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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무직 공무원에게 새로운 공부는 필수"

  • 이탁순
  • 2010-09-13 06:31:36
  • 식약청 박인숙 허가심사조정과 연구관

"정말 주경야독이 뭔지 알겠더라고요. 너무 어렵고 힘들었지만 성취감이 더 컸어요"

최근 늦깍이 석사학위를 취득한 박인숙 연구관(46·식약청 허가심사조정과)은 아이 셋을 둔 엄마로서 공부하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고백했다. 식약청에서 약학 박사는 많아도 또 다른 학위를 가진 공무원은 드물다.

약학 석·박사 학위가 있는 그녀가 또다시 학교로 발길을 옮긴 데는 좀 더 세밀한 의약품 심사를 위해서였다.

"허가심사를 해오면서 의약품이 갖는 여러가지 기능에 대해 고민하게 됐어요. 과학적 기능뿐만 아니라 경제학적 기능, 사회학적 기능, 법학, 정치학적 기능 등 약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기능들을 이해하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그녀가 선택한 과목은 '사회약학'이었다. 마침 2007년 숙명여대에서 사회약학 과목이 처음으로 개설됐고 입학신청 마지막 날 접수를 하게 된 것이다.

"원래는 유학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래저래 고민하다 유학 타이밍을 놓쳤고 대신 석사과정에 도전하게 된 것이죠. 사회약학은 약사들이 더 전문성있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선택했어요"

하지만 공직생활과 더불어 아이 셋을 둔 가정주부로서 역할도 있었기에 공부를 이어간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일주일에 두 번 수업에 참가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나이들고 애들 다 크니까 더 힘들었어요. 남편이 옆에서 많이 도와줬죠. 남편 도움 없었으면 학위 따내기 어려웠을 거에요"

이런 악조건 속에 그녀는 5학기 과정을 7학기만에 마칠 수 있었다. 주위에선 박사도 모자라 또다시 학위를 따냈다는 소식에 대단하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박 연구관은 석사논문으로 환자의 삶의 질 평가를 허가심사에 활용하는 방법을 분석했다. 논문제목은 '국내 의약품허가심사에 있어서 환자보고 성과지표의 활용도 분석(지도교수 이의경)'.

"요즘 개발되는 항암제를 보더라도 수명연장 효과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중점을 두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삶의 질은 환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죠. 미국 FDA는 이런 부분에 대한 심사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박 연구관은 공부가 좋으냐는 질문에 "옛날꺼 그대로 우려먹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약무직 공무원에게 새로운 공부는 필수라고 전했다.

하지만 박사학위까지는 도전하지 않을 생각이란다. "석사학위 취득하면서 재밌고 그만큼 성취감도 높았어요. 하지만 박사학위까진 아직 무리에요"

공교롭게도 박 연구관과 인터뷰가 진행된 9일은 한국의 15번째 #신약이 나온 날이어서 최종 허가심사를 맡은 그녀에게도 의미가 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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