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형 당뇨치료 기준"…의료계 반발 확산
- 이혜경
- 2011-04-05 06: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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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학회, 오늘 청원서 준비…개원가, 반대의견서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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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보다 환자들이 들고 일어서야 할 일이다.(당뇨병학회 박성우 이사장)"
"적정진료를 받을 환자의 권리를 뺏으면서 죽음으로 내모는 악법이다.(대한개원의협의회 이원표 회장)"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당뇨병치료제 급여 일반원칙과 관련, 의료계의 반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오늘(5일) 법제위원회를 열고 고시 개정안에 반대하는 청원서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개원의협의회도 입법예고안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서 작성에 착수했다.
◆'아카보스' 성분 처방 권고하는 중국=당뇨병학회 박성우 이사장은 "당뇨병 환자는 치료가 아닌 예방이 중요하다"며 "이번 입법 예고는 후진국의 처방 수준으로 후퇴하자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난했다.
이미 중국의 경우 임상연구를 통해 알파 글루코시데이즈억제제인 아카보스 성분을 당뇨병 예방책으로 권고하고 있다는게 박 이사장의 설명이다.
지난 2008년 최성희(서울의대)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카보스는 유럽과 캐나나, 중국에서 진행된 다양한 연구를 통해 각각 36%, 80% 정도의 당뇨병 진행억제 효과를 보였다.
박 이사장은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화혈색소의 기준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이번 고시는 당화혈색소 기준에 못미치면 당뇨병 진단을 내릴 수 없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시에 따라 메트포민이나 설포닐우레아를 3개월 이상 투약해도 7% 이상인 경우 병용요법을 처방하는 방식은 '구식'이라는 주장이다.
박 이사장은 "정부는 환자의 당화혈색소가 나빠지기를 기다렸다가 병용요법이나 인슐린 처방을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라며 "보험재정을 덜 수는 있겠지만 환자의 비급여 증가, 합병증 증가로 결국 얼마 안되서 재정악화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학회에서도 통제할 수 없는 고유 권한이 처방권이고, 가이드라인은 기초를 제시하는 것 뿐"이라며 "복지부는 가이드라인이 헌법인 듯한 착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고시에 대해 환자나 시민단체가 들고 일어서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불합리적인 당화혈색소·의사소견서=일선 개원에서 진료를 보고 있는 내과계 의사들은 이번 고시를 접하자 마자 일제히 "황당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개원의협 이원표 회장은 "최근 접한 고시 가운데 가장 말도 안되는 고시를 보고 말았다"고 탄식했다.
우선 이 회장은 당화혈색소의 기준에 따라 약제를 달리 처방해야 하는데 문제점을 제기했다.
현재 입법예고된 고시에 따르면 단독요법은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인 경우 메트포민 단독투여를 인정하며 메트포민을 투여할 수 없는 경우 설포닐우레아도 인정된다.
단독요법으로 3개월 이상 투약해도 당화혈색소가 7% 이상인 경우 다른 기전의 당뇨약 1종을 추가한 병용요법이 인정된다. 이 때도 의사 소견서 첨부는 필수다.
또 당화혈색소가 7.5% 이상에서 8.5%인 때는 처음부터 메트포민을 포함한 2제 요법이 인정된다.
이에 이 회장은 "당화혈색소 7.1%인 환자에게 메트포민을 3개월 이상 처방했는데 6.9%를 유지한다면 2제 요법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냐며 "0.1%의 차이를 법으로 묶는다는 것은 제약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처음부터 당화혈색소 7.5% 이상인 환자에게 인정되는 2제 요법에서도 발생한다.
당화혈색소가 7.4% 인 환자는 단독요법 3개월을 마쳐야 2제 요법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고시대로라면 당화혈색소 7~7.4%의 환자는 더이상 당을 낮추지 말라는게 된다"며 "이들의 경우 합병증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단독요법에서 메트포민이 아닌 설포닐우레아를 처방할 경우, 병용요법이나 3제 요법으로 넘어갈 경우 반드시 처방해야 하는 의사소견서에 대해서도 불만이 터져나왔다.
박 이사장은 "소견서는 기본적으로 법률적 문제가 있거나 환자가 원할때 처방한다"며 "하루 40~50명이 넘는 환자에 대해 꼬박꼬박 처방 사유를 적어 소견서를 내야 한다면 환자는 언제 보느냐"고 꼬집었다.
이 회장 또한 "의사 소견서는 환자를 1초라도 더 볼 수 있는 시간을 뺏는 것"이라며 "환자를 진료하라는 것인지 소견서를 쓰라는 것인지 무의미한 절차"라고 밝혔다.
강남 L내과 이모 원장도 "감기약, 위장약 등의 약제를 줄이라면 모를까 만성질환자인 당뇨병환자의 약을 줄이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약제비 절감 차원이라면 질병을 잘못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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