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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정심 구조 바꾼다고 저수가 문제 해결 안된다"

  • 이혜경
  • 2012-12-28 17:11:25
  • 공급자·공익·정부, 개편 방향성 공감하나 이견 보여

건정심 구조를 중립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공급자 단체의 주장에 대해 가입자 단체와 공익 대표, 정부가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약간의 의견차를 보였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등 공급자 단체는 28일 박인숙 의원 주최(의협 주관)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건정심 구조를 중립적인 성격의 의결구조로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급자, 가입자 단체 "중립적 위원 구성 원한다"=현재 건정심 위원은 가입자, 공급자, 공익위원이 각각 8명씩 동수로 구성된 상태다.

하지만 병협 나춘균 보험위원장은 "건정심 공익위원 구조는 공급자와 가입자간 중립적인 위치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이뤄 낼 수 없다"며 "공단은 보험자로서 가입자 및 시민단체와 입장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건정심의 공정성, 중립성 확보를 위해 가입자대표 8명, 공급자대표 8명, 공익대표 및 공무원 대표 7명으로 구성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의협은 노사가 1:1 동수로 협의구조를 갖춘 노동위원회와 같이 의·약·치·한 등 공급자 각 단체와 정부 및 가입자가 1:1 협의체를 갖춰 운영할 것을 주장했다.

의협 윤창겸 부회장은 "건정심 구조의 문제는 2004년 감사원에서 지적한 바 있다"며 "건정심 위원 중 공무원 2인을 제외한 나머지 공익위원은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사항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인숙 의원이 대표발의 예정인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찬성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박 의원은 공급자와 가입자를 각 5인씩 동수로 구성하고 공익위원을 3인으로 해 총 13인 구성으로 개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률안을 준비하고 있다.

가입자 대표로 나온 바른사회시민회의 김영훈 정책실장 또한 건정심 위원을 중립적 인사로 바꾸는데 찬성했다.

김 실장은 "건정심 구조 개선보다 중요한 것은 건정심 역할에 대한 논의"라며 "개편을 한다면 가입자 단체의 경우 건강보험료의 영향을 받게 되는 다양한 가입자 단체를 확보하고, 시민단체는 공익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밝혔다.

학계를 대표해 나온 경희대 김양균 교수 또한 전문가 의견과 다양한 의견을 함께 반영할 수 있는 구조로 위원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중립적인 건정심으로 거듭나면 공급자단체도 병의원 자료를 오픈하게 될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16:8의 위원 구성 상태에서 누가 모든 자료를 오픈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의료계 주장 이해하지만, 근거 없다"=공익 대표로 나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부원장은 의료계의 주장을 일정부분 공감하지만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신 부원장은 "2008년 유형별 수가계약으로 바꾸자고 한 것은 의료계 였다"고 운을 뗀 뒤 "공급자 입장에서 수가가 낮게 책정됐다고 하는데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3년간 의원급 의료기관과 병원급 의료기관의 수가를 언급하면서, 지속적으로 인상된 자료를 제시했다.

신 부원장은 "수가는 환산지수 뿐 아니라 상대가치점수의 변화도 영향을 받는다"며 "병원은 지난 3년간 1.4%의 수가가 인상됐지만 상대가치점수를 곱하면 총 3.1% 인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의 경우에도 상대가치점수를 포함하면 3년간 3.5% 가량 올랐다는 것이다.

또한 의사 인건비를 책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적정 수가 비용을 계산하는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신 부원장은 "다른 사람들보다 사회진출이 늦은 의사들의 기회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어느정도의 연봉이 적정 수준이냐"며 "(보사연) 연구원의 경우 오랜 시간 석·박사 투자해서 40년 넘게 근무해도 연봉이 1억이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수가협상 결렬 이후 건정심에서 '페널티'를 주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불합리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신 부원장은 "페널티 부분은 틀을 재설계해서 변화를 줘야 하는 부분"이라며 "건정심 위원 동수 구성 가운데 공익대표 부분은 조금 더 논의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박민수 과장
◆건정심에서 타 직역단체가 의협 페널티 운운 "놀랬다"=보건복지부 박민수 과장은 의료계가 건정심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해소하고 가겠다고 입을 열었다.

박 과장은 "건정심의 페널티가 불합리하다고 하는데, 2008년 유형별 계약 이후 9차례 협상이 불발됐다"며 "페널티 적용은 1차례 의협에만 있었고 실제 공단 최종 제시안으로 갔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년도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건정심 내 타 직역단체가 의협에게 페널티를 줘야 한다고 운운한 부분에 대해서도 짤막히 답변했다.

박 과장은 "같은 공급자 단체에서 수가인상을 반대한 것은 이전까지 없었던 일"이라며 "깜짝 놀랬다"고 언급했다.

의료계가 주장하는 건정심 구조 개편만으로 저수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박 과장은 "수가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건정심 구조를 해결하면 저수가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느냐"며 "단연코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저수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 부원장이 지적한 바 있는 인건비 등 '원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과장은 "수가인상 이유에 대한 근거가 없다고 하는데 이는 사회적 합의가 없기 때문"이라며 "적정 수준의 장비, 병실, 시설투자 등이 어디까지인지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논의기구를 개편해도 전체의 틀이 바뀌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평수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제시한 두 가지 대안책에 대해서는 고민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박 과장은 "현행 건정심을 유지하면서 이 위원이 제시한 안으로 개선하는 것은 고민할 수 있다"며 "수가 또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장에 더 적합한 수가체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당사자가 제도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토론회 이후 노환규 의협회장을 플로어에서 소회를 밝혔다.

노환규 의협회장(오른쪽)이 박민수 과장을 향해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 하고 있다.
노 회장은 "박 과장이 수가문제를 계속 이야기 하는데 의협이 5월에 건정심 탈퇴할 때는 수가가 아닌 포괄수가제가 문제였다"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건정심에서 제도를 결정한다는데 반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또 "슈퍼판매가 이뤄지기까지 수 없이 국회에서 진통을 겪었고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며 "포괄수가제는 이해 못하는 분들, 이해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참여한 건정심을 통해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노 회장은 "이를 토대로 정부는 '합리적인 기구'에서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책임지지 않겠다고 피해가려 한다"며 "정부의 뜻대로 움직이는 기구 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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