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원중 40원은 밖에서…목표는 80원"
- 조광연
- 2013-05-15 06: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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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에 목숨 건 류병환 영진약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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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서울 강동구 천호동 그의 집무실을 방문했을 때 그는 채 인사를 마치기도 전에 회사 비전과 추진 전략을 요약해 놓은 벽면 패널 앞에 섰다.
그리고는 '원, 투, 쓰리'로 정리하고 나서 자리에 앉았다. 그는 "내수엔 희망이 없다. 글로벌로 나가야 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글로벌. 제약산업계의 화두로 자리잡은지 몇해 되는 말이어서 아주 익숙하게 다가왔지만, 딱히 결과물이 없었던 터라 제약업계 안에서도 초기 감흥이 사라진 추상명사 아닌가.
서울약대를 졸업한 이후 약국을 경영하다 제약업계에 입문한 이 약사출신 CEO는 그야말로 글로벌에 대한 신념, 대단했다.
그는 "리딩산업이었던 제약산업이 부진한 것과 달리 미약했던 전자, 조선 등이 국가 주력산업이 된 건 글로벌에 대한 도전의지의 차이였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중견제약인 영진약품의 글로벌 결과는'하고 의문이 들었다. "우리 매출의 40%(직접 수출 33%, 로컬수출 7%)는 수출에서 나옵니다. 목표는 80%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진약품은 작년 1380억원의 매출 중 약 500억원을 수출로 일으켰다. 특징적인 것은 수출 물량 대부분이 품질에 까다롭다는 일본이었다.
마침 자신의 자리에 놓아두었던 휴대폰이 울렸다. "이보시게. 전화 좀 정리해 주게." 그는 동석했던 중견 간부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평등의 언어이자 중성의 가치를 지닌 구성원이라는 말을 즐겨썼다.

"자랑스럽지 않습니다. 제일엔 자긍심을 갖지만 외부에 비쳐진 산업의 모습은 자랑스럽지 않습니다."
▶안타까운가요?
"안타깝습니다. 1970~1980년대까지 제약산업은 국가 리딩산업이었고 비중도 높았죠. 텔레비전 광고 대부분이 의약품 광고였으니까요."
▶왜 이렇게 된거죠?
"밖으로 못나갔기 때문이죠. 전자, 반도체, 조선을 보세요. 만약 이런 산업이 내수에 머물렀다면 오늘날 삼성전자가 나왔을까요. 먼저 용기있게 나간 보상이 오늘 그들의 모습이겠죠."
▶영진약품의 글로벌리제이션, 가능한 이야기인가요.
"거꾸로 묻지요. 내수엔 활로가 있나요? 없습니다. 나갈 수 밖에 없는 거죠."
▶이해는 가지만 오늘의 영진약품이 국내 톱 5의 위용을 자랑하던 그 영진약품은 아니잖습니까.
"글로벌에 대한 간절함 만큼은 과거 영진보다 훨씬 큽니다."
▶글로벌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나요.
"작년 매출이 1380억원이었는데 이중에서 직접 수출이 33%, 450억원 가량되죠. 로컬수출까지 합치면 40%, 약 500억원 매출이 수출에서 발생합니다. 올해 1분기엔 매출의 45% 비중까지 올라갔어요."
▶일본기업들은 40% 이상 외국에서 매출을 올리는데요, 영진의 목표는 얼마까지인가요.
"생산판매까지 포함해 80%는 돼야한다고 봅니다."
▶수출 품목은 뭐죠.
"항생제죠."
▶항생제면 좀 올드하고, 소위 레드오션 아닌가요?
"맞습니다. 규제는 심하고, 성장은 취약한 부문이죠. 이 시장에서 제약회사들은 내성 극복을 목표로 한 항생제 신약 연구를 할 뿐입니다. 만약 신약이 판치는 시장이었다면 어려웠을 겁니다."
▶틈새가 있던가요?
"페니실린계 항생제를 국내 처음으로 합성하는 등 원래 영진의 강점은 항생제였죠. 우린 가격 경쟁력과 고품질이라는, 어찌보면 양립되기 어려운 부분에 집중해 나름 성과를 보고 있습니다. 기존 제품을 가지고 품질과 가격으로 싸우는 시장이라 우리에게 기회가 됐다는 겁니다"
▶무엇을 수출하시는데요.
"세파계 쪽 항생제는 거의 다 합니다. 원료를 판매하고, CMO사업을 통해 항생제 완제를 생산, 수출합니다. API 세파전용공장과 완제공장을 각각 갖고 있거든요."
▶품질을 말씀하시는데 누구든 품질은 강조합니다.
"수출의 75%가 일본입니다. 중국은 20% 쯤 됩니다. 일본이 어떤 나랍니까. 품질엔 양보가 없잖아요. 오리진보다 높은 품질을 유지한다는 걸 입증해야 수출이 됩니다. 우린 그렇게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품질 이야기 좀 더하시죠. 품질 왜 그렇게 집착해야 하나요?
"품질에 관해 전 양보하지 않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상 높은 품질을 유지하라고 강조합니다. 왜 그렇게 하는지 궁금한가요. 그건 움직일 수 없는 원칙이기 때문이고, 레드오션 시장에서 생존의 길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에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그에 걸맞는 가격이 뒷바침 돼야 하죠. 모순일수도 있어요. 품질은 높이면서 가격은 낮춘다는게 말에요. 가격과 품질간 원칙은 이겁니다. 품질과 가격이 상충하는 상황이라면 품질에 방점을 둡니다."
▶현장에서 힘들어 하겠는걸요.
