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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에서 쉐프로 제2의 인생 시작"

  • 이현주
  • 2010-09-02 06:30:16
  • 강현경 약사(서양식당 강약쿡 쉐프)

마흔이 넘은 나이에 소위 안정된 직업인 약사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쉐프(Chef)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가 있다.

'요리를 할때는 청결하게, 깨끗하게 빈 접시가 돌아올때는 흐뭇하게'라는 모든 쉐프들의 모토처럼 서양식당 강약쿡에서 만난 강현경(중대약대 86학번·43) 약사 역시 빈 접시를 보며 흐뭇해하는 영락없는 쉐프 모습이다.

20년간 입었던 약사가운이 아닌 쉐프복장을 차려입은 강 약사는 인터뷰 내내 요리에 대한 열정을 숨김없이 펼쳐보였다. "단순히 가족들, 친구들을 위해 요리를 만들고, 그들이 맛있게 먹어주면 기쁘다라는 생각으로 요리를 시작했어요. 요리학원에 다니는 등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5~6년전이예요."

약대졸업후 개국약사부터 병원약사 등을 거치면서 20년간 약사로 지냈지만 타고난 외향적인 성격과 끊임없는 도전정신이 그녀를 지금의 쉐프로 이끌었다.

대학시절 연극반으로 활동했던 이력도 가진만큼 도전과 변신에 주저함이 없었던 그녀가 약사를 그만두고 요리를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도 지인들의 반응은 '그럴줄 알았다'는 정도였다.

"한국에서 요리학원을 다니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 있는 요리학교에서 1년 과정을 마치고 돌아왔죠. 지금의 강약쿡을 개업한지는 석 달 남짓정도예요. 한식, 일식, 중식 등 기본적인 요리도 가능하지만 프랑스 요리에 관심이 많아 서양식당을 개업하게 됐죠."

'서양식당 강약쿡' 레스토랑치고는 한 번 들으면 잘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다. 주위에서 약국인지 헷갈린다는 얘기도 종종 한다. 하지만 식상하지 않은 이름을 찾다가 처음 개국하면서 사용했던 강약국을 떠올렸다.

"보건소에서 강약국으로는 식당허가를 내주지 않아서 강약쿡(cook)으로 변경했는데, 오히려 더 좋은 이름이 탄생한 것 같아요. 손님들이 한 번 들으면 잊어버리지 않거든요."

옛날 경양식점을 콘샙트로 했다는 강약쿡. 음식점 소품은 물론 메뉴판 제작, 비법소스까지 강 약사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3개월 남짓 초보 쉐프라 자신의 요리를 맛본 손님들의 반응이 궁금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재료 선택부터 소스제작까지 직접하다보니 손님들의 피드백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싸우고 레스토랑에 들어섰던 젊은 커플이 음식을 먹으면서 화해했다고 얘기해주더군요. 요리가 순하고 담백해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단골들도 생겼어요. 앞으로 시즌별 메뉴개발도 생각하고 있어요."

약사로서의 능력을 십분 살려 메뉴를 개발하거나 요리할때 음식궁합을 생각하냐는 질문에 강 약사는 '맛있는 요리, 맛있게 먹는 요리가 건강한 요리'라고 답한다.

"약사로서 아쉬움이 왜 없겠어요. 하지만 더 늦기전에 하고싶은 일에 도전해봐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먼 훗날 요리할 기력마저 없어지면 파이나 디저트류를 만들면서 지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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