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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민간 문화대사 꿈꿔요"

  • 허현아
  • 2010-05-20 06:34:20
  • 강덕원 이사(제일기린약품 제품전략부)

자동차 정비공과 재벌 사업가로 판이하게 다른 인생을 살다 같은 병실에서 마주친 두 남자. 갑작스런 시한부 선고가 잃어버린 꿈과 자아를 돌이킨다면 다가오는 죽음 앞에 우리는 무엇을 할까.

청·장년부터 노년까지, 나름의 인생항로를 짚어보던 #강덕원 이사(48, #제일기린약품 제품전략부)가 영화 'Bucket List'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주인공의 인생은 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만개했지만, 강 이사는 '지금, 여기서 매 순간을 마지막 순간처럼' 살아야 할 자극제로 엄격하리만치 촘촘한 인생계획을 곱씹는다.

"일본인들의 정서를 이해하려고 일본 역사를 공부했는데, 하다 보니 우리 역사를 모르는 게 부끄러워지더군요."

확신에 찬 그의 역사공부는 이런 시도 속에서 부단히 진일보했다.

일본계 제약에 근무하면서 일본과 결부된 기업문화를 경험했고, 업무와 맞닿는 일본, 일본인과의 빈번한 교착점이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셈이다.

"일본어 공부를 하다보니 일본의 문화와 역사를 모르고서는 일정 수준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어요. 그들 언어가 뿜어내는 문명의 역사 속에서 한일 양국의 역사적 뿌리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발견했죠."

"스스로 인정할 때까지"…건강한 인생을 꿈꾸며 달려온 강 이사의 역주는 끝나지 않았다. 머지않아 보스톤 마라톤대회 출전을 꿈꾸는 그의 포부가 부단한 자기개발의 개인사를 닮았다.
외자계 기업의 필연적인 업무환경을 개인의 역사관과 결부시킨 강 이사의 열정은 '생활인'에 머문 오늘의 직장인들에게 통렬한 각성을 준다.

언어를 관통해 사람의 심연에 다가섰던 진중한 태도는 일에서도 통했다.

강 이사는 "해외에서 이미 한국, 중국, 일본을 융합한 학술·의료활동이 활발하다"며 "그 주무대에 한국이 있는 만큼, 할 일이 많다"고 열의를 보였다.

어학원 새벽반을 7년간 다니며 일본어능력시험 1급을 취득하고, 제약없이 일본어를 구사하게 된 성취는 시작에 불과하다.

그는 한일 교류가 번성했던 역사를 되짚으러 옛 백제의 유적지를 찾는가 하면, 한일 교류문화사를 주제로한 저술도 계획하고 있다.

"해외 학회 참석차 한일 의료진의 대화를 통역한 적이 있어요. 일본 의사가 '아픈 과거를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하자, 한국 의사가 '친구끼리 싸우고 나면 더 친해진다.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는가가 중요하다'고 답하더군요."

울컥하리만치 가슴을 때리는 역사의 울림은 이렇게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살아 숨쉰다. 스며나오는 감동의 기록을 안고, 그는 능동적으로 민간 한·일 문화대사를 자처한다.

건강한 40대를 목표로 마라톤을 16번 완주했으며, MBA 출신 고학력에도 불구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영문학 방송통신대 졸업을 앞둔 강 이사. 이제 50대를 바라보는 그의 인생항로는 어디로 향할까.

"스스로 격려하고 인정할만한 자아성취를 위해 날마다 새로운 꿈을 꿉니다. 혹독하지만 저에겐 가장 큰 행복이죠." 벌거벗은 가지에 새순이 돋고 문명의 추가 되돌아오는 역사의 선순환을 믿는 한, 두려워할 일도 망설일 이유도 그에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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