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약국, 커피와 우유, 그리고 까페라떼
- 조광연
- 2012-02-23 12: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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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초원을 달리는 얼룩말의 무늬는 흰 바탕에 검은 무늬일까? 검은 바탕에 흰 무늬일까. 개인적 경험일지 모르겠지만 학창시절 시험에서 틀렸던 문제를 다음 시험에서 또 틀려 치를 떨었던 것처럼 얼룩말 무늬는 언제라도 헷갈린다. 누군가 얼룩말의 표면적 정체성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뭐라 말할 수 없다. 한때 분명하게 알았는데도 말이다. 실제로 흰 바탕이든, 검은 바탕이든 그들은 얼룩말로 불려질 뿐이며, 그것을 몰랐다고 해도 우리들의 삶은 병아리 눈물만큼도 지장받지 않는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안전상비약법이 통과돼 새로운 환경이 펼쳐지면 소비자들에게 약국과 편의점은 얼룩말의 무늬처럼 비쳐질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아주 동떨어진 것으로 인식돼온 편의점과 약국의 이질성은 세월의 세례를 받을수록 긴가 민가 모호해질 공산도 적지않다. 바로 교집합인 의약품 때문이다. 물론 약국에 더 많은 의약품이 진열되어있지만, 편의점에도 20개 이내 의약품은 있는 까닭에 소비자들의 인식체계는 흐릿해 질 것이다. '의약품=약국'이라는 등식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최근 만났던 약계 인사 두 명이 똑같은 이야기를 해 놀랐다. 편의점이 안전상비약을 포섭한다면, 약국도 편의점을 끌어 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편의점 안에 '미니 약국'이 생기는 것처럼 약국 일부를 '미니 편의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은행 옆 현금인출기 코너처럼 약국 일부를 구획한 후 안전상비약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주력상품 일부를 판매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약국이 일하지 않는 밤을 지켜내고 나면 편의점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이들은 판단했다. 인력을 상주시키는 문제도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활용하면 해결될 수 있다고도 했다.
약국 입장에서 관건은 인건비 등 관리비용이 될 것이다. 두 명의 관계자는 공통적으로 비용을 비용으로만 보지 않았다. 이 사회 안에 약사들의 헌신을 투영함으로써 약사 전문직역을 굳건히 지켜나 갈 수 있는 투자라고 생각했다. 또 국민들이 질문한 편의성에 대답함으로써 더이상 많은 의약품들이 약국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차단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이 방법이 현실에서 가능한지, 혹은 유일한 방법인지 아이디어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겠으나 약사 사회 안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흐르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요즘 편의점에 가보면 참으로 많은 커피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언뜻 커피니까 커피 전문기업들이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거의 모두 우유회사들이 커피를 끌어들인 상품들이다. 커피와 우유가 퓨전된 까페라떼의 주인공은 발빠른 우유업체들의 차지로 돌아간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안전상비약 헤게모니도 결정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편의점이 유리해 보이지만, 그 못지 않게 소비자 가까이 있는 약국도 변신하면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 약국이 퓨전적 사고를 가지려고 한다면 종래에 지켜온 순수주의적 태도를 배격하고 다른 무엇인가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발칙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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