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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 의약품시장 '대한민국 먹거리'로 만들자

  • 데일리팜
  • 2012-08-22 12:25:00
  • 정부, 국내제약에 R&D 대폭 지원하고 밖으로 내몰라

세계 의약품 시장이 우리나라 한해 예산보다 3배나 큰 1000조원을 돌파했다. 가히 세계 모든 국가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만한 시장이다. 당연히 세계 곳곳의 크고 작은 제약회사들도 이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제서야 신약개발 좀 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 들었으나, 해외 시장 개척 능력이 초보 단계인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은 '글로벌 경쟁을 결단하고 꿈꾸기'보다 대대적인 약가인하 후유증을 다독이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풍성한 식탁을 눈앞에 두고도 숟가락마저 들 수 없는 환자나 다름없는 상태다. 1989년 물질특허 도입이후 신약개발 능력을 쌓아온 제약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정부의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급한 조치의 1장 1절은 정부의 과감한 R&D 정책 수립과 실행이다. 흔히 제약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불리지만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 표적항암제 글리벡처럼 혁신신약이 전제되지 않고는 고부가가치를 구현할 재간이 없다. 물론 대규모 공장을 활용한 의약품 생산 대행(CMO)이나 제네릭 수출도 국내 제약산업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이 시장에서 인도나 중국 기업들과 맞붙어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제약산업은 근본적으로 이노베이션을 전제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노베이션, 다시말해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역시 돈이다. 2010년 기준으로 정부가 제약산업에 지원하는 R&D 기금은 모두 합쳐 1000억원 규모다. 제약회사들의 R&D 기금까지 합쳐봐야 1조원에도 이르지 못한다. 한해 R&D를 몇십조원이나 쓰는 다국적 기업들과 견주지 않더라도 이 규모는 매우 부족하다.

R&D 지원과 함께 제약사들 투자동기 꺾지 말아야

통상 글로벌 신약을 1개 개발하는데 1조원 가까이 든다는 게 정설이지만, 우수인재가 축적된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경우 최대한 비용을 절약하고 압축 개발을 하면 5000억원에서 6000억원에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중 절반인 2500억원에서 3000억원 정도가 해외 임상이고 보면, 정부지원 R&D는 임상비용 한건도 충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기업들을 다그칠수도 없는 실정이다. 올해부터 보험약가가 14% 인하(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매출 감소와 직결)돼 제약회사들이 사실상 투자여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미약품과 동아제약 등이 매출 정체와 영업이익 감소에도 730억원대의 연구개발비를 쓰는 것은 차라리 분에 넘칠 지경이다. 만약 정부가 제약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제대로 짚어 2008년 신성장동력 산업에 제약산업을 포함시켜 조세지원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제약산업을 보험재정을 떠받치는 수단이 아니라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바라보고 R&D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물론 보건복지부가 혁신형 제약 43곳을 선정 지원하고 있으나 이를 통해 세계 제약강국으로 도약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대폭적인 R&D 지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일관된 산업정책일 것이다. 정부가 제약산업을 지나치게 보험재정 안정화 대상으로 삼다보니, 신약개발 등 제약회사들의 투자욕구의 싹을 아예 잘라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도 반드시 시정돼야 마땅하다. 신약에 대한 적정한 가치를 인정해 제가격을 주고, 그래서 돈이 벌릴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면 제약회사들은 정부가 막는다 해도 극구 개발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다. 수출만해도 그렇다. 수출품목에 대해 제가격을 줘야 외국시장에서도 높은 가격을 받을텐데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제약산업을 산업정책과 약가정책을 균형있게 펼치려는 노력부터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더이상 복지부 보험약제과가 초토화시킨 후 보건산업진흥과가 위무하는 방식으로는 국내 제약산업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무너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회사들도 미래를 정확하게 읽어내야 한다. 세계시장에서 한국시장의 규모는 겨우 1.7% 수준에 불과한데 이는 1000조원 시장 중 98.3% 시장은 나라 밖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만해도 세계 시장의 9.3%나 돼 일본 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가며 외국시장을 노릴 수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내수를 떠나지 않으면 미래가 막히는 국면에 있음을 정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선 약가인하 원망에서 벗어나는 한편 리베이트 멍에를 벗어던져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 정상이라는 심경'으로 제약회사 존재이유인 연구개발에 한층 몰두해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정부도 같이 인식해야 할 사항이다. 외국 시장으로 나가라고 구호를 외치는 것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현 상황 말이다. 정부가 세계 1000조원 시장에 관심을 두고 제약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나선다면 제약산업도 조선 자동차 반도체 스마트폰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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