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약사(藥事) 편드는 공무원? 낙인찍지 마라
- 조광연
- 2013-04-04 12: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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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의 의미는 중의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다리는 뒤로 굽는다. 끼리끼리 연대감을 강조할 때 이 속담은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로 치환돼 사람들을 묘한 동질감으로 묶어내기도 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동가홍상(同價紅裳)과도 일견 닮은 측면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두 말이 분명히 다른 점은 '조건'에 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을 형성하는 조건엔 '무조건적 편들기'라는 음험함이 내재돼 있는 반면 동가홍상은 말그대로 동일한 조건서 선택이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아마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이 속담 때문에 가장 큰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 중 한 부류라면 약사공무원들을 빼놓을 수 없다. 한의사협회는 천연물신약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바로 약사공무원들을 치칭하며 공격했다. 식약처에 약사들이 많다는 이유로 '팜피아'라고 주홍글씨의 낙인을 찍고, 이도 모자랐는지 약사공무원들이 제약회사들의 편을 들어 허술하게, 혹은 의도적으로 천연물신약 허가를 내줬다는 뉘앙스로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가재는 게편아니냐'는 식인데 이 때문에 오송 약사출신 공무원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고 한다.
약사 출신 공무원들은 때때로 "우리가 박쥐(Bat)냐"며 자괴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몇 년전 식약청 A과장은 이런 푸념을 했다. "나는 분명히 대한민국 공무원일 뿐인데, 단지 출신이 약대를 나온 약사라는 것 때문에 도다리처럼 옆 눈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고 "매우 불쾌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흥미로운 건 약사회 관계자들의 태도다. 예전 약사회 관계자들은 약사공무원에 대해 "일반 행정공무원보다 더 빡빡하게 군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런데도 복지부 같은 경우 약사 출신 공무원들은 과장급에 근접하면 주무과 근처에 얼씬도 못하며 지방 의료원을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쥐도 아니고, 새도 아니다는 약사 출신 공무원들의 정체성에 대한 자괴감에 공감이 가는 일면이다.
얼마전 식약청이 식약처로 바뀌면서 공직을 마친 이희성 전 청장의 첫 직급은 약무주사였다. 요즘 체계로 주무관이다. 통상 7급 공무원인데, 요즘 의사나 한의사들이 바로 5급 사무관으로 채용되는 현실과 비교해 보면 참으로 낮은 출발이 아닐 수 없다. 약국 경기가 괜찮은 시절 병아리 눈물같은 박봉에 의지한 채 공직을 이어간 이 전 청장은 사무관, 서기관, 부이사관, 이사관을 거쳐 눈물겹게도 차관급 식약청장에 올랐다. 식약청 업무에 약사 전문성이 필요한 구석이 많은 이유로 식약청에 약사들이 많기도 하지만 박봉을 마다 않은 약사들의 선택이 타 직능에 비해 많았던 이유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복지부와 식약청에서 30여년 일한 이희성 전 청장에게 '공무원'이라는 타이틀 대신 '약사'라는 수식어를 붙여 불편부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심을 드러내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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