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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오머

"약제비 통제로 재정절감, 약가상환제 능사 아니다"

  • 가인호
  • 2013-10-18 06:24:55
  • 고시가-실거래가-시장형제 모두 실패, 합리적 방식 검토해야

"약가 상환제도를 통한 보험재정 절감만이 능사는 아니다."

시장형 실거래가제 존치 여부가 핫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약가 상환제도가 등재 및 약가결정, 약가에 대한 사후관리 제도와 함께 합리적인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정부가 시행했던 고시가제도, 실거래가상환제도, 시장형실거래가제도 등 약가 상환제도가 여러 부작용을 노출하며 사실상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약제비 통제를 통한 보험재정 절감은 약가 상환제도 외에 다른 기전을 통해서도 가능하며 기존 상환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1982년 1월 시행됐던 고시가 상환제도는 의료수가가 의료서비스의 비용보다 낮아 적자 상태인 의료기관이 약가 차액으로 이윤을 남겨 적자를 메우는 보조적 역할을 함으로써 전국민의료보험이 조기에 정착하는데 공헌을 했다는 평가다.

또 약가 결정 및 상환 절차가 간편해 제약회사나 요양기관 차원에서는 행정적 편의성은 고시가 상환제도가 가지는 큰 장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제약회사가 제출한 공장도 출하가격에 마진율을 가산하여 고시되는 가격과 실제로 거래되는 가격 사이에 괴리가 생기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과당 경쟁으로 인해 실제 거래 가격이 낮아지고 그 차액을 요양기관이 가져가면서 국민은 저가 거래의 혜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양기관의 의약품 사용량이 많을수록 약가 차액으로 얻는 이득이 커지기 때문에 과잉 투약의 문제점도 노출됐다.

약가상환제도

"정부, 제약업계와 약가제도 머리 맞대야 한다"

따라서 고시가 상환제도는 의약품 유통개혁 방안 중 하나인 보험약가 제도 개혁에 따라 1999년 실거래가 상환제도로 대체됐다.

실거래가와 고시가간의 차액을 제거함으로써 보험재정 및 국민 의료비 절감에 기여하고 의약분업 등 의약관련 정책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였다. 실거래가 상환제도는, 요양기관이 실제로 제약회사 또는 도매상으로부터 구입한 의약품 가격의 확인이 용이하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약가를 인하시키는 기전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거래가 상환제도는 '보험약에는 약가마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본원칙을 확립, 의약분업 정착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거래가 상환제도가 시행되자 요양기관은 상한 금액보다 싸게 구매할 이유가 없어 거의 상한금액으로 의약품을 구매하는 결과를 낳았다.

제약사는 해당 의약품에 대한 처방 증대 및 판매 촉진을 위해 보험약가 인하의 위험이 있는 약가마진을 대신해 요양기관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부작용이 노출됐다.

결국 정부는 리베이트 근절과 약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요양기관의 저가 구매를 유도해 실거래 가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근거로 보험약가를 인하하는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도를 2010년 도입했다.

문제는 시장경쟁 원리를 도입하겠다던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도는 2010년 10월부터 2011년 9월 1년동안 실제 평균 인하율이 0.65%~1.62% 정도로 예측되는 등 약가인하 효과도 거두지 못한 채, 제도 운영이 유예된 상태다.

특히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도는 대형 요양기관만 평균 할인율이 크고 협상력이 적은 의원이나 약국은 미미하여 수익은 대형요양기관으로 집중되는 형평성 문제를 야기했다는 설명이다.

또 의약품 거래 가격에 구매이윤을 인정하는 것은 보험에 등재된 약에는 약가마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훼손되면서, 제도적으로 의약분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실거래가 상환제도가 갖던 가장 큰 장점이 상쇄될 우려를 낳았다.

의협 등 의료계를 포함해 제약협회, 약사회 및 시민단체들 조차도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도는 약품비 절감보다 증가를 초래하는 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 3차 의료기관에만 수익을 제공하는 문제나, 동일 의약품의 가격이 병원 혹은 약국 간에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등이 발생하면서 음성적인 리베이트를 합법화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이 제도는 제약사나 도매상이 의약품의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한 약가마진 중 70%에 상응하는 경제적 이익을 요양기관이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행 약사법 및 의료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약제비 절감 등 건강보험재정 측면이나 유통투명화 등 제도적 측면에서 별다른 효과도 없이 시행착오만을 거쳤고, 보험약가에는 약가마진을 인정하지 않는 건강보험 체계를 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폐지가 합당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약제비 통제를 통한 보험재정 절감은 약가 상환제도 외에 다른 기전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약가제도의 본연의 목표가 무엇인지 확실히 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맞춰 약가제도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보험자와 요양기관 뿐만 아니라 보험약가제도의 한 당사자인 제약업계와 협의를 통해 약가제도의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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