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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너 2세, 김성욱 한올바이오파마 사장

  • 조광연
  • 2013-03-27 06:34:51

매출 규모로 한정할 때 제약회사 한올바이오파마는 평범하다. 코스피 상장사라는 어엿한 타이틀을 달고 있으나 영업이익 등 수익성 면에서도 현재 가치는 양호한 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2010년 1069억원이던 매출은 2011년 877억원, 2012년 760억원 규모로 낮아졌다. 영업이익 역시 2010년 58억원 흑자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리베이트 쌍벌제, 약가 일괄인하시대를 관통하는 모든 제약회사들이 겪는 그 어려움을 한올바이오파마 역시 온몸으로 세차게 맞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미래가치라는 점에서 이야기는 다르다. 제약사 미래가치를 구성하는 요소들이야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코어 요소는 신약개발 능력일 것이다. 신약개발 능력을 가늠해보는 잣대 중 하나는 특허 역량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흥미로운 자료가 공개됐다. 한올바이오파마 김민정 변리사가 2008년 1월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간 특허동향을 분석한 결과는 흥미롭다. 한올의 특허 역량이 국매 매출 상위권 제약사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이었다는 점이다. 매출 규모서 6배 가량 큰 한미약품에만 뒤졌을 뿐 나머지 제약회사와는 대등 그 이상이었다.

제약회사 경영을 둘러싼 환경이 악화돼 대부분 제약사들이 영업력 증대 등 실적 방어에 사세를 모을 때 마치 딴청이라도 부리듯 연구개발에만 몰두하는 회사를 두고 호사가들은 도박이라고 비아냥대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 직원 448명 중 80명(18%)이 연구원이며, 매출액 대비 13%(2010년 기준)를 쓰는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를 두고 비전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비약적 발전(Quantum Leap)을 통한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에 대해 김성욱 사장 이하 447명의 임직원은 한치의 의심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복지부 지정 혁신형 제약에 선정된 것도 다 이같은 노력의 일단을 보여주는 결실이다.

치과의사 출신인 김성욱 사장은 소위 오너 2세다. 창업주 김병태 회장(약사)의 아들이다. 한올바이오파마가 연구개발에 일로매진 하는데는 "(나를) 바이오 벤처인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는 김 사장이 중심에서 버티고 서 있다. 타이틀은 최고경영자(CEO)지만 하는 일은 최고기술책임자(CTO)에 가깝다. '실적을 불려 아버지로부터 인증받으려'는 오너 2세의 속성에서 김 사장은 멀찌감치 벗어나 있는 듯하다. "좋은 약을 만들어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이 보다 가치있는 사업을 찾을 수 없다"는 말속에서 신약개발은 그에게 이미 운명이다.

바이오 벤처인이라고 자신을 규정한 김 사장은 그래서 회사 이름도 한올제약에서 한올바이오파마로 바꿨다. 그리고는 연구원들과 함께 연구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소통하는데 하루 15시간씩 쓰고 있다. "제 생각엔 회사 가치의 80%는 바이오 파이프라인에 있다고 생각해요. 단백질 약물, 변형연구, 단백질 엔지니어링은 특화돼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는 상냥하고 겸손하지만 연구에 관한 내적 신념엔 고집스럽다. 국내 큰 기업들은 성장과 이익을 거두며 연구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혁신신약을 하기에 더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역설적으로 돈은 없지만 열정과 도전이 있는 중소기업은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김성욱 사장은 '믿음' 위에 서있는 CEO다.

미국의 암젠과 제넨텍은 10년간 돈 한푼 벌지 못하면서도 연구 외길을 달린 끝에 세계적 제약기업으로 우뚝섰다. 기성 제약회사 중에서 유일하게 벤처기업처럼 연구에 '몰빵'하는 한올바이오파마 김성욱 사장의 무한도전이 '한국의 암젠과 제넨텍'이 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에 전념한 김 사장의 꿈이 현실이 될 때 구박과 핍박에 서럽던 국내 제약산업도 한단계 도약하며 활짝 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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