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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후디스 식품, 약국유통이 꿈이에요"

  • 조광연
  • 2013-08-21 06:34:58
  • 영원한 약업인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일동제약) 아로나민의 아버지'는 약업계를 그리워했다. 엄마들에게 각별하고도 친숙한 기업, 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80세)의 이야기다.

"식품업계는 외로워요. 나이도 있는데다, 아는 분도 많지 않고요. 며칠 전 (식품공업) 협회에 갔는데 식약처에 계시던 분이 오셨더군요. 참 반가웠지요."

그도 그럴것이 약업계에서 그의 이름은 보통명사나 다름없을 정도로 그는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평사원으로 일동제약에 입사해 50년간 근무했고, 이 가운데 26년을 전문경영인(CEO)으로 활동한 약업계 전설이니 말이다. 오죽하면, 약업계 사람들이 그의 직업을 CEO라고 했을까.

지난 8일 집무실을 방문했을 때 그는 기자 앞에 발효음료 '케어3'와 치즈처럼 단단해 거꾸로 들어도 흐르지 않는 '그릭요거트'와 미숫가루 형태지만 물에 쉽게 풀려 성격이 급한 사람도 기다려 마실 수 있는 '건강한끼'를 꺼내 놓았다.

미식가나 된 듯 이 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하나씩 '흡입'했다. 맛이 좋았다. 출출한 오후 시간이었음에도 이내 포만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그 안에 들어있는 '건강한 성분'을 이 회장으로부터 전해들었을 때 갑자기 몸이 가벼워지는 듯했다. 덩달아 무더운 날씨였는데도 기분이 흐믓해졌다.

일동제약에서 생산부장, 영업부장, 영업상무, 전무이사, 부사장, CEO 등을 거친 그는 영양이 풍부한 식품을 만드는 일에 푹빠져 있었다. 오전 8시30분에 출근해 오후 7시에 퇴근한다는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식품으로 만들어내는 일이 즐거운 듯했다.

다만, 마케팅과 판매망에 대해서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영양이 좋고 건강에 보탬이되는 식품을 약국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유통하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약국이라고? 의문을 품은 채 이야기는 시작됐다.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은 애지중지 만든 제품들이 어느 문헌에 근거를 두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회장은 회사가 만든 제품이 약국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여유있게 설명되면서 판매되는 미래를 꿈꿨다.
▶막연한 수구초심은 아니실테고…. 왜 약국인가요.

"그동안 좋은 건 적지 않게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마케팅이 힘이 듭니다. 의약품과 달리 일반식품의 유통은 소비자에게 천천히 다가갈 기회가 많지 않아요. 즉각적인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 곧바로 할인점 등의 자리를 내줘야 하거든요. 반면 약국은 약사분들이 차근차근 설명할 수 있고, 소비자가 귀담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잖아요. 그러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우리 제품들이 날개를 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 그렇다고 할 수 없으나 약국도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 같은데요. 약국에서 성장했던 많은 업체들이 약국을 떠나 약국은 빈둥지가 됐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니까요.

"제약회사에서 오랫동안 있어서 그런지 좋은 제품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겨요. 예를들면 본케어 고칼슘 우유같은 경우 약국서 충분히 판매가 가능하다고 봐요. 고칼슘이 들어있고, 비타민D3, CPP, 망간, 엽산, 아연 등이 고루 배합돼 있거든요. 뼈성장은 물론 파골예방에도 좋으니까요"

▶그렇다면, 약국에 맞는 상품은 충분히 만드실 수 있다는 말씀?

"과거 약국이 분유를 판매한 때가 있습니다. 약국에 맞는 상품은 얼마든 개발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가 제약업계에서 한 일이 바로 그런 거니까요.초유제품도 대표적으로 약국 판매가 가능한 품목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아직 회사 역량이 약국마케팅까지 담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실현을 못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렇죠. 아무래도 초유 제품이라면 일동후디스의 전공과목 아닌가요?

