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지지층 확보했으나 정부와 소통 단절은 숙제
- 이혜경
- 2012-08-13 06: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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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환규 의협 집행부 출범 100일…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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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5일 9년만에 진행된 의협회장 간선제 투표에서 58.7%의 득표율로 압승한노 회장은 3년간 자신을 도울 인사들로 캐비넷 구성을 마치고 5월 1일 취임했다.
취임 하자 마자 불어 닥친 만성질환관리제, 포괄수가제 시행과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타 직능단체와의 갈등.
지난 100일간 노 회장은 난관을 어떻게 대응했는지 짚어본다.
◆포괄수가제에 건정심 탈퇴, 그리고 정부와 소통 근절=제37대 집행부의 최대 이슈는 포괄수가제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지난 5월 의협 대표 위원 2명이 건정심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건정심 탈퇴 발언 시발점이 된 것은 의료계를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의 포괄수가제 찬성 때문이었다. 건정심 구조 개편이 이뤄질 때까지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사도 전달한 상태다.
취임 직후 부터 한 달동안 성명서, 보도자료 배포 등을 통해 포괄수가제 단점을 지적하면서 건정심을 문제 삼던 의협은 결국 비난의 화살을 병협에게 까지 돌리게 된다.
병협이 7월 부터 시행되는 병의원 7개 질환 포괄수가제를 찬성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의료인 단체가 아닌 경영인 단체로서 병협을 대하겠다는 태도로 전환한 것이다.

포괄수가제, 그리고 건정심 탈퇴의 여파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정부와의 소통 근절이다.
지난 6월 1일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노 회장은 "건정심에서 포괄수가제를 통과 시킨 보건복지부 또한 공식 줄임말을 복지부에서 보복부로 바꿔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적으로 복지부와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포괄수가제 관련 TV 토론회 패널로 참여한 심평원과 복지부 공무원을 고발하는가 하면,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 의사에 대해 악플을 단 공단 직원을 찾아내 수사의뢰까지 진행했다.
이 같이 포괄수가제로 인한 정부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협은 공식적인 창구가 아닌 여론전으로 정부와의 대화를 다시 진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포괄수가제 시행에 이어 이달부터 액자법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과 응급실 당직의 논란을 일으킨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진행됐다.
더 이상의 정부와의 소통 근절은 취임 100일이 지난 노 회장에 대한 회원들의 불신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노 회장은 자신의 SNS와 일간지 광고를 통해 복지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복지부는 "공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하라"면서 대응조차 하지 않고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
◆취임 100일…보건의료단체 '맏형' 역할해야=노 회장 취임 이후 의협은 보건의료단체의 맏형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37대 의협 집행부가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사협회 등 과거 의협 집행부와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던 보건의료단체가 아닌 대한물리치료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과 의견 소통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
타 직역단체와의 갈등 기류는 노 회장이 전국의사총연합을 창립하고 3년간 대표를 맡았다는 경력 때문에 예견된 일이다.
전의총 대표 시절 노 회장이 직접 약국과 한의원에 대한 불법 의료행위를 고소·고발을 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약사들과 한의사들이 끝내 등을 돌리고 만 것이다.
한의협은 "노환규 회장이 이성을 잃었다"는 발언으로 의협을 맹공하고 있으며, 약사회는 전의총의 '팜파라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의협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 있다.
취임 100일을 넘기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단체 맏형 역할로서의 의협의 행보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할 때다.
◆젊은 지지층 확보 했지만, 신·구세대 갈등 해소해야=노 회장은 전의총 대표 시절부터 젊은 의사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젊은 지지층으로 인해 지난 100일 동안 정부 및 각 직역단체의 잘못된 점을 강하게 지적하면서 밀어부치는 '불도저'식 의협의 행보가 환영을 받아왔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의협 회장의 역할은 신·구세대 화합을 이끌어 의료계의 전반적인 이익을 대변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일방적인 행보는 내부 분열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각과개원의협의회 중심으로 결정된 포괄수가제 반대 '파업'을 의협이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의 건정심 구조 개편 약속을 바탕으로 뒤엎으면서 의료계 대표자들의 반발감이 더해진 것이다.
대표자대회에 참석한 일부 대표자들은 "노 회장의 일방적인 행보는 내부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취임 이전 제36대 집행부와 고소·고발에 관련된 인사(전의총)를 기용하지 않겠다는 합의도 지난 7월 전의총 대표를 상임이사로 임명하면서 지키지 못한 것과 관련, 일부에서 불신의 목소리도 새어 나오고 있다.
산하 단체와 협의 없이 통보한 K대병원 응급실 사망자 위로금 모금 운동 또한 지역의사회 반발로 취소되는 등 최근 의협 내부 단합에 금이 가고 있다.
정부와의 소통 근절, 타 지역단체와의 갈등, 내부 분열 조짐 등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 회장은 집행부 출범 100일을 기점으로 내부 단합을 모색해야 한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오는 10월 경 전국의사가족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제37대 의협집행부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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