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T 소포장 품절사태 속출…"100T 중간포장 절실"
- 이탁순
- 2010-08-16 06: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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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용포장 품절처리 부작용도 발생, 제도 정착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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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겨자 먹기로 300T 이상 덕용포장을 주문하려고 해도 동네의원에서 아주 가끔씩 나오는 처방약인 관계로 남는 재고가 걱정이다. 김 약사는 “덕용포장 제품은 몇 개 쓰지도 못하고 남는데다 거래 도매상들은 낱알반품에 부정적이라 동네약국같은 경우 소포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근 김 약사는 소포장을 구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문을 연 ‘온라인 소포장 공급 시스템’(일명 : #SOS드럭, http://www.sosdrug.com)을 통해서다. 공급요청을 하고 이틀 뒤 해당 제약사는 거래 도매상에 소포장 제품을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며칠 뒤 30T짜리 소포장 제품 4개가 품절됐다던 거래 도매상을 통해 도착했다. 김 약사는 “막상 SOS드럭을 통해 소포장을 구하니 거래하던 도매상이 싫어하는 눈치"라며 "아무래도 좁은 공간에 소포장 놓고 판매하는게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동네약국, 특히 지방 군소약국에서는 소포장 공급이 원활치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다. 처방이 빈번한 약들은 그럭저럭 들어오지만, 어쩌다 나오는 처방약은 소포장 구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거래 도매상에서는 ‘품절’을 이유로 공급에 나서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실제 제약사가 제품을 내놓지 않던지 아니면 도매상이 유통을 꺼리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의 한 개국 약사는 “도매상들이 실적을 이유로 덕용포장을 판매하려고 하지, 소포장 제품은 잘 안 팔려고 한다”며 “주문해도 없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답답해했다.
전주의 이모 약사가 거래하는 A도매상은 지방에서는 제법 규모가 큰 편에 속하지만 작은 제약사의 소포장까지 취급하지는 않는다.
A도매상 관계자는 “약 300~400군데 제약사와 거래해 1만3000여가지의 전문의약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모든 제약사의 제품을 100% 커버할 수는 없다”며 “여기에 거래품목의 잦은 품절도 소포장 공급을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약국에서 요청하는 소포장 품목은 직접 제약사를 통하거나 도도매를 통해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약사는 “거래도매를 통하는 것보다 SOS드럭을 이용하는 방법이 더 확실하다”고 귀띔했다.

이는 비용절감과 공정 효율을 위해서다. 매 배치마다 일정량의 소포장을 생산하는 것보다 특정시기에 소포장을 대량으로 생산해 놓는 게 공정상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부 제약사는 재고 부담을 느껴 이렇게 특정시기에 만들어진 소포장을 한번에 소진시키는 걸 원한다.
상위제약사 한 관계자는 “잘 안 나가는 소포장 품목은 재고 부담이 커 도매에 거래를 유도하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때문에 덕용 포장 제품이 떨어지고 소포장만 유통되는 시기도 생기게 된다. 이때가 되면 소포장보다는 300T, 500T하는 덕용 포장 구하기가 더 힘들다.
이를 두고 도매업소에서는 제약사가 소포장 제품을 소진시키려고 멀쩡히 있는 덕용 포장 제품을 일부러 품절 처리한다고 의심한다.
서울 강서지역에 있는 한 문전약국은 최근 B제약사의 제산제 덕용포장 제품을 구하지 못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보통 문전약국에서는 3개월 이상 장기 처방들이 많기 때문에 약을 조제하려면 일일이 뜯어야하는 소포장보다는 덕용 포장 제품이 다루기 편리하다.
하지만 500T 짜리 덕용포장 제품을 구하려 해도 거래 도매상에서는 소포장밖에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해당 도매상 관계자는 “제약사에서 덕용 포장 제품이 품절이라고 해 소포장만 대량으로 입고된 상태”라며 “문전 약국가에서는 항의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현재로선 소포장밖에 공급할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실제 도매 거래장부를 들여다보니 500T짜리 하나면 될 것을 30T짜리 소포장 십여개를 주문한 사례가 많았다. 심지어 100개를 한 번에 주문한 경우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덕용포장 대신 소포장을 택한 것이다.
고위적인 덕용포장 품절처리가 의심됐지만 해당 제약사는 절대 아니라고 손사래친다. 이 제약사 관계자는 “지역적으로 일시적인 품절이지, 덕용포장 생산이 중단됐거나 소포장 소진을 위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항변했다.

낱알 반품은 대부분 불가하기 때문에 소포장 제품을 더 원한다는 심 약사는 개업 초기 소포장 제품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른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심 약사는 “도매에 아무리 연락 해봐도 소포장은 구할 수 없었다”며 “당시엔 울며 겨자 먹기로 덕용포장을 썼는데, 올 들어서는 그나마 소포장 공급이 잘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100T 제품이 줄어든 데는 30T 규격의 소포장 생산이 의무화된 영향이 크다. 제약사들이 생산비 절감 이유로 중간 100T는 빼고 소포장과 덕용포장 위주로 생산계획을 잡기 때문이다.
중소제약사 한 관계자는 “우리는 덕용포장 아니면 소포장만 생산하고 있다”며 “소포장 생산분의 절반이 재고 처리되는 현실에서 중간 포장을 생산할 여력조차 없다”고 하소연했다.
일선 약사들이 100T를 선호하는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재고부담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의약품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100T 정도면 남기지 않고 소진할 수 있다는 것.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100T 포장 생산 활성화가 소포장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취재 결과 약국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포장 규격은 따로 있었다. 병의원과 멀리 떨어진 동네약국은 소포장, 서울지역의 약국들은 100T 포장, 문전약국은 대개 덕용포장을 원하는 약사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역시 의약품별로 나눠진다. 처방이 많은 품목은 덕용포장, 그렇지 않은 품목은 소포장.
소포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배경에는 이러한 이해관계를 공급채널이 못 따라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사례일 수 있지만, 재고 처리를 위한 제약사의 일방적 공급, 도매상의 소포장 취급 기피 문제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공급 난맥상 해결 중심에는 최근 마련된 ‘SOS드럭’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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