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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평생 통장하나 없지만 봉사는 천직"

  • 김지은
  • 2011-12-22 06:35:00
  • 국민훈장 받은 황의옥 약사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 당시 사고 현장에 뛰어들어 신음하는 피해자들을 몸소 구하던 30대의 한 젊은 약사가 있었다.

그 약사는 30여년이 지나 일흔 고령으로 청와대에서 평생을 남에게 헌신하며 바친 봉사정신을 인정받아 국민훈장을 받는다.

"40년 여간 약사로 일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봉사야 말로 제 천직인 것 같아요"

전북 전주에서 40여년 간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황의옥 약사.

그는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봉사활동이야 말로 자신의 천직이자 제2의 직업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고등학교 시절 청소년적십자 활동을 하며 봉사의 '참 맛'을 알았다는 황 약사. 그가 어려운 가정 형편에 공부를 해 약대에 진학 한 것도 전문적인 능력을 가지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 능력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남을 돕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형편이 어려워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약사는 제가 생각하는 남을 위해 사는 삶과 가장 맞아떨어졌다고 할 수 있죠"

황 약사가 본격적으로 봉사에 헌신하게 된 것은 전주시약사회장, 경북약사회장을 지내면서부터였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사고 현장이나 수해 현장 등에서 봉사를 해왔지만 지역 약사회장 직을 맡으면서 더욱 체계적이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봉사에 전념하게된 것이다.

그 중 그가 중점을 두고 추진했던 일 중 하나가 바로 약물 오남용 방지와 마약퇴치 운동이다.

90년대 마약이나 약물 오남용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던 시절, 황 약사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마약퇴치운동본부를 설치하고 중·고등학교와 교도소 등을 돌며 잘못된 약물 복용으로 수렁에서 헤매는 환자 구하기에 앞장섰다.

그러던 중 마약으로 고생하던 한 젊은 청년과 인연을 맺어 청년이 재활할 수 있도록 꾸준히 도와 몇 년 전 결혼식에서 주레까지 봤던 사연은 여전히 그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의 '봉사 전도사' 역할은 전주시 내에서도 유명했다. 그동안의 활동이 인정을 받으면서 2000년대 와서는 전주시에서 운영하는 자원봉사센터장과 전주시 자원봉사연합회장까지 역임하게 된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좋은 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됐어요. 그래서 약국 업무도 바쁘지만 지역 주민들과 시에서 권하는 센터장 직을 수행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거죠"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50여년을 넘게 남을 위해 산 그의 공로는 결국 대통령 훈장이라는 값진 결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이번 훈장은 국가에서도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봉사, 기부단체, 국민들의 추천을 통해 엄정히 선정돼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한마디로 황 약사가 '국민이 뽑은 1호' 훈장 대상자가 된 것이다.

황 약사는 "약사로 40년을 넘게 살았지만 지금까지 내 앞으로 된 통장 하나가 없다"며 "하지만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약사로서 건강지킴이 역할에도 충실하고 더불어 자원봉사 운동의 전국적인 확산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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