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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활한 한국 의사가 본 노벨의학상 수상자는?

  • 이혜경
  • 2011-10-08 06:44:48
  • 요약
  • 췌장암으로 사망한 슈타이만 교수…"자상한 옆집 할아버지 느낌"

2011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이 확정된 이후 췌장암으로 사망해 안타까움을 남긴 고(故) 랄프 슈타이만(Ralph M. Steinman) 교수.

국내 의료진 가운데 4년 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슈타이만 교수와 함께 연구한 이가 있다. 건국대 의생명과학과 강영선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포스닥 과정을 밟으면서 슈타이만 교수와 수지상세포를 연구한 강 교수. 그는 슈타이만 교수의 첫 인상을 '자상한 옆집 할아버지'라고 표현했다.

대학교수직을 포기하고 2002년 슈타이만 교수가 있는 락커펠러 대학 실험실에 들어가게 된 강 교수는 "늘 자상하면서도 실험을 하는 동안에는 엄청난 집중력과 지식을 발휘하는 슈타이만 교수 덕분에 우리 몸의 선천성 면역 체계를 평생 연구하고자 하는 결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 수지상세포를 연구하는 다른 연구원과는 달리 특정 탐식세포 수용체 연구를 맡은 강 교수는 2년간 2편의 논문을 완성했다.

탐식세포 분야의 모든 것을 '마스터' 했다는 느낌이 들자 강 교수는 슈타이만 교수에게 수지상세포 연구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하고 있는 일에 더욱 집중하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1년의 방황기도 있었지만 슈타이만 교수 지도에 따라 연구에 집중한 결과, 세계에서 처음으로 탐식세포의 세포막에 작동하는 네 번째 면역보체활성화 경로를 발견, Cell지에 논문을 발표하게 된다.

강 교수는 "새로운 면역보체 활성계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으나, 슈타이만 교수의 운명으로 미개척 선천성 면역 연구가 완성되지 못했다"면서 "교수님이 나에게 선사한 무언의 선물 같다"는 느낌을 전했다.

선천성면역 연구분야가 올해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분야로 선정된 계기에 대해서도 미개척 분야에 대한 보다 많은 연구 투자와 연구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강 교수는 해석했다.

선천면역과 적응면역으로 나뉘는 면역기전은 진균, 세균, 바이러스 등의 병원체가 생체 내에 침입할 때 이를 감지하고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면역계에 관한 연구는 적응면역 연구에 집중 돼 왔으며 슈타인만 교수와 강 교수가 진행해온 선천성면역 연구는 주목받지 못해왔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2007년 건국대 의생명과학과 재직이후 미국에서 수행하던 세포막발현수용체와 면역보체계의 협동작용에 관한 후속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면서 "향후 결핵백신, AIDS치료제, 동물용백신개발 연구 등을 수행, 슈타이만 교수의 연구를 잇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슈타이만 교수를 통해 어떠한 일을 함에 있어 '선택과 집중' 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는 것을 배웠다는 강 교수.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한 지치지 않는 성실성과 돌파력, 도전 정신을 가진 슈타이만 교수를 따라 국내 의료진 중에서도 노벨 수상자가 배출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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