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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복지부, 복권 당첨되고 싶다면

  • 데일리팜
  • 2012-04-30 06:44:53

제약산업계가 그토록 반대했던 '일괄 약가인하 제도'가 이달초부터 엄연히 시행되면서 어찌해 볼 수 없는 '제약 생태계의 상수'로 자리잡자 제약회사별로 활로를 뚫어내기 위한 움직임 역시 활발해지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매출 규모로 톱 랭킹의 한 제약사는 굴지의 컨설팅 업체에게 세계 제약환경과 자사의 역학관계를 파악해 달라고 주문했는가 하면, 다른 제약회사들은 우리와 비슷한 환경에서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다케다 등 일본 기업 번치마킹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컨설팅업체에게 맡겼든, 스스로 벤치마킹에 나섰든지 간에 제약회사 오너와 CEO들이 손에 받아 쥔 보고서의 최종 결론은 지나칠 정도로 단순하고 단호하다. '생존의 길은 지속적인 R&D와 글로벌 활동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복권에 당첨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복권을 사라'는 명언을 제약산업에 대입해 보자. 그러면 그 말은 '지속적 생존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R&D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라'는 엄중한 교훈으로 치환된다. 더이상 국내 제약회사들에게는 서성거릴 시간도, 물러설 공간도 없다.

그동안 각종 삶의 영양소를 제공했던 국내 제약산업계의 생태계는 몇년 새 완벽하리 만큼 변모한 것이 사실이다. 진흥원 고경화 원장이 "제약회사 경영자분들도 얼마전 임채민 장관이 참석한 제약 CEO 모임에서 생태적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한 것처럼 제약계스스로도 둘러싼 환경이 상전벽해처럼 변해 버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일괄 약가인하, 리베이트 쌍벌제와 빡빡해진 공정경쟁규약, 일반의약품의 부각 등 상상하기 쉽지 않았던 요소들이 생태환경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일괄 약가인하로 겪는 단기적 영향을 만회하기 위해 사업을 구조조정하거나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임시방편의 조처는 취할 수 있을 망정 긍극적인 생존은 R&D와 글로벌 진출에 있음을 국내 제약회사 오너와 CEO는 명심해야 한다. 한국노바티스 에릭 반 오펜스 CEO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연 제2회 보건산업정책포럼 연자로 나서 "노바티스가 세계 시장 빅파마 중 유일하게 두지릿수 성장을 한데는 매년 100억 달러 이상 투자한 결과"라고 신바람을 냈다. 실제 글로벌화 된 일본의 다케다, 다이이찌 산쿄, 아스텔라스, 에자이, 쥬가이, 오츠카 등도 모두 세계 시장에서 매출의 절반 가량을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혁신제약'으로 방향을 튼 정부 정책은 '단기 충격을 무시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시대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며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 단계에 진입했다. 그렇다고 한다면 국내 제약회사들도 주춤거리지 말고 R&D에 투자하고 글로벌 시장을 끊임없이 노크해야 한다. 정부는 이같은 길을 가려하는 기업들이 자본 융합을 할 수 있도록 M&A 유인책 등을 꾸준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다만, 모든 제약회사가 화이자나 노바티스, GSK, 다케다와 같은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실력에 맞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크고 작은 기존 제약회사들이 일반의약품 전문기업, 원료의약품 전문기업, 생산전문기업, 판매전문 기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을 모색하도록 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다.

최근 임채민 복지부 장관이 몇몇 제약회사를 방문하면서 제약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혁신형제약'에서 더 진전된 것이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필요한 제약산업의 생태계는 단순히 혁신제약 인증을 받은 몇몇 곳이 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기왕에 크든 작든 실력을 확보하고 있는 제약산업이 나름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이 나올 수 있도록 세계의 다양한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합당한 지원을 하는데 나서야 할 것이다. 지난 1년, 약가인하를 두고 정부와 업계가 극한 대립의 과정을 겪었다면 이제부터는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정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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