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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약사들이 반지하방을 드나드는 이유는

  • 김지은
  • 2011-11-26 06:45:53
  • 요약
  • 도봉·강북 여약사들, 독거노인에 복약지도 봉사

[동행취재]도봉·강북구 여약사위원회, 독거노인 봉사현장

25일 오전. 영하 5도가 넘는 강추위 속 도봉구 방학동 한 약국에 여약사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자자, 빨리 출발하자고요. 한 곳이라도 더 가서 뵈어야죠."

서로 안부인사를 나눌 시간도 없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약사들.

‘찾아가는 복약지도’를 통해 독거노인들에게 복약지도도 하고 영양제도 기증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도봉·강북구 여약사위원회 소속 약사들이다.

올해 초부터 여약사위원회 소속 10여명의 회원들은 날짜를 정해 돌아가며 관내 독거노인들을 직접 찾아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걸음을 재촉해 찾은 곳은 전립선비대를 앓고 있다는 어르신의 집.

오전 시간인데도 어두컴컴한 지하 통로를 지나 들어가니 퀴퀴한 냄새와 함께 2평 남짓한 방이 나온다.

자녀들과 단절된 채 정부에서 나오는 20만원 남짓의 보조금으로 살고 있다는 72세의 어르신은 자신의 집을 찾은 손님들이 반가운지 그동안 복용해 왔던 약들을 꺼내와서는 이내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물이 새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방안에서 약사들은 쭈그려 앉은 채 그동안 어르신이 복용해 왔던 처방약과 처방전을 꼼꼼히 살피고 복용방법을 설명한다.

"어르신, 약을 그냥 드시는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더 잘, 그리고 제대로 챙겨드셔야 해요. 제 번호 적어드릴께요. 궁금하신 것이 있으면 전화 주세요."

오혜라 약사(도봉·강북구약사회 여약사위원회 부회장)가 어르신의 손을 꼭 잡으며 약 봉투 한켠에 큼지막한 글씨로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 남겨놓는다.

걸음을 옮겨 찾은 곳은 20여년 째 가족들과 단절돼 생활하고 계시다는 할머니의 집.

사회복지사와 약사들이 들어서자마자 할머니는 지금 살고 있는 집주인이 당장 집을 빼라고 해 이사를 가야한다며 한숨부터 쉰다.

구청에서 연락을 받고 그동안 복용하던 약을 커다란 봉지에 한가득 담아온 할머니는 약사들이 이것저것 살피고 설명하는 모습을 보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이영실 약사(도봉·강북구약사회 윤리·근무약사 위원장)는 "할머니, 지금도 너무 고우셔요. 영양제도 잘 챙겨드시고 식사도 잘하시면 훨씬 더 건강해지실꺼에요"라며 미리 준비해 간 영양제를 건넨다.

"아이고, 이렇게 세상에 좋은 일 하시는 약사님들도 있고. 따뜻한 엽차라도 한잔 하고 가지."

한사코 따뜻한 차라도 대접하겠다는 할머니를 아쉽게 뒤로 하고 또 다른 집으로 걸음을 재촉하는 약사들.

6개월 단위로 이번 봉사를 진행하며 인연을 맺은 어르신들은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약손사랑의 마음이 한겨울 한파도 무색하게 할 만큼 곳곳에 따뜻하게 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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