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산업인가? 복지인가?
- 데일리팜
- 2011-12-07 0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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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사안을 평가할 능력이 없는 필자지만 산업적 관점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으며 직접 경험한 치과계의 일례로서 다양한 의료계의 변수들을 알리고자 합니다.
의료서비스가 산업인가 복지인가에 대한 논쟁이 우리사회에 있습니다. 외국인 환자유치, 신약개발 산업과의 연계 등에 대한 논의 시에는 산업으로 보이다가 사회취약계층의 의료수혜, 의료보험제도의 유지 및 확대 등에 있어서는 산업이 아닌 복지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공공의료의 복지성을 더 넓히려는 국민대다수와 의료서비스 종사자들인 의료인들의 불만은 충돌직전에 있는 상황입니다.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는 관련 산업인 신약연구개발 산업이 세계화되어야 미래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논의가 일고 있습니다.
양자택일의 문제인가? 영국, 유럽, 미국의 경우
유럽대륙은 대부분 2차 세계대전 이후의 복지정책을 지속하며 공보험위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훨씬 의료수가가 높지만 대부분 보험급여가 되며 국민들의 부담은 크지만 사회보장제도로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개인들의 능력에 따라 가입하는 사보험 위주의 시스템으로서 고가의 의료비용이 들어가며 세계최대의 의료시장을 형성하였습니다. 문제는 사보험을 들기 곤란한 중하위 30%의 국민들이라 합니다. 극빈층은 나름대로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보호가 되는데 반해 취약한 계층이 된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후 복지국가를 추구해온 유럽국가중 독특한 사례인 영국을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의 모델이었던 영국은 유럽국가중 공보험 서비스의 질 저하의 문제까지 겹쳐 결국 사보험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공보험과 사보험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현 제도가 어떤 방향으로든 바뀔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며 제도에 따라 큰 변화가 올 것입니다.
치과계- 복지, 산업화의 특이한 사례
과거 필자가 몸담았던 치과계에는 90년대 초 "환자도 고객이다"라는 저서를 썼다가 치과 의료계로부터 큰 반발을 당한 기업형 병원설립자가 있었습니다. 환자가 의사의 보살핌과 진료를 받는 사람이지 어떻게 고객이냐? 그럼 당신은 환자를 돈벌이의 대상으로 보는 거냐는 등의 비난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들어 급속하게 치과계는 본격적인 서비스경쟁으로 돌입하였습니다. 환자 발렛 파킹 서비스, 대기시간 10분 초과 환자를 위한 발마사지 서비스, 체계적인 의사, 직원 친절교육연수회사도 생겼습니다(발마사지는 규제로 중단되었습니다).
치과는 보험진료와 비보험진료가 1:3~5정도로 구성된 독특한 진료과입니다. 적자구조의 보험진료는 병원의 명성을 위해 수준이 유지되며 높은 수준의 의료기술은 주로 비보험진료에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덕분에 한국에서는 보험이 되는 진료도 최신 치료법이 잘 시행되고 있습니다만 치과의사의 부담으로 시혜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미국의 10% 수준의 신경치료비용은 그 자체로는 적자부담을 치과의사에게 안겨주지만 병원의 진료수준유지를 위해 그리고 이어지는 보철치료를 위한 서비스 개념으로 시행이 됩니다.
그러나 어려운 발치 등 보상이 따르지 않는 보험진료는 가급적 회피하고 싶은 상황입니다. 비보험진료과목인 교정이나 보철, 치과 임플란트의 시장 확대는 치과관련 기기, 재료산업을 키웠고 국내치과관련 기업들은 국내시장을 바탕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세계에서 치과 CT가 의원급에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하며 임플란트가 보급이 이렇게 많이 된 나라도 별로 없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대형치과들이 등장하여 가격경쟁을 주도하며 갈등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치과의사들이 우리나라 저수가 의료보험에 불만이 많지만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는 원동력은 보상, 즉 비보험 진료의 존재입니다. 비보험 진료의 수입이 보험진료의 수준을 유지시켰습니다. 많은 고가의 치료가 보험지정이 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덕분에 관련 산업도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일례로 90년대만 해도 임플란트는 고가의 외제 임플란트재료를 사용하였고 임플란트 시술비는 개당 300 만원 대였습니다. 2000년경부터 국산임플란트 회사가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낸 다음부터는 반 이하로 낮아진 임플란트재료 가격 때문에 10년 전보다 임플란트 시술비도 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이 예가 복잡한 의료의 속성이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일면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역시 주된 변수는 보험시스템과 서비스 제공자인 의료인입니다.