"맞습니다. 아다시피 초유는 출산 후 처음 나오는 산모의 젖인데요 귀하잖아요. 다행이 젖소의 초유는 사람 초유에 비해 면역성분이 훨씬 많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소는 면역력을 안 가지고 나오니까 초유에 면역성분이 더 많은 것이죠. 송아지는 초유를 먹지 않으면 80~90%가 죽는다고 합니다. 세계 최초로 조제분유에 초유를 활용했죠. 초유의 면역효과는 성인에게도 좋습니다. 초유를 넣은 식품은 암환자 등 중환자들의 영양관리에 도움이 되거든요. 하이뮨이라는 제품에는 양유에다 초유 면역성분 및 항산화성분이 보강돼 있어요. 약국 친화적 상품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약국유통에 관심을 보이시는 건 그 가능성을 엿보셨기 때문 아닌가요.

"제가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드럭스토어형 약국에 간적이 있습니다. 예전약국과 많이 다른데 놀랐습니다. 우선 공간이 넓은데 놀랐고, 무엇보다 소비자 공간안에 자율매대를 설치해 물건을 고르고 쇼핑하는 맛을 높인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제품의 판매가능성도 상상해 보았습니다."

▶제약업계서 호령하시다, 식품업계 오시니 어떤가요.

"아시다시피 제가 갑자기 이 쪽에 온 건 아니니까 아주 생소하지는 않아요. 일동제약에 있으면서 일동후디스도 관장했으니까요. 그래도 외롭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친분이 제약업계에 많으니까 그렇겠지요. 하지만 식품에 대한 재미는 상당합니다. 차별화된 제품을 만든다는 희열이 큽니다. 아이디어가 넘칩니다."

회사를 방문했을 때 이 회장이 내놓은 발효음료와 요거트. 발효음료에는 유산균수가 2000억 이상이며, 그리스형 요거트 그릭은 여느 요거트와 다르게 거꾸로 들어도 쏟아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했다. 마치 치즈처럼 단단했으나 질감은 좋았다.
▶제가 마셨던 발효유 케어3 참 독특한데요, 이건 어떻게 만드나요.

"위(胃), 장(腸), 활력을 케어한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일동제약 50년 유산균기술이 동원됐죠. 그래서 국내 최초로 유산균 수가 2000억(농후 발효유 기준 10배, 발효유 기준 100배)이 넘어요. 무엇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하는 면역초유와 프리바이오틱스로 위와 장을 편안하게 하고, 초유면역인자 lgG, 초유성장인자 IGF, 베타글로칸 등의 기능성 성분이 면역력과 활력증진에 도움을 줍니다. 어떤가요, 지금."

▶작년 8월 제기됐던 산양분유 세슘 논란으로 고초를 많이 겪으셨을 텐데요.

"말도 못합니다. 지난 7월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승소했어요. 뒤늦게 나마 산양분유의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다행이지만 이 논란으로 큰 타격을 받은 건 뼈아픈 사실입니다. 회사의 이념이 인류건강과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초일류 기업이에요. 손녀들에게도 우리가 만든 이유식을 먹였거든요. 앞으로도 내 자손이 먹어도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데 일동후디스는 전력을 기울일 겁니다. 50년 가까운 제약인생의 자존심이기도 합니다."

일동후디스는 일동제약 CEO였던 이금기 회장이 1996년 시장점유율 3%에 불과하던 남양산업을 인수해 자식처럼 키운 회사다. 이 회장은 "일동후디스는 임직원 500여명에 연매출 1000억원의 탄탄한 회사지만, 매출 1조원이 넘는 두 거대 경쟁업체와 견줘보면 하루도 소홀히 보낼 수 없다"고 말한다.

이 회장은 레밍턴이라는 책에서 힌트를 얻어 당의를 입히는 기술을 터득했고, 이를 통해 아로나민의 신화를 썼다. IMF 위기상황에서 일동제약과 후디스를 건져내 성장시켰다. 그런 그는 단지 약업계의 시야에서 멀어졌을 뿐 식품업계에서 여전히 '여든의 열정'을 불사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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