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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의약외품 제조관리권 사선 넘나들었다

  • 최은택
  • 2011-03-10 06:48:10
  • 법안소위, 심사결과와 달리 가결…전체회의서 원위치

"정반대잖아. 속기록 가져와봐."

지난 9일 오후 2시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회의실 앞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뭐가 맞는거야?. 폐기야, 수용이야?"

반응은 엇갈렸다. 야당 보좌진들은 의약품 등의 제조관리자 자격요건을 완화하는 약사법 36조 정부 개정안을 통째 폐기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복지부 직원들은 개정안대로 수용됐다고 이견을 제기했다.

같은 회의석상에서 금방 나온 사람들의 해석이 정반대로 엇갈린 것이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속기록대로 해. 분명히 개정안을 정부가 폐기하는 취지로 결론 난 것 같은 데..."라고 말했다.

법안심사 결과를 정리하기 위해 꼬박 밤을 새우게 된 국회 행정실 관계자는 시간을 먼저 확인했다.

"몇시에 논의됐었죠? 해당 부분만 먼저 속기록을 발췌하지요."

이런 일이 왜 발생했을까? 속기록에 답이 있었다.

사실 의약외품 제조관리자 자격요건을 약사나 한약사 외에 다른 기술자로 확대하는 정부 개정안은 첫번째 법안검토 과정에서 별다른 이견없이 수용됐었다.

복지부도 전문위원 검토 의견대로 합의됐다고 일찌감치 정리했던 내용이었다. 그러다 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약사법에 대한 두번째 심사가 진행되면서 일부 위원들이 이견을 제기, 상황은 역전됐다.

속기록 중 일부내용.
속기록을 보면, 양승조 의원이 "그것(36조 개정내용)을 빼 버리세요"라고 하자, 최원영 차관이 "예"라고 답했다. 이어 신상진 법안소위 위원장과 최원영 차관이 "이 것은 현행 유지로..."라고 재정리했다.

문제는 신상진 위원장이 최종 정리하면서 "의약외품에 관한 36조 정부 개정안에서 세포치료제 이것 만 지금 빼는 거지요, 그렇지요?"라고 말했고, 일부 위원은 '예'라고 대답했다.

신상진 위원장은 이어 "세포치료제 및 유전자치료제의 제조관리자 자격에 관한 것은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라고 가결시켰다.

야당 의원의 지적에 정부가 관련 개정내용을 폐기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상진 위원장이 의사봉을 치기 전에 던진 말 때문에 개정안 대부분이 원안대로 처리된 것이다.

야당 한 보좌진은 "검토할 법안이 너무 많았다. 소위위원들이 의약외품 부분은 이미 정리된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법률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엉뚱한 방향으로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야당 보좌진은 최원영 차관의 답변을 근거로 '폐기', 복지부 직원들은 신상진 위원장의 의결주문으로 '수용'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법안소위를 통과한 약사법 대안에는 의약외품 제조관리자에 약사나 한약사 외에 식약청장의 승인을 얻은 기술자를 둘 수 있는 것으로 문구가 명시됐다.

이 때문에 약사출신인 원희목 의원이 '총대'를 맬 수 밖에 없게 됐다. 원 의원은 이날 오후에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36조 개정안을 폐기하는 수정동의를 요청했다.

그는 "의약외품 또한 인체에 직접 닿는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과정에서 엄격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면서 "개정안은 세계적 추세를 역행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은수 의원이 가세했다. 그는 "제 기억에 36조 개정내용은 법안심사 과정에서 정부가 폐기하기로 동의한 사안이었다"면서, 대안가결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원 의원의 수정동의 요구를 수용해 36조를 폐기하는 방식으로 약사법개정안 대안을 수정 의결했다.

정부 개정안.
약사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약대 졸업생 수는 갈수록 늘고 가뜩이나 약사직능의 고유영역이 축소될 위기에 있는 상황에서 정부 개정안은 (약사의) 자존심을 지키는 문제였다"고 말했다.

실제 의약외품 제조관리자 자격이 확대되더라도 약사가 잃어버릴 일자리 수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전문기술자로 제조관리자가 확대되면 약사를 고용할 의약외품 업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약사회 관계자의 판단이다.

그는 "사실상 일자리 전체를 놓칠 수 있는 쟁점은 맞다. 하지만 약사직능의 자존심에 대한 부분이 더욱 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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