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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 조정폭 5000억원+@…유형간 제로섬게임

  • 김정주
  • 2012-10-11 06:44:51
  • 공단, 흑자 속 재정사수 안간힘…의-병협 간 눈치싸움 '치열'

내년도 수가협상을 위해 건강보험공단과 요양기관을 대표하는 각 단체들이 또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각 단체들은 현재까지 공단과 1차 이상 협상을 진행하면서, 회원들의 저수가 불만과 인상 당위성을 피력하는 한편, 공단의 협상논리에 맞서기 위해 치열한 탐색전을 벌였다.

그러나 재정운영위원회가 설정하는 수가조정(밴드) 폭이 공개되면 본격적인 유형 간 '제로섬게임'이 전개될 예정이다.

3조5000억원 재정 흑자…협상 조정금액 6000억원 내외인 듯

1차협상 과정에서 각 단체들은 현재 각 유형별로 겪고 있는 경영악화 상황과 제도 협조의지, 정책으로 야기된 각종 악재들을 강조하며 큰 폭의 인상을 주장했다.

각 단체들은 적어도 5~6% 이상의 인상이나 소비자 물가인상치와 동일한 인상분을 요구하는 상황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공단의 재량으로 배분할 수 있는 조정(밴드) 폭이 설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나 가능한 요구다.

그만큼 공단도 사상최대의 흑자 상황을 협상의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공단은 올해 말 3조5000억원의 누적재정수지를 자체 추산했다.

그러나 공단은 35일치 지급분을 상시보유해야 하고,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면 오히려 1조9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는 논리로 방어하고 있다.

지난 9일 국정감사에서 질타받은 법정준비금 5% 보유를 즉시 시행해야한다는 점도 방어논리로 활용됐다.

공단은 재정소위에서 결정한 조정금액을 바탕으로 이번주 탐색전을 이어간 뒤, 협상 분위기가 고조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제로섬게임 구도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재정운영위원회는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여느 때보다 빠른 시점인 지난 10일 소위원회를 열고 신속하게 조정 폭 가이드라인을 가닥잡았다.

회의에서 도출된 조정 폭은 전체 유형 평균 2.3% 이상으로, 지난해 2.2%, 5000억원에서 '+α'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 수준이 2473억원임을 감안하면, 올해는 6000억원 내외의 규모로 조정 폭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행위량 증가는 꾸준한 데다가 가입자단체들의 성명으로 조정 폭을 크게 높일 수 없는 여건이지만, 수치상 사상최대의 조단위 흑자가 예상되는 만큼 규모를 키우고 공단의 협상 재량권을 넓히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은 재정소위에서 결정한 조정금액을 바탕으로 이번주 탐색전을 이어간 뒤, 협상 분위기가 고조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제로섬게임 구도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저수가·의약정책 최대 피해자는 우리"…의약단체 눈치싸움 본격

이에 맞서 움직이고 있는 각 유형별 대표 단체들은 최대 인상률을 받기 위해 명분을 개발하고 공단을 설득하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의협은 1차의료 붕괴에 대한 대안을 세우는 데 공단과 공감한 상태여서 앞으로 이와 관련한 부대조건 개발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협상 전부터 결렬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의사협회는 협상단과 자문단 구성을 비공개에 붙이고 전략을 짜는데 골몰했다.

7월부터 시행된 병의원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 DRG)로 촉발된 공단과의 법적 공방과 갈등이 채 매듭지어지기도 전에 수입을 가름할 수가협상이 집행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의협은 공단이 제시하는 안건을 회원들에게 SNS로 실황중계 하고, 의견을 조회하는 방식까지 강구할 만큼 파격적인 방안을 고심하기도 했다.

현재 의협은 공단이 제시할 부대조건을 수락하되, 높은 인센티브를 유도하는 협상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부대조건 없이 2.9%를 받고 처음 타결봤던 전례를 볼 때 전향적인 행보이지만 명분보다 실익을 챙기는 것이 더 이롭다는 판단이 우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공단은 합리적인 선에서 부대조건을 전제한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벌어질 파행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의협과 결렬된다면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질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충분한 근거와 명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양 측은 1차의료 붕괴에 대한 대안을 세우는 데 상호 공감한 상태여서 앞으로 이와 관련한 부대조건 개발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병협은 5%대 인상률이 확보돼야 경영이 정상화된다는 주장이지만, 그간의 진료량과 급여비중이 수치상으로 가파르게 증가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병원 수익감소로 인한 경영악화, 임금인상과 물가상승 등 병원 양극화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병원협회는 지난해 협상결렬로 건정심에서 1.7% 인상률과 4개 부대조건을 떠안은 전례를 미뤄 반드시 타결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병협은 5%대의 인상률이 확보돼야 경영이 정상화된다는 주장이지만, 그간의 진료량과 급여비중이 수치상으로 가파르게 증가했고, 부대조건이 세부적이지 않아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점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고된다.

의병협이 전체 급여 지급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양 측의 눈치싸움은 협상 전부터 극심했다. 양 측은 상호 협상일정을 예의주시하면서 분위기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약사회는 수치와 근거를 바탕으로 협상기법을 고도화시켰다.
지난해 지불체계 공동연구를 부대조건으로 2.6%의 인상을 받을 수 있었던 약사회는 이번 협상에서 지속적인 약국경기 악화와 이에 따른 수입감소, 일반약 약국외 판매 등 정책과 경기에 민감하게 요동치고 있다는 점과 전통적인 정책 협조의지 등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도출된 공동연구 결과에 약국 양극화가 극심하다는 것이 입증됐고, 연이어 발표된 공단 주요통계에서 약제비 증가율이 종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수치와 근거를 바탕으로 협상기법을 고도화시켰다.

그러나 일반약 약국외 판매는 공단이 지급하는 급여와 무관한 정서상의 문제이고, 약제비에 일괄인하된 약품비가 반영된 점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공단의 대응에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 또 다른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 지난해 각각 2.6% 인상치를 받은 치과협회한의사협회 또한 치과와 한방 급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야기된 경영악화와 상대적 차별 등을 주요 협상 포인트로 삼고, 물가인상률 수준의 상승을 요구하며 공단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공단은 이 분야 보장성 확대 등 앞으로 전개될 정책 방향과 맞물려 대응할 것으로 전망돼 지난해 이상의 인상률 획득이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재량권 넘긴 재정위, 부대계약 정밀화 주문할 듯…패널티 관건

수가조정 폭을 결정해 공단의 재량권을 확정지은 재정운영위원회가 이번 수가협상에서 어떤 핵심 역할을 하게 될 지 주목된다.

지난 2010년 협상 당시 재정위가 수가협상장 옆에서 유형별 타결직전까지 공단의 협상을 사실상 주도해 세부적인 부대조건들이 각 유형별로 수용된 전례를 미뤄, 이번에도 단순 조정폭 설정 외에 협상기법 고도화에 대해 직접 요구할 것이 유력하다.

실제로 지난해 공단 협상 단계에서 제시된 부대조건은 공동연구 수준에서 그쳤으며 그나마 종료되지 못한 공동연구도 남아있어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정금액이 늘어나 공단 재량권이 커졌다는 점 또한 부대조건 정밀화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따라서 재정위는 공단에 지난해 협상에서 맹점으로 지적된 각 유형별 부대계약을 정책 또는 재정절감 등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낼 수 있도록 정밀화시키는 한편, 각 단체가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패널티를 전제하는 등 방안 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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