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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약대 6년제 정책 바로잡아야

  • 데일리팜
  • 2010-05-10 06:31:10
  • 정규혁 성균관대 약대 교수

교과부는 일전 약학교육협의회 총회에서 약대 6년제와 관련한 2가지 주요 입장을 밝혔다 한다. 먼저 통 6년제로의 전환을 전제로 약계의 의견을 수렴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약계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예상된다.

2006년 시행령 발표 당시는 물론이거니와 6년제의 필요성이 주창되었던 초기부터 약계는 폐쇄형 6년제, 소위 통 6년제를 일관되게 희망했기 때문이다.

2+4 학제 하에서 약대 입시준비생의 사교육문제와 인접학과 학생의 약대 이동으로 인한 면학분위기 저해, 2개 학년 공백으로 인한 약학대학의 학업 활동의 피해 등 많은 문제를 겪고 있는 현실에서 정책 입안 초기부터 교육 전문가들을 통한 심도있는 논의와 판단을 통한 정책 결정과 추진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한마디로 먼 길 돌아 제자리 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폐쇄형 6년제로 전환은 2+4학제의 입시를 준비하는 약대 지망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약대 6년제 정책의 혼선은 교수진, 재학생, 졸업생에 이어 이제는 지망생에까지도 피해를 주게 될 것이다. 게다가 추가로 2년간의 약사 공백이 더 생긴다면 그 피해가 심각해 질 것이다. 또 다른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안을 먼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약대 6년제로의 전환은 세계적 추세이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학제개편 과도기의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은 2+4학제를 전면 실시한 2004년까지 대학별로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진행하였고 일본은 2006년에 시행하면서 4년제와 6년제를 병행하여 대학과 학생의 선택권을 부여하였다. 그 결과로 이들 국가에서는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피해나 문제점은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2+4체제를 발표할 당시의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대학별로 입시전형을 자율적으로 정하게 된다고 하였으며 다각적인 행·재정지원 대책을 통해 새로운 학제의 조기 정착과 약학교육의 질 제고를 추구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교육과정과 입문시험 개발 등 6년제 시행에 필수적인 사항 외에는 지원책이 전무하였다. 오늘의 문제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교과부의 발언 중 또 한가지는 계약학과가 2년 이내에 폐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을 예견하면서 부정입학이 없도록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는 것이다. 시행 이전에 이미 문제가 있음이 수차 지적되었고 교과부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정해진 바대로 진행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가서 보겠다는 것은 시행령 발표 이후부터 보여준 정부의 경직된 모습과 별반 달라진 바 없다 하겠다. 아직도 실용의 모습보다는 권위적인 모습이 연상된다.

필자 약력

-성균관대 약대 약학박사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과학부 보건연구관

-미국 루지애나 주립대학교 초빙 연구원

-성균관대 약학부 학부장

-약대 6년제 교육과정개발 연구책임자

-의약품정책연구소 이사

-대한약학회 사무총장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실용과 소통의 정부를 표방했기에 이미 정해진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시행단계에서 문제점이 예상되면 이를 바로잡는데 적극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였다. 이러한 기대를 안고 대학에서는 학제변경이 가져 올 문제점을 해결해 줄 것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정부는 이미 이를 감안하고 결정된 것 아니냐며 아무런 대책도 강구하지 않았다.

학제개편과 관련한 정책을 계획하고 결정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하였다. 따라서 교육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그동안 추진한 약대 6년제 정책은 약학교육을 발전시키겠다는 긴 안목이라고 보기는 어렵겠다.

2+4년제는 시작 전부터 문제가 생겼으며 지난해부터 발표한 정원증원, 약대신설, 계약학과 개설허용 등도 곧바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정부가 직능간의 이해다툼, 정치적 판단, 단편적 미봉책과 같이 교육외적인 요인을 우선시하였기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 정책에 대해서는 약대 교수진, 학생, 약사사회 등 약계 내부가 사안별로 견해를 달리하고 있어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교육정책은 미래세대를 결정하게 된다. 6년제의 목표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와 제약산업의 선진화를 내다보고 글로벌 수준의 약사인력을 배출하는데 있다. 6년제 교육은 약학입문준비기간, 약학전공지식학습기간, 실무경험축적기간으로 개괄적으로 구분되는 2+2+2 형태의 약사양성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틀 속에서 각 나라마다, 대학마다 여건에 맞는 다양한 교육제도가 확립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적합하고 성공적인 교육모델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여건을 고려하여 신속히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점이 있어도 일단은 정해진 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정부의 완고한 입장은 우리나라 약학교육과 글로벌 수준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 놓을 것이다.

앞으로 약계 교육전문가의 논의를 존중하고 사회적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실용정부의 적극적인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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