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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제약 시대 오겠다 판단해 3000억원 투자"

  • 이혜경
  • 2011-05-14 06:49:50
  • 요약
  •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료서비스산업 선진화 사례 발표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13일 열린 병협 정기총회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서 회장은 "2001년, 인생에서 경험하기 쉽지 않은 패러다임을 읽어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인류가 개발한 약이 400개 밖에 안되더라. 반나절 동안 의약품 1개를 공부하는 방식으로 석달만에 모든 약을 파악하게 됐다."

서정진(55) 셀트리온 회장은 13일 열린 대한병원협회 제52차 정기총회 특별강연에서 "산업의 흐름을 읽으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그룹 재직 당시 32살의 최연소 임원 자리까지 꿰찼던 서 회장은 IMF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함께 근무하다가 백수가 된 임직원을 모아 지주회사를 설립했는데 그게 바로 셀트리온"이라는 서 회장은 "하지만 무슨 사업을 해야할지 막막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서 회장은 2001년 미국으로 떠났다. 여러 나라를 배회하다가 정착하게 된 샌프란시스코. 70불짜리 모텔 창밖으로 보이는 제넨텍사를 바라보다가 문득 직업정신이 발휘됐다.

그날부터 꼬박 여섯 달 동안 의약품 스터디를 했다. 약 1개의 정보를 머릿속에 넣는데 반나절이 걸렸고, 그렇게 석달만에 모든 공부를 마스터할 수 있었다.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반복 학습 과정을 거쳤다"는 서 회장은 여섯 달 만에 자신감을 갖고 제넨텍사를 방문했다.

스터디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제넨텍사 전문가의 수준이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서 회장은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다양한 바이오업체를 접하다가 "제약산업이 얼마후 웃기는 시대를 맞겠다"는 생각이 서 회장의 머리를 스쳤다.

의약품은 필요로 하는 환자가 있는 경우 계속 개발되고 있지만, 이미 많은 환자군에 필요한 의약품 개발은 끝났다는 것이었다.

서 회장은 "환자가 많던 적던 의약품 개발비는 똑같이 든다"며 "자동차 사업으로 생각하면 제네릭 의약품 개발 자체가 미친 짓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연구개발(R&D)이 중심인 제약산업이 조만간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이 필수적인 산업(industry)으로 변화하겠다는 것을 감지했다.

개발에서 산업으로 중심이 바뀔 경우 아시아 시장에도 기회가 올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그때부터 셀트리온은 1세대 의약품인 효소·호르몬·혈액제제 등의 의약품보다는 진입장벽이 높은 2세대 의약품인 단일항체 개발에 뛰어들었다.

"미국과 유럽의 독점 산업을 아시아로 옮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18년의 시간을 잘만 활용한다면 해볼만한 사업이라는 직감이 왔다"는 서 회장.

18년의 시간은 그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잡을 수 있는 기회로 계산된다. 새틀을 잡는데 걸리는 필요한 시간 15년, 산업화가 되기까지 3~4년을 바라보도록 설정한 것이다.

서 회장은 "7년 동안 매출없이 3000억을 투자했다"며 "충분히 올인할 만한 결단이 섰고, 망하면 교도소 가겠다는 생각까지 하면서 7년을 버텨냈다"고 말했다.

결국 7년만인 2007년, 서 회장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서 회장은 "2007년 말 내 생각이 옳았다는 결과를 얻어냈다"며 "2018년까지만 제네릭 시대이고, 2019년부터는 셀트리온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의 최대 경쟁력은 서 회장의 판단으로 바이오시밀러 항체 개발 기술이 4년정도 앞선다는 것이다.

서 회장의 18년 패러다임을 적용한다면 2001년부터 항체 개발이 시작된 셀트리온은 2015년까지 독점 사업권을 갖게 되고, 2016년부터 산업화가 이뤄진다는 결과가 나온다.

서 회장은 "2016년 이전까지 전 세계 독점 파워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류마티스 항체 치료를 받을 방법은 셀트리온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류마티스 항체를 내년부터는 한국에서도 판매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서 회장은 "내년부터 연간 900만원으로 판매할 것"이라며 "독점 기간이 될 4년간 매출 규모를 30~40조로 잡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서 회장은 "2015년에 자동적으로 10위 제약회사로 편입될 것"이라며 "남들보다 미리 시작할 수 있는 판단력으로 아무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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