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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로만 약품비 억제하기엔 한계"

  • 최은택
  • 2011-08-29 06:44:58
  • 공단, 국외 출장 보고서…"이탈리아 실패 교훈"

기등재의약품 약가 일괄인하 정책이 약품비 증가를 억제시키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해외 실패 경험을 소개한 건강보험공단의 출장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 6월 작성한 국외출장 결과보고서에서 이 같이 보고했다.

국외출장지는 터키, 이태리, 스페인, 노르웨이 등 4개 국가였다.

28일 보고서에 따르면 이태리는 노인인구 증가 및 신약도입에 따라 약품비가 급증하자 약품비 상한제, 참조가격제 등을 통해 강력한 약제비 관리정책을 시행 중이다.

특히 2006년에는 약가를 4.4%, 5%, 5% 순으로 3단계에 걸쳐 총 14.4% 인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가인하로는 약품비 증가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을 인식하고, 제약사별 예산제를 도입해 예산초과분에 대해 제약사로부터 '페이백(환수)'을 받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약가인하에 따른 재정절감 효과보다는 총액관리 방식이 더 유의미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이 점을 들어 "우리나라는 기등재약목록정비, 사용량약가인하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약품비 비중이 29%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약가관리 뿐 아니라 사용량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태리의 약품비 상한제는 약가와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재정을 안정화할 수 있는 정책으로 검토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대로라면 이태리의 약가제도 개혁 수순은 기등재약에 대한 선 약가인하와 중장기 과제로 목표약품비관리제, 참조가격제를 검토하겠다는 복지부의 발표와 유사해 보인다.

문제는 사용량을 억제하지 못하는 약가인하 일변도 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점을 이태리 사례에서 알 수 있었지만 정부가 같은 방식을 선택했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현재 시행 중인 약가 통제시스템을 근간으로 총액관리방식의 사용량 억제 방안을 중단기 과제로 추진하는 것이 제약산업의 충격을 완화하고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근본대책이 아닌 단기 성과에 지나치게 매몰돼 (큰 폭의 약가인하로) 갈등을 부추기는 감이 없지 않다"면서 "테크닉만 있고 철학이 부재한 졸속정책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내년 시행목표로 내놓은 기등재의약품 일괄인하보다는 중장기 과제로 제시한 목표약품비관리제 도입을 서두르는 편이 한국상황에서 더 적절한 처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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