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DUR 도입해 안전성 강화하는 마당에…
- 최은택
- 2011-01-19 0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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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약품 안전사용' 본질 위에서 슈퍼논란 진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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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안전사용과 편의성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제약사에게 이런 질문은 사실상 우문이다.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공공재를 만들어 판매하지만 제약사의 최종 경영 목표는 이윤 추구이기 때문이다.
#슈퍼판매 논란은 일반약 광고를 많이하거나 매출 중 판매비중이 높은 제약사들에게는 커다란 숙제다.
약국밖으로 나가는 것이 득인지 주판알을 튕겨야 한다. 제약사에 따라, 품목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제도가 바뀌어도 약국외 판매를 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예측되는 부작용과 논란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먼저 슈퍼로 나갈 수 있는 제품군은 일부 품목에 한정되는 데 반해 대부분의 일반약은 여전히 약국에서만 독점판매될 게 뻔하다. 자칫 슈퍼세일즈에 눈독들이다가 약사들의 눈 밖에 나 정작 중요한 약국시장을 놓칠 수 있다. 소탐대실이다.
슈퍼용 일반약을 생산할 경우 추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일단 슈퍼에서 판매될 의약품은 포장단위를 최소화해야 하고, 겉포장과 라벨에 표시할 용어나 글자크기도 바꿔야 한다.
미국처럼 안전용기 사용이 의무화되면 제조단가는 턱없이 높아진다. 공급가를 조정하더라도 슈퍼판매약이 약국보다 더 싸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경쟁품목이 넘쳐나면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막대한 광고비도 부담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약화사고가 발생할 때의 불분명한 책임소재다.
현행 법령내에서 소비자가 의약품과 부작용 피해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슈퍼판매를 통해 유통채널이 다각화되고 그 만큼 소비자 접근권과 사용이 확대될 경우 제약사에 책임이 부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반약 약국외 판매논란을 관망하는 제약사 관계자들의 푸념들이다.
일반약 슈퍼판매 논란에 공급자인 제약사는 없다
국내 한 제약사 임원은 "일반약 슈퍼판매를 허용하면 제약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막연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약화사고 책임소재, 효과적인 정보제공 방식, 표시기재 방법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일반약 슈퍼판매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다른 업체 임원은 "기껏해야 한 두 품목 정도나 모험을 걸만하다. 나머지 의약품은 괜히 덤볐다고 비싼 수업료만 치루고 일반유통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슈퍼판매가 허용되더라도 실제 일반유통 시장에 제약사들이 뛰어들기에는 장애요인이 너무 많다는 얘기다.

복지부는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의약품 안전사용과 중복억제, 약제비 절감 등 일석삼조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신통한 정책으로 의약품처방조제지원시스템(#DUR)을 확대 시행한다고 보고했다. DUR은 일반약도 예외가 아니다.
복지부는 전문의약품 뿐 아니라 일반약에 대한 코드부여 작업을 상반기 중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전체 요양기관에 DUR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화제나 진통제, 감기약을 약국 밖으로 내보자는 주장은 자가당착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도 "일반약 DUR이든 슈퍼판매든 둘중 하나는 포기하고 가야 한다"고 푸념했다.
정부 관계자 "일반약 DUR-슈퍼판매 하나는 포기해야"
소비자원이나 소비자단체, 일부 민간단체의 편의성 주장에도 함정이 있다. 의약품은 건강음료나 과일처럼 쉽게 마시고 더 많이 먹을수록 좋은 상품이 아니다.
슈퍼판매 거론대상 약물은 구급용으로 당장 쓸모가 없을 때 사놓고 보관이 필요한 의약품이다. 그래서 가정상비약이라는 말이 쓰인다.
그렇다고 용법·용량에 따라 무턱대고 쓰게 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복용중인 다른 의약품과의 상호작용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연령, 임신여부, 특이체질 등 소비자의 특성에 따라 사용에 제한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전문가인 의약사와의 상담이 중요하다. 가정상비약을 통한 이른바 '셀프메디케이션'은 이런 과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특히 다른 의약품을 매일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자의 경우 전문가와 상담은 필수적이다.
국민 편의성을 위해 가정상비약을 슈퍼에서 팔아야 한다는 논리가 반드시 일방통행으로 가는 것만도 아니다.
소비자원 설문결과를 보면 응답자들은 36.2%가 1년에 한두번, 30.6%가 반년에 한 두번 일반약을 구입한다고 답했다.
10명 중 약 7명이 반년에 한 두번 약국에서 일반약을 산다는 얘기다. 다른 질문에서는 89.4%가 상비약을 구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구비목적(중복응답)은 '급할 때 쓰려고' 69.8%, '자주 쓰는 약이라서'가 33.1%다. '약국이 닫았을 때를 대비해서'도 31.8%로 높은 편이었지만 대부분이 구급용이나 사용빈도가 높아 일반약을 미리 구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슈퍼판매 요구 절실한가...국민 10명 중 9명 상비약 구비

오히려 의약분업 이후에도 여전히 의약품 오남용과 중복사용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한국상황에서는 국민들의 의약품 이용행태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인식전환이 더 필요해 보인다.
예컨대 일반약 DUR을 통해 상호작용과 중복사용 여지를 차단하고, 가정상비약의 경우 복약상담을 통해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정상비약조차 묶음 판매를 금지하는 현행 약사법령 개정이 수반돼야 한다. 또한 심야나 공휴일 시간대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재정적 인센티브도 고려돼야 한다.
의약분업 이후 전문의약품의 경우 조제건당 #복약지도료를 수가에서 보전하고 있지만, 일반약은 약가마진을 이유로 복약지도에 대한 별도 보상이 없다.
시장형실거래가제 시행으로 전문약에 대한 약가마진이 합법화된 상황을 고려하면 일반약 복약지도에 대한 금전적 보상차원에서 DUR 수가와 야간, 공휴일, 심야시간대에 누진적 가산율을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일반약 DUR 수가로 보상...부작용 피해구제 입법 시급
일반약 슈퍼판매 허용여부와는 별도로 의약품 피해구제 절차 입법도 시급하다. 곽정숙 의원과 손숙미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의약품안전관리기구 설치 법안의 조속한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 기구를 통해 의약품 부작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피해구제에 대한 절차와 보상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회 관계자는 "슈퍼판매 논란은 의약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이라는 본질적 측면보다는 정무적 관점에서 다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부터라도 이해관계를 넘어서 정부와 전문가들이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한국적 상황에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약품의 올바른 사용, 사후관리 체계 확립, 재분류 활성화를 근간으로 접근성과 편의성이 고려돼야 한다는 원칙론이 해법이라는 것이다.
약사사회의 인식변화 또한 절실하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홍춘택 정책위원은 "사실 소비자가 원하는 편리성을 안전성과 같은 선상에서 놓고 선택여부나 해법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처음부터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정책위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논쟁은 약사사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건강관리약국 활성화...당번약국 의무화도 필요

더 나아가 동네약국이 일상적인 복약관리자나 응급상황에서 상담자가 될 수 있는 #건강관리약국으로 거듭날 경우, 일반약을 약국 밖으로 내보내자는 사회적 요구는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돼야 한다.
한 개국약사는 "그렇다고 소비자들의 편의성이나 접근성을 전제로 할 갈증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당번약국 의무화 법안 입법을 지원하고, 약사사회 내에서도 시장논리가 아닌 국민 입장에서 심야나 공휴일 시간대 공백을 채우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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