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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DUR, 엄청난 잠재력 놀라워"

  • 김정주
  • 2012-03-14 06:44:48
  • 요약
  • 병원쏠림 현상 심각…"기반 갖춰놓고 DRG 못해" 지적

[단박인터뷰] OECD사무국 마크 피어슨 보건분과장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면서 적정 이용을 유도해 급여 재정을 안정화시키려는 노력은 이미 세계적 추세다.

의료의 질 향상과 재정 건전화라는 '양 날의 칼'을 두고 보건의료 선진국들은 어떤 묘책을 쓰고 있을까.

지난해 ' OECD 회원국 의료의 질 검토보고서'를 출간한 OECD 사무국 총책임자 마크 피어슨(Mark Pearson) 보건분과장이 이에 대한 해답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마크 피어슨 분과장은 오늘(14일) 오후 있을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동주최 'OECD가 본 한국의 의료제도' 국제포럼에 참가, 한국의 성과를 조명하고 과제를 짚을 예정이다.

그는 13일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한국 DUR 시스템의 엄청난 잠재력에 놀랐다"고 극찬하면서도 "선진국 중 포괄수가제(DRG)를 도입하지 못하는 몇 안되는 나라"라며 쓴소리를 했다.

OECD 관점에서 바라본 현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성과와 문제들을 들어봤다.

-한국 보건의료 시스템을 평가하고 개편해야 할 점을 꼽아달라.

= 장점부터 말하자면 (급여) 치료범위가 확대되고 성과를 빠르게 진전시키고 있다는 점, 다양한 환자와 질병 대상군에 걸쳐 급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런 성과에 힘입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OECD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GDP 7%에도 못미치는 건강보험료를 내고도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자수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병원 위주로 짜여진 의료 시스템도 문제다. 병원 서비스 공급이 지나치게 많은데 반해 급성질환의 후속치료나 예방치료는 충분치 않다.

이런 체계로는 급증하는 만성질환자들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기서 1차 의료 활성화 필요성을 발견했다.

물론 현재 한국에서 드러나고 있는 문제는 의료 시술 자체가 결코 아니다. 한국에서 시술되고 있는 대부분의 의료 서비스는 이미 최고 수준에 다달았다.

내가 말하는 품질의 문제는 '무엇을' 하느냐와 관련된 것으로, 한국은 이 부분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가다간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지출이 높고 치료 접근성이 높기 때문인데, 의료비 증가추세는 유지될 수도 없거니와 계속돼서도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평원 등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많으니 이를 활용해 개선시킬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은 높다.

전반적으로 한국은 행위별수가제보다 포괄수가제( DRG)가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많은 선진국들이 이 체계로 전환해 성공했다.

한국은 고도화된 보건의료 기반을 갖춰 놓고 있으면서 제대로 DRG를 도입하지 못하는 극히 드문, 소수의 선진국이다.

(경험적으로) DRG를 도입해도 의료계 우려처럼 '세상이 끝나는 일'은 결코 없다.

-한국은 정책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 갈등도 존재한다. OECD 국가들은 어떤가?

= 물론 공급자 단체나 공급자가 정부의 이익과 항상 일치할 순 없다. 지난 15년 간 OECD 회원국 사이에서도 이 같은 갈등은 어떤 형태로든 있어왔다.

현재 갈등 중인 국가를 살펴보면 헝가리의 경우 공급자들이 정부 정책에 반발해 파업하고 있고 체코도 의사단체에서 "퇴직하고 이민가겠다"고 정부를 협박하는 상황이다.

영국도 건강보험 초창기 마찬가지 경험을 겪었다. 영국은 당시 의사들과 갈등이 엄청났다. 심지어는 당시 보건장관이 "이렇게 나가면 의사의 입을 금으로 막겠다"며 대책을 세울 정도였다.

OECD 국가 중 시스템 개혁을 위해 의료인들을 회유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개별 임상이나 치료의 품질 평가를 의료인들이 직접하고 모니터링하게 한 것이 그 예다.

다만 의료인들에게 운영상 자율권, 즉 독립권을 주되 정부가 이를 관리 감독하면서 전체 시스템을 관장하는 방식이다. 이는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한국 의료계 일부에서는 OECD 보고서가 의사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한다. 저수가가 근간이라는 것인데, 이에 대한 견해는?

= 이번 보고서는 한국에 파견된 OECD 담당 팀들이 의사협회, 병원협회, 간호사협회를 두루 방문해 경청한 뒤 작성된 것이다. 물론 우리도 수가와 관련해 한국 의료계의 반발을 잘 알고 있다.

한국의 경우 현 상황에서 수가와 연계한다면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제도적 툴을 마련해 이를 기반으로 정부와 공급자가 생산적으로 논의하는 것이다.

물론 의료계가 주장하는 적정 수가는 '어느 정도' 공감한다. 그러나 그들이 원하는 단순한 수가 인상은 결코 정답이 될 수 없다. 다른 변화 없이 수가만 올린다면 과잉진료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수가만 올리기보단 행위별수가제와 DRG를 병행해 공급자 수익보전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한국 DUR에 대한 평가가 두드러졌다. DUR에 대해 평가한다면?

= 매우 좋다. 놀라웠다. OECD가 한국의 DUR과 "사랑에 빠진" 이유는 현재 DUR의 성과보단 갖고 있는 잠재성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지금은 약품 유효성분의 화학적 충돌 방지에만 이용되고 있지만 추후 환자 병력을 접목한다면 엄청나고 강력한 효과를 볼 것이다.

진단 과정에서 치료 점검까지 모두 확인해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인데, 예를 들어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환자가 있다면 DUR로 제대로 치료받고 병 진행 상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정보와 관련한 법적 장애만 극복한다면 잠재력은 무한대다.

-한국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1차 의료 강화를 위한 제언을 한다면?

=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겠다. 첫번째는 수련의들의 1차 의료기관 실습을 통해 인력을 확보하고 중요성을 자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의사들은 비용효과적으로 치료하면서도 1차 의료 품질 확대에 팔을 걷고 나서야 한다.

두번째는 건강보험 예산 일부분을 1차 의료에 할당해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다. 일반 임상의들이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 동력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세번째는 1차 의료 단계에서 예방과 건강증진, 재활치료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시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심평원이나 타 단체가 보유한 고품질의 데이터를 활용해 문제를 대폭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다만 투자비용과 시간 등 우선순위를 정해 판단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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