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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억 유증' 에이비온 "계약금 수령·임상 가속"

  • 차지현
  • 2025-09-26 12:00:07
  • "누적 적자·차입금 부담에 유증 불가피…채무 상환·수익 구조안 구체화
  • ABN501 기술이전 MCA 조기 체결·업프론트 확보 강조…추가 L/O 타진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신약개발 바이오텍 에이비온이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또다시 정정했다. 회사는 유상증자 당위성과 앞서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의 위험 요인 등을 보강한 데 이어 단기 채무 상환 후 경영 계획과 수익 구조 확보 방안 등도 한층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이비온은 지난 25일 유상증자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에이비온의 증권신고서 정정은 이번이 두 번째다.

에이비온은 동반 진단 기반 항암 신약을 개발하는 업체다.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 출신 신영기 대표이사가 2007년 설립했다. 비소세포폐암 표적 항암제 후보물질 '바바메킵'(ABN401), 클라우딘3(CLDN3) 표적 항체 플랫폼 'ABN501', 항체-사이토카인 융합단백질 플랫폼 'ABN202' 등을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했다.

앞서 에이비온은 지난달 29일 2060만주 규모 유상증자와 4004만주 무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총 794억원을 조달, 운영자금과 채무 상환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2차 정정신고서에서 에이비온은 단기 부채 상환 후 구체적인 수익 구조 확보와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해 상세히 기술했다.

에이비온 측은 "파이프라인 연구개발과 기술이전 계약 지연으로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못하면서 이번 유상증자 대금으로 부득이하게 당사 사모사채와 차입금을 상환하고자 한다"면서 "향후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회사는 재무 불안정 관련 재발 방지책으로 자금조달 다변화, 기술이전·임상 가속 등 방안을 제시했다. 에이비온은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ABN501와 관련해 마스터 공동연구개발 계약(Master Collaboration Agreement·MCA)을 이른 시일 내 체결하고 계약급(업프론트)를 수령하도록 노력한다는 구상이다.

에이비온은 지난 6월 최근 ABN501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상대방은 비공개다. 총 계약 규모는 13억1500만달러(약 1조8008억원)이다.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업프론트)은 표적항체 1개당 500만달러로, 총 2500만달러(약 340억원)다. 개발 단계에 따른 경상 기술료(마일스톤)은 항체 1개당 5800만달러, 총 2억9000만달러로 책정됐다. 순매출에 따른 상업화 로열티는 항체 1개당 2억달러, 총 10억달러다.

다만 이번 계약에서 이전 대상 후보물질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실제 어떤 물질을 이전할지는 올해 안에 체결될 예정인 MCA에 따라 결정한다. 이전대상 후보물질이 지정되지 않으면 계약금조차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회사는 1차 정정신고서에서 "구체적인 이전대상 후보물질이 MCA를 통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이전대상 후보물질이 1개도 지정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당사가 수령할 계약금뿐만 아니라 향후 수령할 개발/상업화 마일스톤 금액이 없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위험성을 언급했다.

또 회사는 "특히 ABN501은 공정개발과 비임상 시험이 진행 중으로 통계적으로 최종 상업화까지 성공할 확률이 실패할 확률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술이전을 통한 수령 금액은 최대 수령금액보다 현저히 적거나 없을 수도 있다고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고도 명시했다.

그럼에도 에이비온은 2차 정정신고서에서 MCA를 조속히 체결해 업프론트를 수령할 수 있다고 피력하면서 투자자 불안을 완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에이비온은 ABN501 외 추가적인 기술이전도 지속 타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 ABN401의 경우 2028년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가속승인을 신청해 임상진행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희망퇴직과 비용 절감으로 연간 지출을 200억원 수준으로 낮추겠다고도 했다.

에이비온의 이번 유상증자는 누적된 순손실과 자본잠식, 고금리 사모사채와 단기 차입금 상환 부담 등 악화된 재무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에이비온은 기술이전 성과나 상업화에 따른 매출을 내지 못하는 가운데 지속해서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해 왔다. 회사의 R&D 비용은 2022년 199억원에서 2023년 258억원, 2024년 294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로 인해 대규모 순손실이 누적됐고 재무안정성 비율이 악화했다. 회사가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2022년 244%, 2023년 47%, 2024년 16%로 급락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동비율이 9%까지 떨어졌다. 부채비율은 2022년 60%에서 2025년 반기 273%로 뛰었다.

올 6월 말 기준 에이비온은 부분 자본잠식 상태였다. 부분 자본잠식이란 회사의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걸 말한다. 같은 기간 에이비온 자본총계는 116억원으로 자본금 143억원을 밑돌았다. 자본잠식률은 약 18.6% 수준이었다. ABN101 물질 생산 대금 13억원가량을 미지급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에이비온은 5회차 사모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청구에 직면했다. 자체 현금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회사는 이달 초 150억원 규모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해당 사모사채의 이자율은 연 8%로 에이비온은 고금리 부담을 해소하고 기존 차입금까지 상환하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에 나서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이비온은 사모사채 외에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차입금 27억5000만원을 갚아야 하는 형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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