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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보고서 모니터링 못해"…PMS 문제 '수두룩'

  • 이탁순
  • 2010-06-22 06:50:22
  • 진료차트와 다른 데이터 많아…증례수 기준 합리화 지적도

“PMS와 관련된 의사와 제약사의 이해관계는 민사적 이슈에 머물 수밖에 없다. 부작용 보고의 '질'이 어떻든 사전에 계약된 내용이 잘 이행됐는지만 살펴보게 된다.”

다국적제약사 한 PMS 담당자는 PMS 진행에 가장 어려운 점은 의사가 작성하는 #CRF(증례보고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강제수단이 없다는 데 있다고 토로했다.

신약을 허가받은 제약사는 의료기관과 PMS 계약을 맺는데, 이때 해당 의사는 조사표라 할 수 있는 CRF를 작성하게 된다. CRF에는 환자정보와 의약품정보, #유해사례와 별도로 중대한 유해사례를 기재토록 돼 있다.

의사가 작성한 CRF를 담당자들이 회수하면 해당 업소는 3년간 자료를 보관해야 한다.

현행 PMS 규정에는 그러나 의뢰자(제약사)가 CRF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해 환자 진료정보를 살피는 일은 금지돼 있다. 이때문에 중간 모니터링은 엄두도 못 내고 의사가 작성한 결과를 100% 믿는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의뢰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이메일이나 방문을 통한 ‘교육’을 통해 의사들에게 CRF(증례보고서) 작성을 성실히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다. 교육은 PMS 직원이 직접 담당하기도 하고, 인원이 모자른 회사는 영업사원이 대신하기도 한다.

의사가 만일 없는 환자를 만들거나 대충 허위로 기록해도 제약사는 의사를 믿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것이 PMS 자료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이유이다.

실사나가면 차트와 다른 기록 '수두룩'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PMS를 다른 임상 자료에 비해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의사들 사이에 있다”며 “때문에 우선순위에 밀려 성의없게 대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다른 제약사 PMS 담당자는 “영업사원이 일일이 방문해 의사들을 관리하는 회사도 있지만, 최근 분위기가 마케팅과 PMS를 완전히 분리하는 추세라 적은 인력으로 의사들을 교육하는 데 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을 믿고 식약청에 자료를 제출하면, 실사과정에서 허위 또는 불성실 작성 건수가 나와 업소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식약청 관계자는 “실사를 나가보면 대부분 보완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 차트와 CRF가 일치하지 않는 등 문제점투성이”라고 실태를 전했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CRF를 입력할 수 있는 시스템도 이용되고 있다.<사진> CRF에는 기본적으로 환자 및 의약품정보, 병용약물, 이상반응, 중대한 이상반응 기재란이 포함돼 있다.
다만 작년부터 식약청이 본격적으로 병원에 대한 현지실사를 나가면서 전보다 의사들의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국내사 PMS 관계자는 “예전에 비하면 보다 성의 있게 조사표가 작성되고 있다”며 “과거 없는 피험자를 만들어 내거나 환자의 기초정보만 등록하는 무성의한 태도에 비하면 의사들의 태도 또한 많이 개선됐다고 본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CRO(대행사) 관계자도 “일부 의사들을 빼고 대부분 의사들이 부작용 수집 목적에 맞게 PMS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당국의 PMS 관리 강화조치가 의사들한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서문내과의원 김육 원장은 “요새는 대부분 의사들이 제대로 된 폼으로 PMS를 하고 있다”며 “시판 후 실제 환자를 통해 약제 부작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PMS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데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다만 “제대로 된 시간과 비용을 보장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가가 PMS 발목…증례수 약물따라 조정 필요성

진행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부재 못지않게 초기 PMS 진행이 더딘점 역시 PMS 신뢰성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는 약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최근 허가받은 신약들은 협상을 통해 약가를 받기까지 1~2년이 걸리면서 초기 PMS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적용이 안 된 채로 PMS를 진행하면 환자들이 의약품 전액을 부담하게 됨에 따라 PMS가 활발하게 이뤄질 리 없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신약들은 출시 3년차에나 가서야 PMS 증례수가 증가되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1년차 PMS 보고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진다는 게 담당자들의 이야기다.

이런 이유와 상관없이 기간과 최소 증례수가 정해져 있다보니 뒤늦게 PMS를 진행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점은 막판에 PMS가 몰림으로써, 시판 후 초기에는 부작용 정보 부재로 제대로 위험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우려를 낳고 있다.

이같은 원인은 우리나라 재심사제도가 자료보호기간과 PMS 기간을 동시에 설정하고 있는 특수성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부작용 보고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판 초기 증례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의약품 특성을 감안해 허가 시 증례수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쪽에서는 현재 재심사 4년 600례, 6년 3000례 등 최소 증례수 기준을 더 높여야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 국내 제약사 PMS 담당자는 “의약품은 그 특성에 따라 환자 종류나 판매량도 다르다”며 “하지만, 현 기준에 정해져 있는 600례 또는 3000례는 의약품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데다 례수 또한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현재 증례수 기준은 3000례 같은 경우, 1000명 중 1명이 나타날 수 있는 유해사례를 95% 신뢰수준에서 조사가 가능한 범위에서 통계학적 데이터를 통해 도출됐다. 마찬가지로, 600례는 200명 중 1명이 나타날 수 있는 유해사례를 통계적으로 계산한 것이다.

앞서 관계자는 “#3의 법칙에 따르면, 빈도 1/10000인 부작용을 95%의 확률로 발견하기 위해서는 1/10000의 역수에 3을 곱한 례수인 3만명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며 “이에 비해 재심사의 맥시멈 례수인 3000례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식약청 기준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대신, 환자수가 적은 항암제나 희귀의약품 등은 그 의약품 특성에 맞게 례수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PMS의 례수 조정이 완전히 막혀있는 것은 아니다. 식약청은 례수 조정이 필요한 경우 관련 업체와 협의한 후 중앙약사심의위원회로부터 례수 조정 타당성을 검토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심사 부여 시 해당 의약품의 환자 숫자를 파악해 례수를 조정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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