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이 말한 '망할 병원'과의 1500일 스캔들
- 이혜경
- 2012-03-19 06: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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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국 전 원장, 중대용산병원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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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동안 용산병원을 '작소병원(작은것도 소중히 하는 병원)'이라 부르며, 많은 변화를 보여준 민 원장이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1500일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2005년 1월 말, 재단으로부터 민 원장은 "어차피 곧 없어질 병원, 자리만 지키는 차원에서 병원을 운영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의 아내와 연애하던 대학시절, 겨울 데이트엔 항상 (당시엔 고가의) 귤 몇 알을 챙기는 세심한 배려 덕에 결혼에 성공했다는 민 원장.
귤 하나가 꼼꼼하고 세심한 평소의 성격과 신념을 보여준다는 그는 재단의 병원장 제의에 "망할 병원을 왜 맡으라고 합니까? 일으켜 세우라는 뜻이라면 한번 해보겠다"면서 그해 봄, 병원장으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담장이 무너지는 순간 병원의 낡은 이미지가 무너지는 것 같았고, 내친김에 민 원장은 경비실까지 부쉈다.
그는 "벽과 경비실을 부수자 용산구청에서 당시 2000만원(민 원장 추산) 가량의 나무를 병원내 심어줬다"며 "의자를 놓고 화단을 만드니 '규정상 안된다'고 반대하던 직원들의 마음도 열리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민 원장은 낡은 병원의 인테리어를 바꾸기 위해 와이프와 매주 맛집을 찾아 사소한 것부터 사진을 찍어 병원에 적용했다.
그 중 하나가 남자 화장실 소변기내 얼음을 부워 놓는 것이다. 한 음식점의 화장실에서 얼음을 둔 것이 모티브가 됐다.
그는 "얼음이 녹으면서 변기의 소변을 씻어내기 때문에 악취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직원들에게 얼음을 놓도록 했다"며 "집에 온 손님을 더러운 화장실로 안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1500일의 스캔들에서 다룬 에피소드 가운데 민 원장은 55페이지에 있는 '주기 쉬운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주라'는 편을 손꼽았다.
1인용 병실에 신문을 넣기로 한 건의안이 올라오면서 구독률 높은 신문으로 넣으면 되지 않느냐는 직원을 꾸짖은 것이다.
민 원장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신문을 구독하는데, 병실에 신문을 놓을때도 취향을 물어 선호하는 신문을 준비하자고 제안했다"며 "한 환자는 퇴원을 하면서 보고 싶은 신문을 볼 수 있어 좋았다며 피드백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원장이 되고 중대의료원 재단이 두산그룹으로 바뀌면서 임기를 마무리 짓는 줄 알고 3년 반의 임기를 정리하자는 생각을 했었다"며 "초고를 쓰기 시작하다가 2년 정도 더 일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집필한 것은 1년 6개월 전"이라고 말했다.
민 원장은 "일부 병원장은 자신이 임기동안 희생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병원장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며 "얻은 것을 베풀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고 귀띔했다.
이제는 사라진 용산병원이 고전을 거듭해왔던 가장 큰 이유로 익숙함을 지적한 민 원장은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변화가 생기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차가운 규정보다 따듯한 위반이 좋다는 것을 독자들이 알아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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