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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 세포 기증약속 지켜 뿌듯해요"

  • 이혜경
  • 2011-06-09 06:40:20
  • 순천향대병원 함남석(내과 2년차) 전공의

4년 전 어느날, 혜화역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함남석(29)씨는 한국조혈모세포협회 봉사단의 권유로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서에 서명을 했다.

"그늘막으로 설치된 천막 아래서 혈액을 뽑아갔어요. 그 후론 잊고 있었죠."

의대를 졸업하고 모교인 순천향대병원에서 내과 레지던트 2년차를 밟고 있던 지난 4월. 함 씨는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조직적합성항원(HLA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났는데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의사가 있느냐"면서 기증의사 재확인을 묻는 협회로부터의 전화였다.

골수 기증 서약서를 떠올린 함 씨는 큰 고민 없이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갓 결혼한 그는 "혹시라도 부모님과 아내가 반대하면 어쩌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아직 아이가 없는 지라 아내가 걱정을 하면서도 함 씨의 편을 들어줬다.

이식일정을 조정한 그는 건강검진을 받고 순천향대병원에서 6월 1일과 2일, 양일에 걸쳐 말초혈조혈모세포를 채취했다.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입원 다음날 아침 성분헌혈을 하듯 4시간 가량 조혈모세포를 채취한다. 이튿날은 2시간 가량 소비됐다.

혈액을 혈관으로 뺏다가 다시 넣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조혈모세포 채취가 끝나면 몸이 붓고 피곤해지기 십상이다.

지난 2일 조혈모세포 채취를 마치고 병실에 입원한 함남석 씨.
'의사가 아픈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한다'는 좋은 취지 때문일까. 순천향대병원에서는 함 씨에게 공가 5일을 줬다.

"기증자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말하는 함 씨는 "좋은 일을 하는 것도 뿌듯한데 더불어 칭찬까지 받게 됐다"면서 멋쩍어 했다.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면서 나아지는 환자도 있지만, 더 안좋아지는 환자도 보게 된다는 함 씨.

그는 "이번 일로 아픈 환자를 조금이라도 좋아지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다"면서 뿌듯함을 전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함 씨는 한 가지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4년 전 조혈모세포 기증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만큼 조혈모세포기증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조혈모세포, 환자와 관계가 깊은 의료진도 스스로 서약을 할때까지는 기증 내용을 잘 모른다"면서 "많은 국민들이 알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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