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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판매, 일반인 약국개설 빌미 줘"

  • 영상뉴스팀
  • 2012-01-13 06:44:56
  • 광주·전남 젊은약사 한 밤의 토크…"리더십·소통부재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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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문제를 바라보는 지방의 젊은 약사들 마음은 어떨까?

데일리팜 영상뉴스팀은 지난 10일 광주 전남지역에서 약국을 하고 있는 30·40대 약사 3명을 초대해 김대중컨벤션센터 인근 한 카페에서 '약사사회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토크를 진행했다.

이날 토크에 참여한 이승용(42) 약사는 전남 해남에서 소망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얼마전까지 대한약사회 전문위원으로 '슈퍼판매' 논란의 한 중심에 서 있기도 했다.

고형석(39) 약사는 광주의 동광주조제약국 대표약사다. 윤정현(40) 약사는 얼마전까지 약국을 운영하다가 현재는 쉬고 있다.

다음은 이날 토크 내용을 정리한 글이다.

▶고형석 : 요즘 제가 느끼는 것은 피로감이에요.

▶이승용 : 피로감?

▶고형석 : 네. (슈퍼판매 논란이)장기화 됐잖아요. 그리고 (약사회)집행부에서 딴 소리를 하는 셈이 됐잖아요. 민초 약사들은 일종의 피로감을 느끼는 거죠. 가시적인 성과는 없이 이렇게 되지 않았느냐. 한 마디로 정책을 끌고 가는 집행부의 리더십 부재다.

▶윤정현 : 밀실협약을 한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10인 협의회가 있었다는 것도 요즘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됐어요. 그 분들한테 16개 시도지부장의 전권이 들어가 있었다는 것도 몰랐던 사실이고. 그네들이 어떤 상황에서 전향적 협의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배경 설명도 납득이 안 가는 상황이죠.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윗선에서 끌고 가는 모습이 답답하죠.

▶이승용 : 복지부가 먼저 (협상)하자고 얘기 했으면 복지부는 논리적 모순에 빠지는 거예요. 왜냐하면 진수희 장관 때인 10월달에 국회에 (약사법개정안)법을 냈잖아요. 근데 복지부가 새로운 약사법을 갖고 약사회랑 얘기하겠다고 하면 기존에 낸 법안을 복지부 자신이 부정하게 되는 꼴이죠. 그래서 (복지부가)약사회에 요구했어요. 약사회가 전향적 협의를 하겠다는 공문을 (복지부에)먼저 보내라. 형식은 그렇게 취하자. 그렇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도 나중에 밝혀지겠죠.

▶고형석 : (약사사회)소통이 전혀 안된다. 위에서 아래로건 아니면 그 반대건 단절된 느낌을 많이 받고. 관심을 갖고 SNS나 약사회 소식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아래로 잘 내려가지 않는다. 그런 부분들. 그래서 언론을 통해서 전향적 협의라는 말을 들어야 되고 (슈퍼판매 대상이)6개 품목이라는 것도 언론을 통해서 들어야 되니까 실제 약사회 소식 전달체계를 통해서는 전달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거죠.

▶이승용 : 복지부는 과장, 국장, 실장, 차관, 장관인데 과장선에서 얘기했다는 말이 있어서 협의라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지켜질지도 잘 모르겠어요. 전향적 협의 전까지는 투쟁위원회 계시던 몇 분이 협의팀에 들어 갔는데 그분들에게 물어 본 게 있어요. 혹시 협의할 때 이런 것들을 고려했느냐. 만약에 편의점에서 감기약을 사 먹고 약화사고가 발생 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대책이 있었느냐고 물어 봤어요. 저는 이 싸움이 복지부와의 싸움이 아니라 조중동 종편, 의료민영화 세력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약화사고가 조금이라도 일어나면 여론을 조작해서 편의점에 약사를 고용해서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여론을 만들 것으로 봐요.

▶고형석 : 일반의약품이 약국 밖으로 나가는 것은 국민 편의성이나 약에 대한 접근성보다는 약물 취급에 대한 접근성이 늘어나는 것이죠. 편의점에서 약을 팔게 되면 (제약회사나 도매업체)이쪽에서 일하는 분들이 지인들을 통해서 약에 대해 물어 본다는 거죠. 그분들은 약에 대해서 잘 안다는 착각에 빠진다는 거죠. 편의점을 운영하고 약을 취급하면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거든요. 그러면 나도 약국 할만 하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거죠. (약사가 아닌 일반인의)약물 취급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이게 일반인에 의한 약국개설 즉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과 맞물려서 여론이 흘러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죠. (약사)직능에 대한 자존감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 생길 것이다는 거죠.

▶이승용 : 진짜 약사법이 통과되느냐 여부가 2월(임시국회)에 결정이 될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윤정현 : 법이 통과된 것도 아니고 협의 중인데 복지부에서 벌써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어서 국민들은 속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리면 편하게 아무데서나 약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어요. 일종의 밑밥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종 협의안이 나오게 되면 우리 민초약사들은 또 충격에 빠지고 김구 퇴진운동이 거세지겠죠. 협의안이 나오기 전에 막을 수 있으면 좋은데 그걸 누가 해줄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고형석 : 철학이 있다면 이런 걸 간과하고 넘어가서는 안되죠.

▶윤정현 : 최근 의약외품 44개 품목이 나가고 나서 어떤 사람들이 약국에 오냐면 우리 가게(슈퍼)에서 소화제를 팔아야 되는데 사람들이 알약도 원한다면서 당연하게 사가요. 이미지가 그렇게 변하고 있어요. (협의 후)6개 품목도 소포장으로 나가게 된다면 (약물)취급이 넓어지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당연히 약사가 하는 게 아니라 이것은 소득창출을 위해서 우리가 해도 되는 경제적인 행위로 보여지기 때문에 (약사)직능 자체가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되죠. 약사라는 소명의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요.

▶이승용 : 국민 불편한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시간이 없어서 못가는 경우, 전문약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인데 지금 (정부에서)논의되는 슈퍼판매는 (국민 불편의)30% 밖에 해결이 안되는 거예요. 그것 마저도 이명박 정권에서는 자기 돈 내고 편의점에서 (약)사먹으라는 거죠. 저는 이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거죠. 이 부분을 (약사가)싸워줘야 국민들도 설득할 수 있고….

▶고형석 : (슈퍼판매)문제의 근간은 의약분업 시작과 동시에 의원 밑으로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약국에 대한 접근성과 개문 시간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문제 중에 하나라고 봅니다. 그러면 공공의료 확충 등 국가에서 해결할 수 있는 큰 로드맵을 갖고 접근을 해야지 일반의약품(슈퍼판매)로 실제 살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은데. 그런 편협한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제도라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을 알려 나가야 되죠.

▶윤정현 : 지방약사로서 대한약사회에 바라는 게 있다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10개중 5개만 뺏기고 나머지는 지키고 있자. 뭐 이런 방어적인 협의를 할 게 아니라 우리 직능을 지킬 수 있는 공격적 자세도 취하면서 복지부와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이승용 : 저 뒤에 있는 건물이 김대중 컨벤션센터입니다. 김 전 대통령이 하셨던 말씀 중에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벽을 보고 욕이라도 해라 이런 말씀이 생각나는데요. 오늘 그 말이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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