저수가로 공공보험시스템이 유지되며 치료기술이 발전하기 어려운 한국에서도 비보험 진료의 돌파구가 있으면 의료기술은 그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반면 보험 진료외 돌파구가 없다면 해당과는 진료수준의 저하가 뚜렷해지며 심지어 의사들은 타과로 이동하며 숫자가 줄어들게 됩니다. 임플란트를 담당하는 치주과는 원래 비인기였는데 90년대부터 인기과가 되었습니다.
복지차원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보험수가가 지나치게 낮게 설정이 되면 서비스 수준저하의 문제가 생기며 다양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전문의사 부재라는 국가적 문제는 현재 외과계열에서 심각한데 지방에서 혹은 서울에서도 수술 순번을 기다리다 죽을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의료의 방향
의료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국가경제,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이해가 얽힌 복잡한 문제라 필자 같은 사람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효율성이라는 관점도 복지라는 큰 관점에서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 특히, 의료인들의 우수성과 노력을 제한하는 것, 이로 인한 환자의 피해는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여명증가, 치료성공률 증가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데, 될 수 없는 방향의 제도는 아쉬운 일입니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더 나은 치료받기를 원하는 세계의 환자들이 있음에도 국내에서 공평성의 이슈 때문에 이들이 올 수 없다면 환자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일입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환자들에게 제공할 서비스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평하게 못 먹을 바에야 쌀을 그냥 버려야 한다는 논리는 다른 영역에서는 맞을 수도 있지만 생명을 다루며 살리는 절대가치를 지닌 의료에서는 틀린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의료인들이 갖는 불만은 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들은 정답이 무엇이라 말하기 어려운 것이며 국민여론, 공무원, 정치인들의 상식과 가치관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이 간과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것은 의료를 담당하는 종사자, 의료인에 대한 고려입니다.
경력, 숙련도, 국가별 직무가치 상대평가 등 객관적 가치평가가 아닌 국가예산상 배정의 문제로 자신의 노동력이 착취된다고 생각하는 의료인이 많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히 기본적인 진료과목들이 보험에 의한 피해를 많이 당하고 있습니다.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넓게는 약사 등 보건직군 종사자 대다수가 묵묵히 감수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기득권층이니 30년이 넘어서까지 계속적으로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서의 사회적 인식도 큰 애로사항입니다. 과거 교사와 의사는 우리 사회의 선생님이었습니다. 누구나 존경하는 직업이었고 스스로도 존경받고 있으므로 몸가짐을 조심했습니다. 학생, 환자를 위한 일이라면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는 교사, 의료인들을 우리는 모두 경험했었습니다. 이 사회의 숨은 공로자들 중에서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직군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교사와 의사는 존경받기 어려운 사회분위기로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분위기는 누가 조장한 것도 아니고 스스로 자초한 면도 없지는 않지만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피해자는 바로 비난하는 국민들인데 여론형성에서 조금만 사회적으로 인정해주고 희생정신과 훌륭한 사례들을 칭찬하고 모범으로 삼는다면 학생들, 환자들의 교육과 치료도 더 원활하게 될텐데…. 환자진료를 해보니 교육과 의료는 주는 사람, 받는 사람의 상대에 대한 태도가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을 절감했기에 현명한 지도자가 아쉽습니다.
의사도 고객이다
중국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1000개의 1000병상급 대형 병원을 지방에 지었고 건국 이후 처음으로 일반 대중들을 위한 공공의료혜택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를 운영할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입니다. 중국은 의사들이 사회주의 시절, 지도자였던 모택동이 천대했던 전통 때문에 우수인재가 의사가 되는 일이 드물다고 합니다. 당연히 국민들이 실력 없는 의사의 수준을 신뢰하지 않으며, 3~4년 단기의대 과정을 수료한 의사들도 많다고 합니다. 앞으로 지어질 수천 개의 보건소 소형병원의 의사수요까지 합치면 거의 100만명의 의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하며 턱없이 부족한 수준 있는 의사 때문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간혹 중국 정부에서 파격적인 조건으로 한국의사들을 개별 접촉하여 5000명 이상 데려가려 제안해오지 않을까도 예상도 해 봅니다.
언어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조선족도 많이 있으니 못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력수출이니 좋은 일일수도 있겠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국내 의료서비스 수준이 피폐해지고 해외에 실력이 있는 의사들이 있으면 중국이건 싱가포르건 우리 환자들이 말도 통하는 우리나라 출신의사가 있는 병원에 나갈 수도 있습니다.
세계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의료는 국경을 넘어 경쟁하는 의료서비스 산업, 의료서비스 복지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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