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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약물 앨러지를 모르는 환자들 많아

  • 데일리팜
  • 2011-11-21 12:24:46
  • 요약
  • [45] 부작용과 약물 앨러지 구별 못하고 혼동

미국에서 앨러지는 참 흔하다. 특히 캘리포니아에는 나무가 많아서 그런지 계절성, 다년성 앨러지가 많다. 분지 지역에서는 화분이 날리는 계절이면 지형상 화분이 쉽게 빠지 않기 때문에 계절성 앨러지가 더 심하다.

학교에서는 치명적인 견과류 앨러지 때문에 땅콩이나 호두가 함유된 음식을 가져가서도 안되고 급식하지도 않는다. 땅콩과 관련된 유명한 비극적 앨러지 실화로는 십대 소년과 키스한 십대 소녀가 사망한 사건이다. 이 소년은 점심으로 땅콩버터와 잼을 바른 샌드위치(미국에서는peanut butter and jelly sandwich라고 부른다)를 먹고 땅콩에 치명적인 앨러지가 있는 소녀와 키스한 모양이다. 미량의 땅콩으로 인해 치명적인 앨러지 반응이 나타나 소녀가 사망했다.

약물 앨러지와 부작용을 혼돈하는 경우는 흔하다. DUR창에 약물 앨러지 경고가 나타나면 항생제 앨러지를 제외한 다른 약물 앨러지에 대해서는 일단 처방약을 조제해놓고 환자가 처방약을 찾으러 오면 정말 앨러지였는지 묻는다. 일례로 환자가 코데인(codeine)에 앨러지가 있는 경우 의사가 트라마돌(tramadol)을 처방하면 트라마돌은 코데인의 유도체이기 때문에 앨러지 경고가 뜬다. 대개 처방약을 내보내기 직전에 환자에게 "Are you allergic to codeine? What happened to you after taking codeine?"하고 물으면 한 80%는 이렇게 대답한다. "Yes. Codeine made me sick."

코데인을 복용한 후 소화장애가 나타나는 것은 앨러지가 아니다. 약물부작용이다. 어떤 약물에 앨러지가 있다면 발진, 담마진, 호흡곤란이 일어난다. 단지 어떤 약물을 복용한 후 메스껍고 속이 안 좋았다고 해서 앨러지로 등록하면 정말 필요한 약을 못 쓰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환자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다. 따라서 환자들에게 약물부작용과 앨러지를 구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진짜' 약물앨러지 중 가장 흔한 앨러지는 페니실린 앨러지인 것 같다. 대개 페니실린 앨러지가 DUR에 걸리면 우선 과거 처방력을 살펴본다. 페니실린 VK (Penicillin VK)에 앨러지가 있는데 아목시실린(amoxicillin)은 괜찮거나 아목시실린에는 앨러지가 있는데 세팔렉신(cephalexin)은 괜찮은 경우는 흔하기 때문에 과거 처방력을 보고 윤곽을 잡아야한다.

아목시실린에 앨러지가 있는데 세팔렉신에도 앨러지가 나타나는 경우(cross-sensitivity)는 교과서에는 약 10%라고 나와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5% 미만이기 때문에 과거 페니실린 앨러지 반응이 호흡곤란이 아닌 이상 세팔렉신을 내보낸다. 물론 페니실린 앨러지 환자에게 세팔렉신을 내보낼 때cross-sensitivity로 인한 발진, 담마진, 호흡곤란이 일어나면 즉각 복용을 중단하라고 경고한다.

얼마 전 간호사가 약국에 전화를 했다. 환자가 페니실린계 항생제에 앨러지가 있는데 약국에 등록된 환자 앨러지 프로파일을 보고 적합한 항생제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페니실린에 앨러지가 있더라도 대개 세파계 항생제에는 앨러지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세팔렉신을 처방하라고 했더니 이 환자는 이전에 페니실린계 항생제를 복용하고 호흡곤란이 발생했기 때문에 세팔렉신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페니실린 복용 후 발진이나 담마진이 앨러지 반응이었다면 세팔렉신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호흡곤란이었다면 위험이 너무 크다. 무슨 감염증이냐고 물었더니 미소하게 절개한 부분에 피부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페니실린도 안되고 세팔렉신도 안된다면 보험으로 급여되면서 피부 감염증 예방에 쓸 수 있는 비교적 저가인 약물은 씨프로플로사신(ciprofloxaxin)이라고 알려줬다.

실제 cross-sensitivity 확률은 교과서적 확률보다 훨씬 낮다. 어떤 환자는 페니실린을 복용하고는 발진이 생겼지만 아목시실린은 괜찮다고 한다. 설파계 항생제는 안되지만 치아자이드계 이뇨제(thiazides)는 괜찮은 경우가 많다. 약국 시스템은 설파계 항생제에 앨러지가 있는 환자에게 세레브렉스(Celebrex)가 처방되면 앨러지 경고창이 뜨는데 세레브렉스의 화학적 구조에 설파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 설파계 항생제와 세레브렉스 사이의 cross-sensitivity가 나타난 경우를 본 적은 없다.

제일 황당한 앨러지는 소위 '제네릭 앨러지'이다. 이전 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약물 앨러지의 정의를 모르는 환자는 무조건 약이 마음에 안들면 앨러지라고 한다. 그 환자에 의하면 'Generic makes me sick. I'm allergic to it"이란다. 이 환자의 프로파일에는 'Brand Only'라는 메모가 붙고 의사가 DAW(dispense as written)를 표시하지 않더라도 환자가 원하니 브랜드로 조제해준다(이런 경우를 보험처리상 DAW-2로 분류한다.) 물론 제네릭이 나온지 수십년된 브랜드를 원하는 경우 특별주문을 해야하고 당연히 보험도 급여를 해주지 않지만 백불이 넘어도 현금가로 구입하겠다는데(약국에서 이 환자만을 위한 오래된 브랜드를 주문하기가 귀찮지만) 가타부타 상관할 일은 아니다.

대개 이런 식으로 브랜드를 받아가다가 복용하는 약물 수가 점점 많아져서 브랜드 처방약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어떤 약은 제네릭으로 받아가겠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네릭 앨러지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결국 'Brand Only' 메모를 지워달라고 한다.

땅콩 앨러지나 벌침에 앨러지가 있는 환자에게 흔히 상비약으로 처방되는 약물은 휴대가 가능한 에피펜(Epipen)이다. 에피펜은 급성 앨러지 반응시 대퇴부를 향해 직각으로 에피펜을 세게 치면 바늘이 저절로 나오면서 에피네프린(epinephrine)이 근육주사되는데 치명적인 앨러지 반응을 막을 수 있다. 땅콩에 앨러지가 있는 어린이가 데이케어(한국으로 말하면 어린이집)를 다니는 경우 에피펜을 처방받아 가정과 학교에 각각 하나씩 둔다. 땅콩 앨러지에 경험이 있는 데이케어 교사들은 대개 에피펜을 사용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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