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협상 5년…건보공단 약제부서 위상 흔들린다
- 최은택
- 2012-07-12 0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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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단 안에서 기피 부서...'전문성·일관성 2%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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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약가협상 시행 5년과 관련 업무부서

약가협상 업무 라인은 이 기간동안 2급 부장 3명이 이끄는 2부1팀 체제로 조직이 두 배 가량 커졌다.
전체 약품비 대비 재정절감 기여율은 0.3% 수준으로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이 기간동안 건강보험 재정을 2000억원 이상 절감하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약제 라인을 바라보는 내외부 평가와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약제업무의 핵심역량인 전문성조차 의심받고 있다. 최근에는 5년 가까이 협상업무를 진행해온 파트장(차장) 2명이 자진퇴사한 데 이어 2급 부장 2명이 교체되면서 또 한번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약제부서 현황= 보험급여실 내에 약가관리부(3개 파트), 약가협상부(3개 파트), 사용량협상팀(TF, 2개 파트) 3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 인력은 지난달 25일 현재 22명으로 이중 16명이 약사다. 업무 분장상으로는 약가협상부는 신규 신약 협상, 사용량협상팀(TF)은 용량연동협상을 담당한다.
또 약가관리부는 약가협상 업무를 지원하거나 제도개선 사항을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협상명령 약제가 많으면 3개 부서에 모두 협상약제가 배당돼 부서 간 경계와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추진실적= 올해 5월말 현재 건강보험공단에 협상명령된 약제는 총 630개다. 이중 596개 품목에 대한 협상이 완료됐는데, 합의율은 86.4%(515개 품목) 수준이다.
유형별로는 신규 신약이 264개 품목(44.3%)으로 가장 많고, 사용량 연동 245개 품목(41.1%), 조정신청 121개 품목(20.3%) 순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약제비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재정 절감 기여도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실제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이 244개 품목을 대상으로 약가협상을 진행한 결과 369억원의 재정절감 성과를 얻었는데, 이는 전체 약품비의 0.3% 수준에 머물렀다.
2007~2011년 누적기준으로 보면 553개 협상품목에서 2220억원을 절감했다고 건보공단은 추계했다.
◆현안 과제= 약가협상제도는 제도시행 5년만에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재정절감 효과의 실효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리세팅'을 모색하고 있는 것. 환자 접근성 제고차원에서 협상을 다변화하는 것도 현안 과제다.
예컨대 리스크 세어링 도입방안, 사용량-약가연동제 유형 통합 재분류 등이 그것이다. 건보공단은 복지부와 협의해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하면서 제약업계와 소통 창구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세팅도 중요하지만 이탈하는 전문 인력을 포섭하기 위해서라도 약제 업무 라인을 조직 내에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건강보험료 부과와 징수, 사후관리, 요양보험 등의 업무를 관장하는 1만2000여명의 거대 조직 속에서 20명 안팎의 약제업무 라인은 '고립된 섬'에 지나지 않는다.
조직 내 위상은 이렇게 낮지만 내외부 감사 때마다 고역을 치르는 것도 약제업무 부서다. 실제 약제업무 부서는 그동안 내부감사, 국정감사, 복지부감사, 감사원 감사에서 매번 이른바 '지적질'을 당해왔다.
특히 2010년 터진 제약사와 '부적절한 관계' 의혹은 검경조사로 이어지면서 약제업무 담당자들을 잔뜩 주눅들게 했다. 이런 한파를 거치면서 약제업무 담당자들은 하나씩 둘씩 건보공단을 떠났다.
최근에는 약가협상 초기부터 자리를 지켜왔던 배테랑급 차장 두명까지 이탈대열에 합류했다. 5년의 기억을 온전히 갖고 있는 파트장은 이제 단 한명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용량약가협상제도를 손질하는 가운데 사용량협상팀장이 최근 교체됐다. 지난해 4월경 팀장으로 배치돼 업무를 알만한 시기에 자리바꿈이 이뤄졌다는 게 내외부의 평가다. 약가협상부장은 아예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전보 조치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약제업무 라인의 전문성과 일관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건강보험공단 내부 관계자는 "약가협상 업무는 협상 담당자들이 국내에서 최고 전문가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들고나는 사람이 많아 이 전문성을 온전한 성과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계 한 관계자도 전문성과 일관성 결여를 약제 협상 라인이 처한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실장과 부장들이 비약사로 구성돼 전문성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렇게 인사이동이 잦으면 업무의 일관성조차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약사 부장들이 조직을 이끌다보니 협상 실무를 담당하는 파트장들의 재량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자체는 특성상 재량을 기반으로하지만 파트장에 따라 협상에 임하는 태도가 다르다면 제약사 입장에서는 곤혹스런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권한이 남용되지 않도록 재량권 행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독립조직으로 위상제고=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한 전문가는 건강보험공단 스스로 약가협상의 중요성과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이런 상태로 약가협상이 위축된다면 공단에 약제업무를 나눠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 시행 5년 간 심평원 약제관리실은 전문성과 업무 역량을 한층 높인 반면, 건강보험공단 약제 라인은 정체돼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약가개선부의 경우 보험자 입장에서 현행 약가제도 전반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약품비 지출을 합리화할 제도개선 방안을 내놔야 하는데, 다른 부서 지원업무나 복지부 회의에 동원되는 부수적 역할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정체성이 모호하니 역할도 없다는 것이다.
전직 공단 고위 임원도 약제업무 라인의 역할과 정체성을 진단하고 재정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약가협상 라인을 보험급여실에서 분리시키는 것을 대안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가칭 '약가협상관리단'을 신설해 전문성이 있는 단장(개방형 직위)이 3개 부서를 진두지휘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조직의 전문성과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서 과감히 협상 라인을 '관리단' 등의 형태로 승격시키고 전문가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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