"저는 말합니다. 품질은 일본과 경쟁하고, 가격은 중국과 경쟁하라고 말입니다. 이는 구성원들이 모두 동의해야 가능합니다. 현장을 애먹이려는 게 아니고 생존의 길이 여기에 있다는 동의가 이뤄져 가능하거든요. 다른 말로 머리와 마음과 몸이 이해하도록 하는게 제 일이기도 합니다."
▶언제부터 수출에 꽂히셨나요.
"2010년 주총에서 부사장이 됐습니다. 무엇으로 회사를 꾸려갈까 고민한 끝에 회사의 저력이 남아있는 항생제를 선택하게 됐죠."
▶외국에 자주가시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 달에 한번 꼴인데 국제사업본부 구성원들이 주로 갑니다."
▶어느 정도?
"초기엔 수출을 두렵게 생각하는 구성원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먼저 해외 출장을 확 풀었습니다. 나가서 겪어봐야 아이디어도, 영감도 생깁니다."
▶이번 API CHINA에도 직원들이 파견됐나요?
"당연합니다. 수출하려면 API 합성원재료 구입도 필요하니까요. 전시회 있을때 마다 많이 보냅니다. 국제사업부, 구매, R&D담당자, 생산관련 직원 등 통상 7~8명씩 보냅니다. 샅샅이 조사하고, 사온 약은 꼼꼼히 살핍니다. 여기에 살길이 있으니까요."
▶구성원들이라는 용어를 즐겨쓰시는데요. 제겐 평등의 언어로 들립니다.
"저는 CEO부터 말단까지 처지나 입장은 근본적으로 똑같은 겁니다. 기업비전이 세가지 인데요, 첫째가 재무적 성과 우수, 두번째가 구성원 모두 행복, 세번째가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거든요. 구성원 각자의 성취가 회사의 성취로 연결된다는 것을 저는 철썩같이 믿습니다. 이같은 이심전심은 수출을 통한 회사 성장이라는 공감대의 밑거름입니다. 영진약품은 지금 성과가 나고, 저 사람 말이 맞다는 믿음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2004년 KT&G에 인수된 영진이 한때 코큐텐 사업 활발히 했는데요.
"저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데요, 사업은 잘 안됐습니다. 흥미로운 건 코큐텐 사업부진이 항생제 사업의 기회요소가 됐다는 점이죠. 전주공장도 활용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다행이었던건 영진이 일본 거래선 관계가 좋았다는 점이에요. 힘이됐습니다."
▶다시 항생제 이야기로 돌아왔는데요, 글로벌 화두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예상하시는 대롭니다. 국내서도 잘 못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는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저는 말했습니다. 항생제를 심화 혹은 고도화시키려 노력하면 결실이 맺을 것이라고요. 다행스럽게 조그만 성장과 결실이 눈앞에 다가오니까 구성원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졌어요."
▶잠시 쉬어가시죠. CEO의 덕목, 뭐라 생각하시죠?
"우선 전략과 비전을 포함하는 방향성의 세팅이죠. 다음으로 이같은 방향성 아래 구성원 모두 일체가 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이라 봅니다."
▶성공의 조건 생각해 보셨나요?
"저는 삼심이라고 생각해요. 제대로 하겠다는 진심, 밤낮 고민하고 뛰는 열심, 그리고 능력자의 도우심이겠죠. 한가지 더 든다면 늘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왜?라고 말이죠."

"우리 R&d 방침은 디스커버리(Discovery)는 안하되, 디벨로프먼트(Developement)는 적극적으로 한다는 겁니다. 사실 영진이 그동안 어려웠기 때문에 R&D 역량을 크게 키우지 못했어요. 인정해야만 하는 현실이죠. 지금 생명공학연구원서 사온 천연물 기반의 만성폐쇄성폐질환치료 물질을 미국 FDA에 임상시험(IND) 승인을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1상시험 계약도 마쳤구요."
▶롤 모델 기업이 있나요?
"이스라엘 테바를 염두에 두고 있죠. API, 안전성과 유효성 인정받은 물질의 제형 개량을 거쳐 신약으로 가는 방식이 적합하다고 보기 때문이죠. 우리가 고려하지 않았던 인도제약산업을 보세요. 우리를 지나쳐가고 있습니다. 두려워 말고 도전하고 또 도전할때 입니다."
▶영진약품의 글로벌리제이션 어느 단계입니까.
"초보 수준이죠. 궁극적으로 현지 마케팅이 글로벌리제이션의 완결판이 될 겁니다."
▶개인적인 이야기 좀 할까요? 서울약대를 졸업하셨죠?
"1979년 졸업하고 군대다녀와서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서 3년정도 약국을 했어요. 약국하고는 잘 안맞더군요. 그래서 제일약품에 입사해서 한 3년정도 마케팅과 개발업무를 했어요. 그러나 SK 생명과학사업부분 창립 멤버로 들어가 19년정도 개발을 기본으로 기획업무를와 해외마케팅 영업을 했습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건 뭐죠?
"우리나라 1호 신약인 썬플라주와 국내 1호 천연물신약인 조인스 허가작업을 했다는 점이죠. 조인스는 발굴부터 CEO에게 보고하면서 마무리를 했어요. 기억에 남습니다.
▶정부의 역할도 필요할텐데요.
"될만한 R&D는 적극 지원했으면 합니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도 지원해 줬으면 합니다. 혁신형 기업의 경우 일본의 공장 인스펙션도 인정됐으면 합니다. 수출 비중이 높으면 플러스 알파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특혜를 원하는 게 아니고 우리 모두 가야만 하는 길에 정상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해외 수출이나 진출에 있어 정부가 채널을 개발하고 현지화하는데 도움을 줬으면 합니다. 일본은 내수로도 가능하지만 우리는 밖으로 나갈 수 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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