교육을 떠맡을 수 있을지에 대해 매우 우려된다고 하였다.

특정 직역의 약사기근, 지역별 약국약사의 편중현상 등 약사인력수급상의 문제점이 실무실습 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또한 약대생의 실습기관 배정에 있어 수도권을 선호하는 현상과 실습 제약회사가 없는 지역의 문제 등 예견되었던 여러 문제점들이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 시범실시 기간 동안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며 이를 잘 분석한다면 실제 시행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실무실습교육평가단과 실무실습교육강사는 현장에서의 다양한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연구자뿐만 아니라 약학교육과 관련되는 각계각층에서 2014년 실제 시행에 대비한다는 관점으로 많은 관심과 지적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약학교육은 4년제의 틀 속에 갇혀 외향을 넓히지 못하였다. 특히 아직 도입되지 않은 실무실습교육에 관해서는 경험이 부족하다. 지난해 대한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의과대학과 간호대학의 실무실습교육 사례를 접하고는 우리나라 약대의 실무교육은 이에 크게 뒤져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의과대학은 의학교육학이라는 전문분야가 있는데 반해 우리 약학교육은 아직 교육학적 측면에서 연구하고 개선해 가는 전담 학문 체계가 없다보니 대학의 연구경쟁력을 교육경쟁력으로 이어가는데 있어 전문성이 결여되고 새로운 교육의 도입이 지연되어 온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우수 약사를 배출하여 사회적 직무 분야를 발전시킴으로써 보건의료 수준을 선진화해 가는데 있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제는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약학 전문인의 미래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미래를 위해 약학교육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와 같이 대학이나 일선현장 모두 약학교육에 있어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금번 오리엔테이션을 계기로 우리나라 약학교육의 미래는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은 실무교육환경을 만들겠다는 일선 약사들과 실무교육을 도입하려는 교수들의 의지를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직업군은 약사이다. 우리나라의 약사도 과거에는 최고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직업인이었다.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 변화된 직업 환경에 상응하는 직무수행능력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약사의 신뢰도가 저하된 것이 사실이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약사의 전문성과 성실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번 오리엔테이션은 대학과 직무현장의 교육자들이 보다 발전된 미래 약사세대를 배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그 의지를 표출함으로써 실무실습교육의 시금석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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